기자명 정민서 기자
  • 입력 2024.02.02 13:53
에쓰오일 본사 사옥. (사진제공=에쓰오일)
에쓰오일 본사 사옥. (사진제공=에쓰오일)

[뉴스웍스=정민서 기자] 지난해 전 사업 부문에 걸친 대규모 정기보수로 큰 폭의 손실이 발생한 에쓰오일이 올해 실적 개선을 예고했다.

2일 열린 지난해 4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방주완 에쓰오일 최고재무책임자(CFO) 수석부사장은 "지난 2년간 주요 설비 정기보수를 대부분 완료함에따라 2024년도 정기보수 규모는 현격히 감소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파라자일렌(PX)은 2024년 대규모 증설 흐름이 마무리돼 연간 수요 성장이 신규 증설 규모를 초과, 연내 잉여 생산이 해소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정제마진에 대해 "아시아 정제마진은 지난해 11월을 바닥으로 반등을 시작해 12~1월은 순차적으로 마진이 확대했다"며 "1월 평균 마진은 배럴당 6달러가 넘는 준수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어 "올해 1분기는 ▲난방유 수요 ▲기상 악화로 인한 글로벌 정유사들의 가동 차질 ▲중국 춘절 기간 수요 등이 정제마진을 지지할 것이며, 2분기 말 시작되는 ▲북반구 드라이빙 시즌 ▲여름철 성수기 등을 맞으며 정제마진이 추가 확대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답했다.

재생 연료 사업에 대해서는 "신속한 시장 진입을 위해 기존 정유 공정에 바이오 원료와 폐플라스틱 투입해 재생연료와 친환경 화학제품을 생산하는 코-프로세싱(Co-processing)을 시작했다"며 "정부로부터 코-프로세싱을 위한 규제특례 승인을 획득했고 지난달 29일 바이오 원료의 초도 물량을 당사 공정에 투입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어 "국제적으로 공신력이 있는 친환경 제품 인증을 획득하고 친환경 제품의 판매를 본격화할 예정"이라며 "앞으로 시장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코-프로세싱 물량을 점차 확대해 나갈 계획으로, 중장기적으로는 재생연료 생산을 위한 별도의 설비 투자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컨퍼런스콜에서는 샤힌 프로젝트의 진행 상황과 재원 조달에 관한 질문도 제시됐다.

방 CFO는 "탁월한 경쟁력을 바탕으로 경쟁사 대비 높은 자기 자본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며 "중장기적인 기업가치 향상을 위해서 2026년 상반기를 목표로 샤힌 프로젝트를 수행 중"이라고 말했다.

재원 조달에 대해선 "샤힌 프로젝트 관련 투자 금액 관련 지난해 말까지 약 1조6500억원"이라며 "올해 예정된 프로젝트 지출 금액은 2조7000억원 수준이다. 나머지는 2025년과 2026년에 집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샤힌 프로젝트는 에쓰오일이 9조2580억원을 투자, 고부가가치 석유화학제품 생산시설을 건설하는 사업이다.

올해 동절기 난방용 연료 수요 현황에 대해서는 "초겨울 날씨가 다소 온화해 지난해 12월까지는 난방유 수요가 부진한 양상을 보인 것으로 파악됐다"며 "난방유 지표인 '난방 디그리 데이트'가 유럽 등 일부 지역에서 20% 감소, 미국도 20% 이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 난방유 수요도 유사한 흐름을 보였을 것으로 추측한다"고 말했다.

다만 "올해 1월에 들어서 북방구 기온이 급격하게 하락하면서 미국 동부, 유럽, 일본 등 주요 난방유 수요처의 난방도 지표가 전년 대비 10~20% 증가할 것으로 전망한다"며 "잔여 동절기 기간 난방유 수요가 정제마진을 지지해 주는 주요 요인이 될 것으로 예측한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홍해 및 파나마 운하 물류난과 관련한 우려가 제기됐다. 이에 방 CFO는 "당사의 경우 원유의 95% 이상이 사우디아라비아 동부에서 호르무즈 해협을 거쳐 도입되고 있어 원유 수급에는 전혀 문제가 없는 상황"이라며 "일부 스팟 원유 또한 희망봉 우회를 선택해 직접적 리스크에 대해 대응하고 있다"고 일축했다.

이어 "운임의 증가는 전체 원유 도입 규모를 고려했을 때 매우 미미한 수준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뉴스웍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