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채윤정 기자
  • 입력 2024.02.09 14:00

통역 통화 기능 '신기해'…번역·요약 기능 편해

1주일 동안 시연해본 '갤럭시 S24 울트라'. 수백개의 AI 기능이 제공돼 시연이 흥미로왔다. (사진=채윤정기자)
1주일 동안 사용해 본 '갤럭시 S24 울트라'. 수백 개의 AI 기능이 제공돼 흥미로웠다. (사진=채윤정 기자)

[뉴스웍스=채윤정 기자] '갤럭시 S24' 시리즈는 삼성전자가 인공지능(AI) 기능을 앞세워 야심 차게 출시한 스마트폰이다. 초기 예약판매량도 기존 성적을 훌쩍 뛰어넘으며, 전작의 아쉬웠던 판매 성적표를 단숨에 반전시킬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기자가 가장 최상급 모델인 '갤럭시 S24 울트라'를 일주일가량 실제 사용해 봤다. 

무엇보다 기존 휴대전화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인공지능(AI) 기능이 가득했다. 휴대전화 기본 애플리케이션(앱)에서 제공되는 기능이어서 별도의 설치가 필요 없다는 게 만족감을 높였다. 특히 AI 기능으로 제공하는 '서클 투 서치', 찍은 사진에서 사람이나 사물 등을 뺄 수 있는 'AI 편집' 및 '번역 및 요약' 기능은 편리했다. 

그러나 가장 기대했던 통역 통화는 대화 내용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할 때도 있었고, 통역 기능에서도 발음을 똑똑히 알아듣지 못해 100% 만족감을 주지는 못했다. 회사가 향후 업그레이드를 통해 어느 정도 개선할 수 있을지가 관건으로 보인다. 

삼성전자가 구글과 협력을 통해 적용한 '서클 투 서치' 검색 기능. 따로 검색엔진에 들어갈 필요가 없이 동그라미면 그리면 바로 검색해 줘 편리했다. (사진=채윤정 기자)
삼성전자가 구글과 협력을 통해 적용한 '서클 투 서치' 검색 기능. 따로 검색엔진에 들어갈 필요가 없이 동그라미면 그리면 바로 검색해 줘 편리했다. (사진=채윤정 기자)

◆'서클 투 서치' 기능 생각보다 유용해…통역 통화 오류는 감점 요소

가장 편리했던 기능은 구글과의 제휴를 통해 제공하는 '서클 투 서치' 검색이었다.

홈버튼을 길게 누르니 서클 투 서치가 구현되는 화면이 떴다. 띄워놓은 사진이나 글씨에 동그라미를 그리자 바로 밑에 구글 검색 화면이 뜨면서 사진이나 글씨와 관련된 정보들을 띄웠다. 일일이 검색창에 들어가서 원하는 검색 정보를 누를 필요가 없었고 많은 사진을 보여줘 정보를 찾기 편했다.

다만 서클 투 서치를 이용하기 위해 홈버튼을 누를 때 가끔 창이 닫히는 오류가 나는 점은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거의 영어에 네이티브 스피커인 친구와 영어로 통화를 한 장면 캡처. 많은 문장은 제대로 통역했지만, 일부 문장에서는 엉뚱한 답변을 내놓기도 하고, 어색하게 번역하기도 했다. (사진=채윤정 기자)
거의 영어에 네이티브 스피커인 친구와 영어로 통화를 한 장면 캡처. 많은 문장은 제대로 통역했지만, 일부 문장에서는 엉뚱한 답변을 내놓기도 하고, 어색하게 번역하기도 했다. (사진=채윤정 기자)

이어 가장 관심을 끌었던 통역 통화 기능을 시연해 봤다. 영어 원어민에게 전화를 거니 "안녕하세요. 이 통화는 실시간으로 번역되며 화면에 텍스트로 표시됩니다"라는 말이 나왔다. 내가 말하는 언어를 상대방에게 영어로 번역해 들려주고, 또다시 그가 영어로 대답한 것을 나에게 한국어로 번역해 들려줬다. 물론 휴대전화 화면에서도 변역 기능을 제공해 답변 내용을 상세히 볼 수 있었다. 통역 기능은 매우 편리했다.

