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채윤정 기자
  • 입력 2024.02.07 12:00
​SK하이닉스의 'AI 인프라' 조직 수장 김주선 사장. (출처=SK하이닉스 뉴스룸)​
​SK하이닉스의 'AI 인프라' 조직 수장 김주선 사장. (출처=SK하이닉스 뉴스룸)​

[뉴스웍스=채윤정 기자] "'AI 메모리는 SK하이닉스'라는 명제에 누구도 의문을 품지 않도록 소통과 파트너십을 강화해 글로벌 넘버원 메모리 업체로 성장하기 위한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하는 조직을 만들겠다."

SK하이닉스의 신설 조직인 'AI 인프라' 수장을 맡은 김주선 사장은 7일 SK하이닉스 뉴스룸 인터뷰를 통해 “AI 인프라 시장에서 SK하이닉스의 리더십을 유지하고 확대하기 위해 조직을 신설했다"며 "HBM 사업을 총괄하고 미래 사업까지 발굴하는 이 조직은 회사가 AI 메모리를 중심으로 지향해 가는 미래 방향성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이 조직 산하에는 글로벌 사업을 담당하는 GSM, 전사 HBM 역량을 결집해 출범한 HBM 비즈니스, HBM 이후 미래 제품·시장을 탐색하는 MSR(Memory System Research) 등이 구성돼 있다. 

김 사장은 "SK하이닉스가 AI 비즈니스의 선봉에 서 있기에 더욱 큰 책임감을 느낀다"며 "그만큼 최선의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다양한 관점에서 경영 환경을 들여다보고 구성원들에게 명확한 목표와 비전을 제시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AI 인프라의 리더와 구성원들은 전사와 협업해 AI 메모리와 차세대 제품을 기획하고, 고객이 만족하는 영업을 펼치며 선제적으로 AI 시장을 개척해 나가고 있다. 구체적으로, 고객별 요구에 맞춰 차별화한 스페셜티 제품을 적기 공급하고, 거대언어모델(LLM)을 분석해 최적의 메모리를 개발하며, 커스텀 HBM의 콘셉트를 구체화해 차세대 메모리 솔루션을 제안하는 등 업무를 추진하게 된다. 

물론, 비전을 보여주는 것만큼 어떻게 실현해 나갈지에 대한 방향성도 중요하다.

김 사장은 '관성을 벗어난 혁신'을 강조했다. 그는 "버릴 것은 과감히 버리고 집중해야 할 일에 몰입해 가치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AI 중심으로 시장이 급격히 변하는 환경에서 기존처럼 일하면 아무것도 이룰 수 없다. 바꿀 건 유연하게 바꾸며 고객 요구를 파악하고 지원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관성을 벗어난 혁신을 바탕으로 업무 구조를 재구성하고, 고객의 요구와 페인 포인트(불편한 점)를 명확히 파악한다면 AI 시장을 우리에게 더 유리한 방향으로 끌고 갈 수 있다"며 "구성원들 역시 불필요한 업무는 과감히 줄이고 늘 새로운 생각으로 혁신을 추구했으면 한다"고 언급했다. 

​SK하이닉스의 'AI 인프라' 조직을 이끄는 김주선 사장. (출처=SK하이닉스 뉴스룸)​
​SK하이닉스의 'AI 인프라' 조직을 이끄는 김주선 사장. (출처=SK하이닉스 뉴스룸)​

김 사장은 지난 수년간 GSM 조직을 이끌며 관성을 버릴 때 어떻게 혁신할 수 있는지 증명했다. 시장 예측 툴 MMI(Memory Market Index)를 개발하고, HBM 수요에 기민하게 대응해 AI 메모리 시장에서 SK하이닉스의 입지를 확고하게 다진 점은 그의 대표적인 성과다.

김 사장은 "그동안 시장 예측은 개발·제조·구매·영업·마케팅 등 여러 조직에서 산발적으로 진행돼 예측률이 떨어졌다. 같은 패턴을 반복한다면 달라질 것이 없던 상황에서 원팀 체제를 구축하고, 전사 자원을 효율적으로 집행해 시장 변화 및 운영 이슈에 빠르게 대응하는 역량을 보강했다"고 밝혔다.

덕분에 6개월 이상 앞선 정보를 확보할 수 있었고, HBM 수요에도 적기 대응할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물론, MMI만으로 이뤄낸 성과는 아니었다. HBM 시장 1위는 김 사장 특유의 전략적 영업력, 구성원의 조직적 협업까지 어우러진 결과물이다.

그는 “AI 시장에서 영향력 있는 기업들과 우호적인 관계를 형성했고, 높은 신뢰와 전폭적인 협력에 힘입어 안정적인 HBM 공급처를 확보할 수 있었다"며 "여기에 HBM 유관 부서들이 원팀으로 협업한 덕분에 고객이 만족하는 최상의 제품을 공급, 시장 점유율 1위까지 확보할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그의 혜안은 DDR5를 비롯해 여타 제품에서도 빛을 냈다. 김 사장은 서버 고객사와 조기 협업을 시도해 SK하이닉스가 고성능 DDR5 시장에서도 점유율 1위를 거머쥘 수 있는 발판을 만들었다. 또한 D램 평균판매단가(ASP)에서 우위를 가져가 지난해 4분기 흑자 전환의 단초를 마련했다.

김 사장은 리더들이 성과를 내고, 구성원 모두를 원팀으로 만들기 위해 솔선수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신규 고객을 발굴하고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해 관계를 돈독히 다질 때 '패기'와 '끈기'가 큰 역할을 했다"며 "어떤 난관에 맞닥뜨리더라도 절대 포기하지 않는 패기와 끈기로 맞서면 고객의 신뢰와 값진 성과를 얻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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