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조영은 기자
  • 입력 2024.02.03 04:02

연장전 혈투 속 2대 1 승리…7일 오전 0시 요르단과 준결승

손흥민이 호주와의 아시안컵 8강전에서 1대 1로 맞선 연장 전반에 역전골을 넣은 뒤 황희찬과 함께 포효하고 있다. (출처=대한축구협회 인스타그램)

[뉴스웍스=조영은 기자] 120분 혈투를 마친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의 눈에 눈물이 흘렀다. 23세 나이로 참가한 2015년 아시안컵에서의 패배를 9년 만에 되돌려준 일전이었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이 3일(한국시간) 카타르 알와크라의 알자눕 스타디움에서 펼쳐진 호주와의 2023 AFC 아시안컵 8강전에서 연장전 승부 끝에 2대 1로 승리했다. 

이날 대표팀은 후반 추가 시간에 나온 황희찬의 동점 골과 연장전에서 터진 손흥민의 역전 프리킥 득점으로 짜릿한 승리를 거두며 준결승에 올랐다.

한국은 전반 32분 좋은 공격 전개로 호주의 골망을 흔들었지만, 반자동오프사이드시스템(SAOT) 판독 결과 오프사이드가 선언돼 득점이 취소됐다.

아쉬움도 잠시, 전반 42분 한국 진영에서 공을 차단한 호주는 맷커프가 오른쪽에서 넘긴 공을 굿윈이 발리 슈팅으로 연결해 한국 골망을 흔들며 선제점을 올렸다. 

짜임새 있는 호주 수비에 밀려 전반전에 단 1개의 슈팅도 시도하지 못했던 한국 대표팀은 후반전 역시 좀처럼 공격 해법을 찾지 못했다. 점유율은 한국이 압도적으로 높았지만 골문 근처로 좀처럼 접근하지 못했고, 그 사이 호주 대표팀의 역습에 아찔한 순간을 몇 차례 연출하기도 했다.

1대 0 스코어로 패색이 짙어지던 한국 대표팀은 사우디전에 이어 또 한 번 추가 시간에 짜릿한 드라마를 썼다. 후반전 추가시간 종료 1분여 전, 손흥민은 수비 4명 사이를 휘저으며 페널티박스 안에서 드리블 돌파를 시도했고 결국 파울을 얻어내 페널티킥을 얻었다. 키커로 나선 황희찬(울버햄튼 원더러스)은 골대 안 왼쪽 위 지점에 강력한 슈팅을 날렸고,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극적으로 승부를 연장전으로 끌고 간 한국은 기세를 높여 역전에 나섰다.

연장 전반 14분 황희찬이 얻어낸 프리킥 찬스에서 손흥민이 키커로 나섰고, 오른발로 강하게 찬 공이 골키퍼 손에 맞고 골망을 흔들며 역전에 성공했다. 이어 황희찬의 발목에 태클을 날린 호주의 에이든 오닐이 퇴장당하며 수적 우위도 점하게 됐다. 결국 한국 대표팀은 2대 1 승리를 거두고 4강에 올랐다.

손흥민이 호주 진영으로 드리블하고 있다. (출처=대한축구협회 인스타그램)
손흥민이 호주 진영으로 드리블하고 있다. (출처=대한축구협회 인스타그램)

손흥민에게 이날 호주전은 설욕의 경기이기도 했다. 손흥민은 지난 2015년 호주와의 아시안컵 결승 경기에서 0대 1로 패색이 짙던 후반 극적인 동점 골을 넣었다. 그러나 연장전에 결승 골을 허용하며 1대 2로 패배, 우승 트로피를 놓쳤다. 

그러나 9년 만에 아시안컵에서 호주를 다시 만난 손흥민은 후반 추가 시간 집념의 드리블로 페널티킥을 얻어냈고, 연장 전반에는 직접 프리킥으로 역전 골이자 대회 3호골을 넣으며 승리의 주역이 됐다.

경기가 끝난 뒤 손흥민은 주저앉은 채 고개를 떨구고 잠시 눈물을 흘렸고, 2015년 아시안컵 결승전을 함께 뛰었던 차두리 대표팀 코치가 그의 등을 두드리며 위로했다. 차 코치는 당시 34세로 역대 아시안컵에 출전한 우리나라 선수 중 최고령이었다.

한편, 한국 대표팀의 준결승 상대는 조별리그 2차전을 치렀던 요르단으로, 17일 만에 재격돌하게 됐다. 당시 한국 대표팀은 2대 2로 힘겹게 무승부를 기록한 바 있다. 

요르단은 한국과의 준결승에는 주전 공격수 알리 올완(알샤말)과 주전 수비수 살렘 알 아자린(알 파이살리)이 경고 누적으로 출전하지 못해 전력 약화가 예상된다. 하지만 한국 대표팀 역시 수비의 핵심인 김민재(바이에른 뮌헨)가 호주전에서 옐로카드를 받아 경고 누적으로 뛸 수 없는 상황이다.

경기는 우리 시간으로 7일 오전 0시 알라이얀의 아흐마드 빈 알리 스타디움에서 열린다. 이 경기의 승자가 결승에 진출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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