하지만 통역 전화의 성능은 아직 완벽하다고 말하기는 어려웠다. 상대가 대화 중 "나는 '그해 우리는' 드라마를 잘 봤다"고 영어로 말했는데, 통역된 문장은 "나는 '그해 우리는' 드라마를 42번 봤다"라고 잘못 옮겼다. 이어 "다음 주 주말은 어떠신가요"라는 우리말 질문에 "그럼 무슨 일이죠? 구글로 저를 데려가 주세요. 중국과 함께 일한 아이들은 몇 명인가요?"라고 엉뚱하게 번역했다. 

AI 통역 기능은 '구글 번역' 수준 또는 그보다 조금 나은 수준으로 보였다. 발음이나 주변 환경의 소음 등 여러 변수가 있는 만큼, 아직은 대화를 완벽하게 통역하는 단계는 아니었다. 물론 앞으로 더 개선될 여지는 충분한 만큼, 몇 번의 실수는 잠시 눈감아줄 수 있어야 하겠다.

마이크를 켜놓고 얘기를 하면 다른 나라 언어로 통역해 주는 '통역 기능'도 말을 잘 알아듣는 문구도 많았지만, 말하는 사람이 발음이 좋지 않다거나 정확한 표준어를 구사하지 않아서인지 통역을 잘 못 하는 오류를 보였다. (사진=채윤정기자)
마이크를 켜놓고 얘기를 하면 다른 나라 언어로 통역해 주는 '통역 기능'은 대부분의 문장을 잘 통역했으나, 발음이 좋지 않거나 정확한 표준어를 구사하지 않으면 통역 오류가 종종 발생했다. (사진=채윤정 기자)

스피커를 켜놓고 한 언어로 말하면 다른 언어로 통역해 주는 통역 기능도 아직 완벽하지 않았다. 

우선 영어를 한국어로 바꾸는 통역 기능을 설정하고 'The sun rises in the East and sets in the West'를 읽어주니 '태양은 동쪽에서 뜨고 서쪽에서 지어요'라며 '진다'를 '지어요'로 어색하게 표현하기는 했지만, 큰 문제 없이 잘 번역했다. 

하지만 'My grandfather is an early riser; he never fails to get up at five every morning'을 읽으니 '할아버지는 작가이십니다. 매일 아침 5시에 일어나지 못합니다'라고 잘못 번역했다.

발음이 문제일까. 미국에서 4년 정도 산 아이에게 읽어보라고 했다. 그랬더니 '할아버지는 일찍 일어나시네요. 매일 아침 5시에 일어나시면 절대 안 일어나세요'라고 번역했다. 

PC에서 '구글 번역'을 이용해 해당 문구를 번역해 보니 "나의 할아버지는 일찍 일어나는 분입니다. 그는 매일 아침 5시에 절대 일어나지 않는다"고 답해 역시 비슷한 오류를 보였다. 발음 문제라기보다는 완벽하지 않은 통역 알고리즘이 문제일 수 있겠다. 반면 파파고 번역에서는 "우리 할아버지는 새벽잠이 없어서 아침마다 다섯 시면 반드시 일어난다"라고 제대로 번역해 줬다. 

작지만 한 가지 더 지적하자면, 메인 화면에서 화면을 끌어내리면 소리, 자동회전, 비행기 탑승 모드 등의 버튼이 뜨는데, 첫 번째 페이지를 지나 오른쪽 버튼을 눌러 두 번째 페이지가 되어야 통역 버튼이 나타났다. 대표 기능인 만큼 곧바로 통역 버튼이 나타나도록 수정하는 게 나을 것 같다.

