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김상우 기자
  • 입력 2024.02.04 08:00
한국콜마 종합기술원 전경. (사진제공=한국콜마)
한국콜마 종합기술원 전경. (사진제공=한국콜마)

[뉴스웍스=김상우 기자] 한국콜마가 고공비행을 이어가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 화장품 인디(중소형) 브랜드들이 선풍적 인기를 끌자 이들의 제품을 개발하고 생산까지 도맡는 화장품 ODM(제조사개발생산) 업체가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는 것이다.

반면, 국내 화장품 시장의 양대산맥인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은 나란히 실적 부진을 겪고 있어 화장품 시장의 전반적 변화가 감지된다.

4일 증권가에 따르면, 한국콜마의 지난해 4분기 실적 전망 보고서를 낸 5곳의 증권사는 한국콜마의 영업이익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평균 매출액은 약 5500억원대, 영업이익은 약 420억원대가 점쳐진다. 이는 전년 동기보다 매출은 약 15%, 영업이익은 약 390% 급증한 실적이다. 지난해 연간 매출액은 2조1500억원대, 영업이익은 1400억원대가 점쳐져 전년 대비 15%가량, 92%가량 각각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콜마의 호실적 비결은 인디 브랜드들의 질주가 꼽힌다. 코로나 사태 이후 소비 심리가 크게 얼어붙자 글로벌 주요 시장마다 인디 브랜드에 눈을 돌리는 추세다. 특히 북미 지역과 일본에서는 ‘K콘텐츠’ 열풍에 힘입어 한국 화장품을 찾는 수요가 많아졌고, 이들은 프리미엄 브랜드보다 가성비가 앞서는 인디 브랜드들을 찾고 있다.

스타트업 구다이글로벌이 지난 2019년 브랜드를 인수한 ‘조선미녀’는 2020년 매출 1억원에 불과했으나 2021년 30억원, 2022년 400억원, 지난해 1000억원을 가뿐히 돌파한 것으로 전해진다. 여기에 크레이버의 ‘스킨1004’ 브랜드 역시 미국을 중심으로 폭발적인 성장을 이뤄내고 있으며, 비모뉴먼트 ‘달바’는 최근 아마존과 일본 큐텐 온라인 채널에서 미스트 제품 판매 1위에 등극했다. 모두 한국콜마가 담당하는 제품들이다.

앞서 한국콜마는 인디 브랜드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성과를 낼 것이라 자신하며 관련 인프라 고도화에 힘썼다. 선케어 제품의 경우, 고기능성 자외선 차단 기술을 비롯해 50여 개의 특허를 보유해 시장을 압도하고 있다. 지난 2022년 11월에는 ‘유브이테크이노베이션 연구소’를 설립해 기술력을 더욱 끌어올리고 있다.

국내 인디 브랜드 '조선미녀'는 글로벌 시장 선전에 힘입어 매출이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출처=조선미녀 홈페이지)
국내 인디 브랜드 '조선미녀'는 글로벌 시장 선전에 힘입어 매출이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출처=조선미녀 홈페이지)

주목할 점은 국내 화장품 업계의 양대산맥인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이 해외 최대 시장인 중국에서 ‘쓴맛’을 보는 동안 한국콜마는 실적 증대를 맛보고 있다는 점이다. 

증권가에서는 지난해 한국콜마의 중국 매출액이 100% 이상 늘어난 것으로 전망하고, 100억원대의 영업이익에 흑자 전환했다는 분석이다. 한국콜마는 올해 인디 브랜드들의 늘어나는 주문량을 대응하고자 세종시에 기초·색조 화장품 공장을 증설할 계획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인디 브랜드들의 제품이 글로벌 주요 시장에서 저렴한 가격과 품질까지 좋다는 입소문이 나고 있다”며 “유튜브나 SNS, 인플루언서를 통한 홍보마케팅도 큰 효과를 발휘하면서 마케팅 비용 절감과 제품 다각화라는 선순환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다만 인디 브랜드들은 지속성장을 위한 채널 확대와 마케팅 등에 한계가 있다”며 “ODM 업체들이 이들과 어떠한 상생전략을 펼치느냐가 장기 성장을 위한 숙제로 작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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