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원성훈 기자
  • 입력 2024.02.19 15:24

'하위 20% 명단'에 비명계·친문계 다수 포함 시 공천 갈등 절정 달할 듯

이재명(왼쪽 다섯 번째) 민주당 대표가 19일 국회에서 열린 '인재영입식'에 참석해 영입한 '인재들'과 함께 주먹을 꼭 쥐고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사진제공=민주당)
이재명(왼쪽 다섯 번째) 민주당 대표가 19일 국회에서 열린 '인재영입식'에 참석해 영입한 '인재들'과 함께 주먹을 꼭 쥐고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사진제공=민주당)

[뉴스웍스=원성훈 기자]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민주당 비공개 회의체에 참석해 공천 관련 논의를 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임혁백 민주당 공천관리위원장이 이 대표의 '밀실공천' 논란을 인정하고 컷오프(공천배제) 후보로 언급된 현역 의원에게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는 보도가 19일 나오면서부터다.

여기에 일부 여론조사에서 현역 의원을 배제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4선의 홍영표 민주당 의원을 비롯한 친문재인계 현역이 다수 제외된 '후보 적합도 여론조사'가 실시된 것이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이에 대해 당 안팎에선 이번에 여론조사에서 배제시킨 의원들은 '현역 의원 평가 하위 20% 대상자'로 분류된 의원으로서 결국 이번 공천에서 컷오프 시킬 대상이 아니냐는 시각이 적잖게 제기되는 상태다.  

대표적인 비명계로 꼽히는 4선의 홍영표 의원의 경우 그의 지역구인 인천 부평을에서 그를 제외하고, 비례대표 초선인 이동주 의원과 영입 인재 4호인 박선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 등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가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경기 부천병에서는 일부 문항에서 현역 4선인 김상희 의원이 빠지고 친이재명계로 꼽히는 이건태 당 대표 특보 등이 포함된 여론조사가 실시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이 대표로부터 불출마 권유를 받았다고 공개했던 문학진 전 의원도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전국 여러 지역에서 '해괴한 여론조사'가 진행됐다고 주장했다.

문 전 의원은 자신이 출마하려는 경기 광주시을에서 예비후보 4인 중 자신과 신동헌 전 광주시장을 제외하고 안태준 당대표 특별보좌역, 박덕동 전 경기도의회 의원 2인만 넣은 여론조사가 실시됐다고 폭로했다.

그는 "서울 영등포구에 위치한 지식디자인연구소에서 시행하는 정치현안조사라고 하면서 각종 지표에서 1, 2위를 보이고 있는 두 후보를 제외하고 3, 4위 후보만 넣어 조사가 진행됐음을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초현실적 여론조사 실시하는 민주당에 묻는다"며 "이렇게 설문 문항을 작성한 단위가 어디인지 밝혀라"라고 요구했다. 

비이재명계 재선인 송갑석 의원의 지역구인 광주 서갑에서도 송 의원이 제외된 채 정은경 전남대 의대 교수와 하헌식 국민의힘 후보, 이낙연 개혁신당 공동대표 3명만의 가상 대결을 전제로 한 여론조사가 시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더해 이인영(서울 구로갑)·노웅래(서울마포갑) 의원 등을 배제한 여론조사도 돌았다. 노 의원은 불법자금 수수 혐의로 기소됐지만 출마를 감행하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민주당은 이 같은 논란에 대해 즉시 반박에 나섰다. 

권칠승 수석대변인은 이날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이 대표가 당 비공개 회의체에 참석해 공천 관련 논의를 하고 있다는 보도에 대해 "그런 회의에 참석한 분들이 없고, 전혀 확인이 되고 있지 않다"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언론에 보도가 있어서 회의에 참석한 분들이 있는지 내부적으로 확인해 봤지만 그런 분을 찾을 수 없었다"고 부인했다.

전국 곳곳에서 일부 현역 의원을 뺀 여론조사가 나오는데 대한 질문에는 "공천 시기에 다양한 선거 전략 등을 위해 다양한 조사들이 행해지는 것이 일반적이긴 하다"며 "구체적 설문 내용이나 방식은 공천 관련 기구에 문의하면 정확히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즉답을 피했다. 

'여론조사를 당에서 진행한 것이 맞다는 말이냐'란 질문에는 "당에서 진행한 것인지 다른 곳에서 한 건지 구별해 내기가 어렵다"며 "여러가지 여론조사와 공천 심사 이런 것들은 당무와 좀 분리돼있어 확인해 드리기 어렵다"고 피력했다. 

당내 갈등의 뇌관인 '현역 의원 평가 결과 하위 20% 통보'도 개별적으로 시작될 것으로 알려지면서 공천 잡음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현역 평가 하위 20% 명단에 비이재명계나 친문계 다수가 포함될 경우 공천 갈등은 최절정에 달할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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