석촌호수 루미나리에서 찍은 사진에서 AI 편집 기능으로 사람을 지운 결과물. 첫 번째 사진에서 사람을 지운 결과, 두 번째 사진 왼쪽 아래에 사람 일부가 남았다. 다시 제거하자 마음에 드는 사진을 얻을 수 있었다. (사진=채윤정 기자)
석촌호수 루미나리에서 찍은 사진에서 AI 편집 기능으로 사람을 지운 결과물. 첫 번째 사진에서 사람을 지운 결과, 두 번째 사진 왼쪽 아래에 사람 일부가 남았다. 다시 제거하자 마음에 드는 사진을 얻을 수 있었다. (사진=채윤정 기자)

◆AI 편집 기능 '오~신기하네'번역·요약 기능 편리해 

번역 기능은 편리했다. 번역 기능에 들어가 사용하고자 하는 언어 팩을 다운받았다. 그런 다음 영어 기사를 전체 선택했더니 번역 기능을 선택할 수 있었다.

번역을 클릭하니 영어를 한국어로 바꿔준다는 문구가 뜨면서 깔끔하게 번역이 됐다. 번역 문장 중 "요르단이 도하 서쪽 알 레이안의 아흐마드 빈 알리 스타디움에서 2-0을 쳐내 결승 진출권을 예약하면서 한국은 골대에 맞은 슛으로 인정받지 못했다'와 같이 이해되지 않는 문장도 몇 개 있었다.

하지만 다수의 번역이 이해할 만한 수준은 됐다. 앞으로 영어 공부를 해도 되지 않을 만큼 영어 기능에 혁신이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노트 어시스트' 기능을 이용해 번역, 자동 서식, 오탈자 수정, 요약 기능을 차례로 테스트한 화면. (사진=채윤정 기자) 
'노트 어시스트' 기능을 이용해 번역, 자동 서식, 오탈자 수정, 요약 기능을 차례로 테스트한 화면. (사진=채윤정 기자) 

이번에는 요약 기능을 테스트해 보기 위해 '노트 어시스트' 기능을 사용해 봤다. 노트에 텍스트를 긁어와 붙인 후 별 모양 버튼을 눌러 요약 버튼을 눌렀다.

삼성전자 이재용 회장과 관련된 기사를 넣으니 '삼성전자 이재용 회장이 1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은 후 설 연휴에 글로벌 현장 경영에 나선다' 등 딱 4문장으로 짧게 요약해 줬다. 

자동서식을 클릭하니 제목 및 글머리 기호가 떴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설 연휴에 글로벌 현장 경영 나선다'는 큰 제목을 뽑고 '이재용 회장, 글로벌 현장 경영 나선다'와 '설 연휴 기간 해외 사업장 방문'으로 중제를 뽑아 각 제목에 어울리는 요약문을 보여줬다.

사진에서 가장 관심을 받는 기능은 AI 편집 기능이다. 사진에 있는 물건이나 사람 등을 제거할 수 있어 무척 편리하게 느껴졌다.

석촌호수 루미나리에 사진을 찍으려 했는데 루미나리에 앞을 지나가는 사람들이 많아 루미나리에가 가린 것이 아쉬웠다. 사람을 없애기 위해 사진 속 사람에 동그라미를 치고 지우개 표시를 누르니 삭제됐다. 하지만 빼고 싶은 것에 정확히 동그라미를 그려야 했다. 동그라미를 잘 그렸다고 생각했는데 사람의 위나 아랫부분, 옆부분이 남은 채 나머지 그림이 삭제되기도 했다. 그래도 여러 명의 사람을 제거하고 나니 원래부터 사람이 없었던 것과 같은 루미나리에 사진이 완성됐다. 

쿠션을 2개 빼는 편집도 이용해 봤다. 쿠션을 뺀 자리에 쿠션의 그림자가 약간 회색빛으로 남거나 노란색이 남는 점이 조금 아쉬웠다.

