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채윤정 기자
  • 입력 2024.02.15 14:42

삼성전자, 다음주 초 새 이사진 후보 추천
신제윤 전 금융위원장 사내이사 후보 올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5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회계부정·부당합병 관련 1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며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사진=뉴스1)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5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회계부정·부당합병 관련 1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며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사진=뉴스1)

[뉴스웍스=채윤정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등기이사로 복귀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러나 검찰이 1심 무죄 선고를 받은 이 회장에 대해 항소장을 제출해 '사법 리스크'가 연장된 만큼, 당분간 등기이사 복귀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15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다음 주 초 이사회를 열고 3월 정기 주주총회 소집 결의를 진행할 계획이다. 이사진을 두고 새 후보를 추천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이 회장을 등기이사로 신규 선임할지가 최대 관심사다. 

정통한 한 소식통은 "현 시점에서 (이재용 회장이) 등기이사로 복귀할 가능성은 작다"며 "그룹 총수들은 등기이사가 아니더라도 회사에 대한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아, 결국 등기이사와 같은 책임을 지니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규모가 작지만 다수의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는 기업의 오너라면 등기이사로서의 장점이 있을 수 있지만, 삼성전자의 상황에는 당장 필요치 않다"고 의견을 밝혔다.

삼성전자 이사회는 사내이사 5명, 사외이사 6명 등 총 11명으로 구성돼 있다. 사내이사는 한종희 DX부문장, 경계현 DS부문장, 노태문 XM사업부장, 박학규 경영지원실장, 이정배 메모리사업부장이 맡고 있다. 사외이사는 김한조 하나금융나눔재단 이사장, 김선욱 이화여대 명예교수, 김종훈 Kiswe 모바일 회장, 김준성 싱가포르투자청 토탈리턴그룹 이사, 허은녕 서울대 공과대학 교수, 유명희 서울대 국제대학원 객원교수이며 이사회 의장은 김한조 사외이사다. 

사내이사는 신규 선임은 현 11명으로 구성된 이사회 논의를 통해 3월 열리는 주주총회에 제출할 의안을 확정한다. 삼성전자 이사회 정관에 따르면 이사회 총수는 3인 이상 14인 이하로 정하고 있어, 현 이사진 구성상 신규 선임이 가능한 상황이다. 

지난 5일 1심 판결에서 재판부가 검찰이 주장한 19개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함에 따라 이 회장은 등기이사로 합류할 명분이 생긴 것으로 평가됐다. 하지만 지난 8일 서울중앙지검이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장을 제출한 만큼, 이 회장의 사법 리스크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1심에서 무죄 판결로 2심 판결까지 좀 더 시간이 단축될 수는 있지만, 이 회장이 당분간 법정을 오가야 하는 만큼 등기이사를 맡기에는 부담감이 클 수밖에 없다는 해석이다. 

이재용 회장이 5일 1심 판결을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 들어서고 있다. (사진=채윤정 기자)
이재용 회장이 5일 1심 판결을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 들어서고 있다. (사진=채윤정 기자)

지난 2022년 광복절 특별사면과 회장 승진이 이뤄지면서 재계에서는 이 회장이 등기이사에 복귀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봤다. 그러나 사법 리스크가 존재하는 상황을 고려, 등기이사로 복귀하지 않고 미등기임원으로 남아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그가 '삼성전자 부당 합병' 의혹 등으로 기소됐는데 이에 대한 혐의를 완벽하게 벗지 못한 상태에서 등기이사에 오르면 향후 비즈니스를 전개하는 데 있어 여러 문제가 발생할 여지가 있다"며 "이 경우 (등기이사 복귀는) 회사 경영에 오히려 부정적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등기이사 복귀가 이 회장의 경영활동 범위를 제한할 수 있다는 시각도 나온다.

이 회장은 현재 삼성그룹 전체의 먹거리를 찾고 있는데, 삼성전자에 국한해 이사회에 참여한다면 오히려 그의 역할을 축소시킬 수 있다는 해석이다. 설 연휴 기간 그가 방문한 곳이 삼성전자 사업장이 아니라, 삼성SDI의 말레이시아 배터리 공장이었다는 점도 이를 방증한다.

한편, 삼성전자 이사회 멤버 중 김선욱 사외이사와 김종훈 사외이사는 3월 22일부로 임기가 만료된다. 동일 상장법인서 6년 재직한 사외이사는 임기를 연장할 수 없는 만큼, 2018년부터 사외이사 활동을 한 두 사람의 자리는 새로운 사외이사가 채울 것으로 보인다.

현재 신제윤 전 금융위원장이 삼성전자 신임 사외이사 후보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2019년부터 맡아왔던 롯데손해보험 사외이사를 최근 자진 사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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