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채윤정 기자
  • 입력 2024.02.09 09:00

눈길·블랙아이스, 안전거래 2배 이상 확보…서행 운전 필수

지난해 추석 연휴 전날 경기 용인시 영동고속도로 일대가 귀성 차량들로 극심한 정체를 빚고 있다. (사진=뉴스1)
지난해 추석 연휴 전날 경기 용인시 영동고속도로 일대가 귀성 차량들로 극심한 정체를 빚고 있다. (사진=뉴스1)

[뉴스웍스=채윤정 기자] 갑진년 설 연휴 고향을 찾기 위해 장거리를 운전해야 한다면 무엇부터 점검해야 할까.

상당수 귀성객이 대중교통을 이용하지만, 자가 차량을 이용하는 운전자도 많다. 이들은 고속도로에서 몇 시간을 보내야 할지 근심하기 마련이다. 또 지난해 말과 올해 많은 눈이 내렸는데, 혹여나 귀성길에 눈길이나 빙판길을 만나지 않을지 걱정하게 된다.

눈길, 빙판길은 미끄러져 사고가 나기 쉽고 설 연휴에는 장거리 운행으로 졸음운전 사고가 나기 쉽다. 따라서 귀성길 안전 운행을 위해 차량 점검 및 눈길 운전법에 대해 꼼꼼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설 연휴에는 1일 평균 570만명이 이동해 지난해(557만명)보다 2.3% 증가할 전망이다. 또 설 연휴 대책 기간인 8일에서 12일까지 5일 동안 총 2852만명이 이동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고속도로를 이용하는 1일 평균 차량 대수는 520만대로 1년 전보다 3.1%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귀성길은 설 전날인 9일 오전에, 귀경길은 설 다음 날인 11일 오후에 가장 붐빌 것으로 예상된다. 

무엇보다 먼 길을 떠나기 전 차량부터 점검해야 한다. 설 연휴인 9일부터 이동성 고기압의 영향으로 대체로 맑은 날씨가 예상되지만, 예상치 못한 눈길이나 블랙아이스를 만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자료제공=국토교통부)
(자료제공=국토교통부)

◆설 연휴 전 자동차 점검은 이것부터

가장 먼저 살펴볼 것은 '타이어'다. 타이어는 안전과 가장 직결된 부문이기도 하다. 설 연휴에 장거리 이동이 많고 차량이 정체되기 때문에 평소에 비해 주행 시간도 길어지고 기상 변화에도 적극 대처해야 한다. 따라서 타이어 공기압과 트레드부는 꼭 점검할 필요가 있다. 특히 바닥 홈의 마모가 심하면 눈길이나 젖은 노면에도 미끄러지기 쉽고 차로 이탈과 제동거리가 길어져 더 위험하게 된다. 

타이어 바닥 홈의 마모 정도를 알 수 있는 자가 점검 방법대로 타이어를 체크할 필요가 있다. 

100원짜리 동전을 거꾸로 홈에 끼웠을 때 이순신 장군 사모(모자)가 보인다면 타이어를 교체하라는 신호로 볼 수 있다. 공기압이 낮으면 연비는 떨어지고 고속 주행 시 파손 위험이 있다. 반대로 공기압이 너무 높으면 장애물을 넘을 때 튕김 현상과 편마모를 초래해 위험할 수도 있다. 통상 장거리를 운행할 때는 공기압을 적정 압력보다 10% 높여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장거리 운전에 앞서 워셔액과 와이퍼 블레이드를 점검하는 것도 중요하다. 워셔액이 충분한지 먼저 확인하고, 부족하다면 어는 점이 낮은 겨울용 워셔액으로 보충해 줘야 한다. 와이퍼는 작동할 때 소리가 나거나 앞 유리를 제대로 닦지 못한다면 새 제품으로 교체해야 한다. 

엔진 내부 부품들이 마모되지 않고 원활히 작동하도록 돕는 엔진오일도 살펴봐야 한다. 엔진오일은 운전 습관 및 주행 환경에 따라 교환 주기가 달라진다. 

엔진오일을 정밀하게 점검하기 위해 평평한 곳에서 시동을 끈 후 5분이 지나서 확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노란색 고리를 당겨 오일이 어디에 묻었는지 확인해야 한다. F와 L 사이인 경우 정상, L선 밑이라면 보충해야 한다. 

이물질이 있거나 오일이 변색된다면 전문가의 진단을 받아야 한다. 수동변속기 오일은 4년마다 교환할 것을 권장한다. 자동변속기 오일은 교환 없이 반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지만, 10만㎞ 이상 운전했다면 교환하는 것이 좋다. 

브레이크 점검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브레이크 패드는 바퀴 내부의 브레이크 디스크를 잡아줘 차량의 속력을 줄이는 역할을 하고, 브레이크는 브레이크 페달을 밟았을 때 피스톤을 움직여 유압이 발생하고, 그 유압으로 브레이크 패드가 작동하게 된다.

브레이크 반응이 느리거나 깊게 밟아야 속도가 줄어든다면 브레이크 패드 마모를 점검하는 것이 필수다. 평소 앞바퀴에서 '삑' 하는 소리가 난다면 브레이크 패드가 닳았다는 뜻이므로 교환하는 게 좋다. 일반적으로 브레이크 패드는 앞쪽의 경우 2만㎞마다, 뒤쪽은 4만㎞마다 교환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배터리 방전은 겨울 긴급출동에서 최다 건수를 차지한다. 특히 날씨가 영화로 뚝 떨어지는 겨울철에는 성능이 20~50% 떨어지고 방전되기 쉬워 교체 주기가 지났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갑자기 시동이 걸리지 않는 상황을 예방하기 위해 출발 전 정비업체에 들러 배터리 전압과 발전기 상태를 점검하는 것이 좋다. 전압이 정상 수치인 13.5V보다 낮거나, 교체한 지 3~4년이 지났다면 새 배터리로 교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벨트류도 점검 대상이다. 벨트가 느슨하면 발전기 회전속도가 떨어져 충전이 어려워진다. 또 냉각팬은 전동식으로, 엔진이 일정온도 이상 올라가면 냉각을 위해 팬은 회전해 엔진 온도를 조절하는데 엔진이 과열되면 갑자기 정지할 수 있다. 