쿠션 사진을 촬영해 2번째 사진에서는 AI 편집 기능으로 쿠션 1개를 뺐고 3번째 사진에서는 쿠션 2개를 뺐다. 뺀 자리가 어둡거나 노랗게 그림자가 남는 점이 조금 아쉬웠다. (사진=채윤정기자)
쿠션을 찍은 사진에서 AI 편집 기능을 이용해 봤다. AI 편집 기능으로 쿠션 1개를 뺀 두 번째 사진과 쿠션 2개를 제거한 세 번째 사진. (사진=채윤정 기자)

갤럭시 S24 시리즈에는 112개의 AI 모델이 탑재됐다. 삼성전자가 카메라에 AI를 처 적용한 모델은 갤럭시 S10이다. 당시에는 AI 모델이 4개에 불과했지만, 갤럭시S24는 28배 늘어났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사진 촬영 시 AI 촬영 모드가 별도로 있는 것이 아니라 모든 촬영에서 AI가 색감이나 보정을 도와준다"며 "특히 야간촬영 최적화 기능인 나이토그래피 기능이 크게 향상돼 저녁이나 밤에 촬영하면 더 잘 나온다"고 설명했다. 

아파트 건물을 '갤럭시 Z플립4'와 '갤럭시 S24 울트라'로 촬영한 사진. 오른쪽 사진이 더 어둡게 나왔지만, 건물 등은 좀 더 또렷하게 나왔다. (사진=채윤정 기자)
아파트 건물을 '갤럭시 Z플립4'와 '갤럭시 S24 울트라'로 촬영한 사진. 오른쪽 사진이 더 어둡게 나왔지만, 건물 등은 좀 더 또렷하게 나왔다. (사진=채윤정 기자)

기자의 휴대전화인 '갤럭시Z 플립4'와 '갤럭시 S24 울트라'로 같은 곳을 촬영해 봤다. 갤럭시 S24 울트라로 찍은 사진은 갤럭시Z 플립4로 찍은 사진보다 더 어둡게 나왔다. 하지만 주변 건물들이 조금 더 또렷하게 나타났다.

또 어두운 사진을 보고 있었더니 '해상도를 개선해 줄까'라는 질문이 제공됐다. 해상도 개선을 누르니 보고 있던 화면이 갑자기 밝아졌고 사진 속 사물을 더 뚜렷하게 볼 수 있었다. 

이어 고사양 게임을 구동해도 발열 등 문제가 생기지 않는 지를 보기 위해 게임 '원신'을 설치했다.

게임을 설치하는 동안 휴대전화에서 발열감이 느껴졌다. 게임 실행 시에도 손을 댔을 때 따뜻하게 느껴지는 정도로, 뜨거운 정도는 아니었다. 

게임 '원신'을 설치해 사용해 봤다. 처음 리소스를 다운로드할 때부터 휴대폰에서 열감이 느껴졌다. 따뜻할 정도였는데 아주 뜨겁지는 않았다. (사진=채윤정기자)
게임 '원신'을 설치해 사용해 봤다. 처음 리소스를 내려받을 때부터 휴대전화에서 다소 발열이 느껴졌다. 따뜻할 정도로 뜨겁지는 않았다. (사진=채윤정 기자)

갤럭시 S24 울트라를 사용해 본 뒤, 기자는 이 제품을 구매할 것인지를 고민해 봤다.

사진 편집 기능은 정말 사람이나 사물이 없는 깨끗한 사진을 원할 때 어쩌다 사용할 것 같았다. 사진 기능은 전작 대비 더 개선됐지만, 크게 달라졌다고 보기는 힘들었다.

'서클 투 서치' 검색 기능은 그래도 자주 이용할 것 같았다. 

통역 통화나 통역 기능은 해외에 나갈 때 유용할 것 같았다. 그렇지만 해외여행은 많이 나가야 1년에 한 번이 고작이다.

그보다는 업무에 활용하면 도움이 많이 될 것 같았다. 해외 바이어와 통화를 많이 하거나, 번역하거나, 짧은 문서를 자주 요약해야 할 때, 회의를 자주 해 화자별로 나눠 내용을 정리해 주는 기능이 필요하다면 갤럭시 S24가 가장 좋은 선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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