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허운연 기자
  • 입력 2024.02.03 08:00

유진투자증권 "2분기 이후 모멘텀 정점 지날 것"

(출처=픽사베이)
(출처=픽사베이)

[뉴스웍스=허운연 기자] 정부가 올해 수출 목표를 7000억달러로 제시했다. 역대 최대였던 2022년(6836억달러)를 뛰어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반도체 수출이 회복세를 이어간 가운데 대중국 수출이 20개월 만에 반등하면서 새해 첫 달 수출은 '순항'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1월 수출은 546억9000만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18.0% 증가했다. 역대 최대 실적을 써냈던 2022년 1월(555억달러)보다는 소폭 모자랐지만, 2022년 5월(21.4%) 이후 20개월 만에 두 자릿수 증가율을 달성했다.

다만 조업일수(24일)가 1년 전보다 2.5일 늘어난 영향을 받았다. 이에 일평균 기준으로는 5.6% 증가하는데 그쳤다. 

세부 실적은 양호하다. 우선 반도체(56.2%), 자동차(24.8%), 일반기계(14.5%) 등 15개 주력 제품 중 13개 품목에서 수출이 늘었다. 우리 최대 수출품목인 반도체 수출은 93억7000만달러로 1년 전보다 56.2% 증가했다. 2017년 12월(64.9%) 이후 73개월 만에 가장 높은 증가율을 시현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비수기라는 계절적 요인으로 인해 지난해 4분기 월평균 반도체 수출액인 98억달러보다는 소폭 줄었지만 추세적으로 회복세를 타고 있다"며 "12월 반도체 생산이 급증하고 재고가 급감하는 등 반도체 업황 사이클을 지적한 바 있으나, 1월 반도체 수출은 고무적인 수치를 기록했다"고 평가했다.

국가별 수출 상황을 살펴봐도 주요 9개 지역 중 8곳에서 늘었다. 특히 대중국 수출이 16.1% 증가해 20개월 만에 반등했다. 김찬희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양호한 미국 수요가 유지되는 가운데 중국향 수출이 20개월 만에 플러스로 전환되면서 재화 수요 확산 흐름이 이어졌다"며 "지금까지 중국 수요는 반도체 등 IT 위주였으나 1분기 말에서 2분기 내수 경기가 개선될 경우 화학, 철강 등 구경제 품목의 수요가 더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수출 회복 흐름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정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기저효과와 조업일수 증가를 고려하면 수출 증가세가 아주 강하지는 않지만 전반적인 제조업 경기는 바닥을 탈출하고 있다"며 "2분기 이후에는 수출 모멘텀이 정점을 지날 것으로 예상되나 상반기까지는 10% 내외의 증가율을 이어가고, 한국 경제도 제조업 경기 회복과 함께 완만한 개선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사진=뉴스웍스 DB)
(사진=뉴스웍스 DB)

다만 신중론도 나온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1월 수출 증가율이 두 자릿수를 기록했지만 일평균 증가율은 5.8%로 전월(14.4%)보다 둔화됐고, 일평균 수출액도 22억8000만달러로 전월(25억6000만달러)보다 낮아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반도체 일평균 수출 증가율이 39.9%로 전월(32.6%)로 확대된 점은 긍정적이나 반도체를 제외한 일평균 증가율은 0.6% 증가에 그치면서 전월(10.8%)보다 둔화됐다는 점은 최근 수출 회복이 반도체 부문에 집중돼 있음을 시사한다"며 "반도체가 가격 반등에 힘입어 수출이 호조를 보이나 물량 측면에서 수요가 약화될 경우 방향성에 비해 회복 탄력성 또는 강도가 시장 기대보다 약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정부는 올해 7000억달러 목표 달성에 총력할 방침이다. 지난해의 경우 수출 목표를 6850억달러로 잡았다. 수출 감소세가 계속되는 상황 속에서도 목표를 높게 세워 최대한 근접하겠다는 전략이었다. 지난해 수출실적은 6324억달러로 목표 달성에는 실패했으나, 역대 3위에 해당한 만큼 대외 변수에도 선방한 것으로 평가된다. 

안덕근 산업부 장관은 "완연한 수출 회복세가 역대 최대 수출 실적이라는 도전적인 목표 달성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범부처 정책역량을 결집해 총력 지원하겠다"며 "역대 최고 수준인 무역금융 355조원, 수출 마케팅 1조원 지원과 주요 10개국 전략무역사절단 파견 등을 차질 없이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지난달 '한국경제 수정전망' 보고서를 통해 올해 수출 증가율을 9.3%로 제시했다. 상반기 12.5%, 하반기 6.2% 각각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작년 수출(6324억달러)에 대입하면 6912억달러로 정부 목표치에 근접하는 수준이다.

현대연은 "2024년 수출은 글로벌 통화정책 전환, 반도체 경기 저점 통과 등으로 반등이 기대된다"며 "지난해 수출 물량과 단가가 모두 큰 폭 감소하면서 침체가 심화했던 기저효과의 영향도 크게 작용하면서 증가세 전환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뉴스웍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