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명수 기자
  • 입력 2024.02.02 13:49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출처=일론 머스크 엑스)

[뉴스웍스=박명수 기자]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주주 투표를 통해 법인 소재지를 델라웨어에서 텍사스로 옮기겠다고 밝혔다. 

머스크는 지난 31일 자신의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에 팔로워를 대상으로 테슬라의 법인 소재지 이전 여부에 관해 물었고, 110만명이 참가한 투표에서 87%가 "찬성한다"고 답했다.

이에 그는 "공개 투표에서 텍사스에 대한 찬성이 압도적으로 높았다"며 "텍사스로 이전하기 위해 즉시 주주 투표를 실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머스크의 이런 언급은 지난달 30일 델라웨어주 법원이 "테슬라 이사회가 2018년 승인한 머스크의 보상 패키지는 무효"라고 판결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머스크는 판결 소식이 전해진 뒤 X에 "절대 델라웨어에 회사를 설립하지 말라"며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델라웨어주는 기업 친화적인 법률과 오랫동안 주 법원에서 축적한 판례로 기업 이사회나 경영진을 강력하게 보호해 온 덕분에 법인 설립을 원하는 기업들이 가장 선호해온 지역이다. 미국 전체 상장 기업의 절반 이상이 델라웨어에 설립돼 있다.

델라웨어에 비해 텍사스주는 기업 관련 법률 분쟁에 전문성이 떨어지고 처리 속도도 훨씬 느린 편이지만, 주 정부가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주요 도시에 기업 소송 전문 법원 설립을 추진 중이다.

전문가들은 머스크의 법인 이전 계획을 평가 절하하며 또다른 논란의 빌미가 될 수 있다고 관측했다.

콜럼비아대 로스쿨의 에릭 탈리 교수는 "텍사스는 CEO에게 많은 돈을 지급하는 것에 대해 델라웨어보다 더 관대하다"며 "만약 테슬라가 이전한다면 이사회는 델라웨어 법원의 기준을 준수하지 않고 보상 패키지를 지급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주주들이 '머스크의 이기적인 이유로 이뤄진 선택'이라며 이의를 제기할 수 있고, 여전히 델라웨어주 법의 적용을 받는 동안 테슬라는 신의성실 의무를 위반한 것으로 간주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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