자동차 등화장치는 야간에 안전 운행을 위해서도 꼭 필요한 부분이다. 전조등은 주간뿐 아니라 이른 아침, 저녁, 주간에도 켜두는 것이 좋다. 특히 방향지시등, 미등, 제동등 등은 다른 차량 운전자와 운전 중 커뮤니케이션 방법이므로 항상 정상 작동하는지 점검할 필요가 있다. 운전 중 방향지시등을 제때 켜지 않고 끼어들기를 하면 그만큼 사고 위험도 지고 과실도 높아진다는 점도 알아야 한다. 

타이어 공기압을 점검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타이어 공기압을 점검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도로의 복병 '블랙아이스'…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눈이 내리거나 내린 뒤 눈길을 지난다면 결빙 구간을 대비해 서행 운전을 해야 한다. 이른 아침에 운전할 때도 평소보다 안전거리를 두 배 이상 확보할 필요가 있다. 도로 위 살얼음인 블랙아이스는 겨울철 급격한 기온 변화에 따라 도로 표면에 생기는 얇은 빙판을 뜻한다. 잘 보이지 않으면서도 매우 미끄러워 고속 주행 차량을 제어하지 못해 대형 교통사고로 이어지는 경우도 많다.

새벽이나 심야시간대 시내, 터널 출구, 교량 위, 강가, 산모퉁이, 그늘진 도로 등에 블랙아이스 가능성이 있다. 안전거리 확보는 물론 급제동·급가속·과속을 자제할 필요가 있다. 

겨울이 다 지났다고 안심하지 말고 지금이라도 안전을 위해 겨울용 타이어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한국타이어의 테스트 결과에 따르면 눈길에서 시속 40㎞로 달리다 브레이크를 밟았을 때 겨울용 타이어는 제동거리가 18.49m지만, 사계절용 타이어는 37.84m로 두 배 가까이 길다. 

추운 날씨에 타이어를 말랑말랑하게 하는 성분이 추가된 겨울용 타이어는 타이어 표면에도 가로 홈을 파 넣어 눈을 절삭해가며 주행할 수 있다. 눈에 대한 저항이 커지도록 스키의 에지와 같이 디자인한 것도 특징이다. 

눈길에서 차 바퀴가 헛돌아 출발이 안 될 때는 가속페달에서 발을 떼야 한다. 계속 밟으면 바퀴가 헛돌며 눈 속에 더 깊게 파묻히게 된다. 이 경우, 후진기어를 넣고 천천히 뒤로 물러난 뒤 다시 출발해야 한다.

눈길에서 가장 위험한 순간은 회전하는 차가 미끄러져 컨트롤을 상실할 때인데, 이때 핸들링만으로 통제력을 회복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통상 뒷바퀴가 미끄러지는 데, 이때 가속페달이나 브레이크를 밟지 않아야 한다. 

차량 앞쪽이 돌아가는 방향의 반대로 운전대를 돌리는 것이 바람직하다. 뒷바퀴가 미끄러지는 방향과 같은 방향으로 틀어 컨트롤을 회복시키는 동작을 '카운터 스티어링'이라고 부른다. 자동차의 통제력이 어느 정도 회복되면 곧바로 핸들을 풀어 2차 스핀을 막는 것도 중요하다. 

일반적으로 운전자들이 차 뒷바퀴가 미끄러지게 되면 놀란 나머지 브레이크를 밟는 데, 이 경우 차가 빙글빙글 돌아가는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다. 핸들링으로 통제력을 회복시킨 후 천천히 감속할 필요가 있다. 

눈길에서는 앞차의 타이어 자국을 따라간다면 미끄러질 확률을 낮출 수 있다. 혹시 눈길에 빠져 자동차 바퀴가 헛돌 때는 일시적으로 TCS(구동력 제어장치)나 ESC(차체 자세제어장치) 기능을 끄면 탈출에 도움이 된다. 차량 손상 방지와 승차감을 위해 스노체인은 사용 후 바로 탈거한다.

운행 중 폭설을 만난다면 기상 상황을 즉시 확인할 수 있도록 라디오를 켜고, 사고 예방을 위해 안개등 점등 및 스노체인을 장착해야 한다. 스노체인을 장착했다면 시속 40㎞ 이상 속도를 내지 않도록 주의할 필요가 있다. 눈길에서는 안전을 위해 저속 운전이 필수이기도 하지만, 빠른 속도로 주행하면 체인이 파손되며 차량에 손상을 줄 수 있다. 

운행 후에는 도로에 뿌려진 염화칼슘으로 차량 하부에 부식이 일어날 수 있다. 따라서 즉시 세차하는 게 바람직하다. 고압 분사기를 이용해 세차 후 도장 면에 남은 물이 얼지 않도록 세차 직후 물기를 바로 닦아줘야 한다. 다음 운행에 지장이 생기지 않도록 차량 앞뒤 센서에 이물질이 없는지 꼼꼼하게 살피는 것도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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