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명수 기자
  • 입력 2024.02.08 11:37
지난해 12월 29일 예멘 수도 사나에서 후티반군 주도로 대규모 팔레스타인 지지 시위가 진행되고 있다. (사진=후티 트위터)
지난해 12월 29일 예멘 수도 사나에서 후티반군 주도로 대규모 팔레스타인 지지 시위가 진행되고 있다. (사진=후티 트위터)

[뉴스웍스=박명수 기자] 홍해를 지나는 선박을 공격해온 친이란 예멘 반군 후티가 홍해 해저의 글로벌 통신케이블까지 노리고 있다는 정황이 포착됐다.

7일(현지시간) 영국 BBC방송 등 외신에 따르면, 예멘 정부는 후티가 아시아와 유럽을 연결하는 인터넷 회선을 포함한 홍해 해저의 통신케이블을 파괴하겠다고 위협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홍해 해저에는 16개의 주요 통신케이블이 묻혀있다. 세계 인터넷 트래픽의 17%를 담당하는 이들 케이블은 바브 알만데브 해협을 지나 홍해를 통과해 이집트 쪽을 향해 지나간다.

후티는 텔레그램에 해저 통신케이블 경로를 표시한 지도와 함께 "모든 대륙을 연결하는 인터넷선들이 근처를 지나간다는 점에서 예멘은 전략적 위치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는 메시지를 담은 이미지를 게재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후티가 실제 해저 통신케이블을 파괴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해저 수백m 아래 설치돼 있는 케이블에 도달하는 데에는 심해 잠수정이 필요하고 케이블 절단을 위해서는 거대한 가위 역할을 할 장치를 사용해야 한다. 이 같은 작전 능력을 갖춘 나라는 미국과 러시아 정도라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후티를 지원하는 이란이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지만, 이 역시 실현되기는 어려운 측면이 있다.

이란과 미국 모두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 역내 전면전으로 확대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 상황에서 세계 인터넷망을 마비시키는 해저 케이블 파괴는 이란에 있어서 커다란 전략적 '도박'이 될 수 있다는 평가다.

다만, 후티가 예상치 못한 도발을 단행할 가능성 역시 완전히 배제하기는 어렵다. 후티는 지난 2022년 사우디아라비아의 석유시설을 미사일로 공격한 바 있다.

BBC는 "후티는 서방과의 대치에서 물러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며 "후티는 무시할 수 없는 세력이 됐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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