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김상우 기자
  • 입력 2024.02.19 16:28

유통업계, 광고 내리고 이벤트 조기 종료

파리바게뜨는 이달 이강인 선수를 앞세운 '슛돌이 크림빵'을 출시했다. (사진제공=SPC그룹)
파리바게뜨는 이달 이강인 선수를 앞세운 '슛돌이 크림빵'을 출시했다. (사진제공=SPC그룹)

[뉴스웍스=김상우 기자] 아시안컵에서 발생한 이강인 선수의 돌발행동이 일파만파 불거진 가운데, 그를 광고모델로 기용한 업체들까지 불똥이 튀고 있다. 다만, SPC그룹은 이강인 소속팀 ‘파리 생제르맹’과 계약한 것이라며 이번 논란과 선을 그었다. 

19일 SPC그룹 관계자는 이강인 논란과 관련해 “생제르망과 (홍보 마케팅) 계약을 했고, 이강인 선수와의 별도 계약은 없다”며 “개인과 스폰서십을 해야 (광고 모델) 수정을 검토할지 결정할 수 있는 문제”라고 말했다.

앞서 SPC그룹은 지난해 11월 프랑스 인기 축구구단인 파리 생제르맹과 공식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글로벌 스포츠 마케팅에 나선다고 밝혔다. 파트너십 이후에는 국내 최대 베이커리 브랜드 ‘파리바게뜨’를 앞세우면서 이강인의 경기를 현지 관람할 수 있는 VIP 티켓과 여행상품권 증정 이벤트를 벌였다.

지난달에는 파리 생제르맹 축구공 케이크를 출시해 관련 마케팅을 이어갔다. 케이크를 구입하면 이강인을 포함한 구단 인기 선수들의 모습을 담은 포토카드를 받아볼 수 있다. 이달 초에는 ‘슛돌이 크림빵’ 2종을 출시하기도 했다. 이강인은 지난 2007년 만 6살의 나이에 예능 프로그램인 ‘날아라 슛돌이’ 3기에 출연해 국민적 사랑을 받은 바 있다.

SPC그룹 측은 이강인과 관련한 계약이 없다고 한발 물러났지만, 이러한 사례를 종합해볼 때 관련 마케팅을 이어가기 힘들 전망이다. 이강인을 연상시키는 상품의 부분 수정도 불가피해진 상황이다.

이강인을 대표 모델로 기용한 KT와 아라치 치킨은 SPC그룹보다 타격이 크다. 아라치 치킨은 최근 자사 홈페이지에서 이강인 선수 광고 영상을 삭제했다. 아라치 치킨은 장류·소스업체인 삼화식품이 만든 프랜차이즈다. 지난해 1월부터 이강인 선수를 광고모델로 발탁해 창업 설명회를 진행할 정도로 마케팅에 공을 들였다. 지난해 12월에는 크리스마스 특수를 겨냥해 이강인의 모습을 담은 한정판 포장박스를 공개하는 등 광고비에 5억원가량을 지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라치 치킨 광고 화면 캡쳐.(출처=아라치 치킨)
아라치 치킨 광고 화면 캡쳐.(출처=아라치 치킨)

KT는 전국 대리점·판매점에 이강인을 광고모델로 한 삼성전자 ‘갤럭시 S24 시리즈’ 프로모션 포스터를 부랴부랴 내렸다. KT 측은 “구매 혜택 프로모션 종료에 따른 조치”라 설명했지만 프로모션이 끝나기 전에 포스터를 조기 철거한 것이다. KT는 이강인이 2019년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에서 ‘골든볼’을 수상한 뒤 그를 6년 동안 광고모델로 기용해왔다.

이강인을 ‘FC온라인’ 모델로 내세운 넥슨 역시 몸살을 앓고 있다. FC온라인 측은 지난달 18일부터 ‘재벌 구단주의 슛돌이 라이프’, ‘매치 플레이2’ 등의 이벤트에 이강인을 형상화한 캐릭터를 사용 중이다. 

이강인은 과거 에어컨·휴대전화(LG), 스포츠용품(아디다스) 모델로도 나선 바 있다. 광고계에서는 KT와 넥슨이 이강인에게 지급한 광고비는 10억원 이상으로 알려졌다. 만약 이들 회사가 이강인에게 위약금을 물리게 되면 50억원 이상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위약금은 비공개 사안이라 구체적 내용을 알 수 없지만, 통상 계약서를 통해 법령 위반이나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면 광고비의 2~3배 이상의 금액을 지불하는 것으로 명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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