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김다혜 기자
  • 입력 2024.02.18 06:00
다이소 세종허브센터 조감도 이미지. (사진제공=두산로지스틱스솔루션)
다이소 세종허브센터 조감도 이미지. (사진제공=두산로지스틱스솔루션)

[뉴스웍스=김다혜 기자] 다이소가 이커머스 업계에서 빠르게 존재감을 키워가고 있다. 초저가 가격 정책을 바탕으로 제품의 품질까지 챙기자 일부 품목에서 ‘품절 대란’이 일어나고 있다.

이에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 ‘초저가 바람’을 몰고 온 중국 이커머스 업체 알리익스프레스(알리)가 사정거리에 들었다는 진단이 나온다. 알리는 초저가 장점이 뚜렷하지만, 가품 논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18일 앱·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지난달 다이소몰 앱의 월간 활성 이용자수(MAU)는 217만5525명으로 전년 동기보다 약 2배 이상 늘었다. 지난달을 기준으로 롯데온과 쓱닷컴의 MAU를 넘어설 정도로 성장세가 가파르다. 

다이소는 지난해 12월 별도로 운영한 ‘다이소몰’과 배달서비스앱 ‘샵 다이소’를 통합하며 본격적으로 이커머스 시장에 뛰어들었다. ‘익일 택배 배송’ 서비스를 통한 퀵커머스 역량 강화와 용인과 안성, 부산에 위치한 물류센터에 이어, 세종시와 양주시에 추가로 물류센터 설립에 나서는 등 공급망 확보에 힘쓰고 있다. 

여기에 기존의 초저가 전략과 함께 고품질을 더한 ‘초저가+품질’ 전략을 강화하면서 일부 품목은 ‘오픈런’ 현상까지 이어지고 있다. 최근 품절 대란을 일으킨 리들샷이 대표사례다. 

다이소에서만 판매하는 리들샷은 종류와 무관하게 2㎖ 앰플 6개로 구성된 한 박스가 3000원에 판매되고 있다. 해당 제품의 공식 판매가는 리들샷 100(50㎖)과 리들샷 300(50㎖)이 각각 3만2000원, 4만3000원으로 다이소 판매 가격의 10배 이상이다. 

리들샷 판매 초기에는 낮은 가격으로 저품질 우려가 있었지만, 일부 배합만 다를 뿐 성능에는 크게 차이가 없다는 점이 입소문을 타며 초도물량이 2주 만에 모두 팔렸다. 리들샷 흥행에 힘입어 다이소 기초화장품 카테고리 매출은 리들샷이 출시된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1월까지 전년 동기보다 165% 증가했다.

레이장 알리익스프레스 한국 대표가 기업 지적재산권 및 소비자 권익 보호 강화를 주제로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제공=알리익스프레스)
레이장 알리익스프레스 한국 대표가 기업 지적재산권 및 소비자 권익 보호 강화를 주제로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제공=알리익스프레스)

다이소가 이러한 전략을 구사하자 알리의 초저가 전략이 힘을 잃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서 초저가 경쟁에 불을 지핀 알리는 가품 판매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가품 근절을 위해 100억원을 투자한 ‘프로젝트 클린’을 진행한다고 밝혔지만, 가품 색출이 쉽지 않아 소비자 신뢰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해 12월 알리익스프레스는 기자간담회에서 경쟁상대를 다이소로 삼고 있냐는 질문에 “다양한 제품을 판매하는 글로벌 플랫폼으로 물류 시스템을 기반으로 해외 직구와 5일 내 배송, 최저가가 알리의 강점”이라며 오프라인 중심의 다이소와 직접적 비교가 어렵다고 간접 부연했다.

그동안 다이소와 알리는 오프라인과 온라인 마켓으로 영역을 확실히 구분해 초저가 전략을 펼쳐왔다. 각자의 영역이 달라 그동안 직접적 경쟁이 없었지만, 다이소가 온라인 시장까지 뛰어들어 양사 경쟁이 불가피해질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알리가 막강한 자본력으로 초저가 물량 공세를 펼치는 것과 비교하면 다이소는 이제 막 걸음마를 뗀 수준”이라며 “다만 오프라인 매장을 통해 쌓아온 다이소의 가성비 이미지가 온라인에서도 위력을 발휘한다면 알리의 초저가 경쟁력이 퇴색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알리는 품질 논란에도 불구하고 최근 초저가 공세를 더욱 강화하고 있다. 소액 구매에도 할인쿠폰을 증정하는 각종 프로모션을 비롯해 5만원 이하의 의류 상품만 선보이는 ‘5만원 컬렉션’, 1000원대 상품만 모은 ‘천원마트’ 등 초저가 고삐를 죄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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