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허운연 기자
  • 입력 2024.02.21 15:51

복지부 "수급 추계 방법 설명한 것…'생산성 떨어진다' 등의 발언 안 했어"

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이 20일 의사 집단행동 중앙사고수습본부 회의 내용을 브리핑하고 있다. (사진제공=보건복지부)
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이 20일 의사 집단행동 중앙사고수습본부 회의 내용을 브리핑하고 있다. (사진제공=보건복지부)

[뉴스웍스=허운연 기자] 여성 의료인들이 의대 증원 관련 필요성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박민수 보건복지부 제2차관이 성차별 발언을 했다고 비판하며 공개 사과를 요구하고 나섰다.

앞서 박 차관은 20일 브리핑 과정에서 의대 정원 2000명 증원 이유 중 하나인 2035년 의사 1만명 부족 관련 근거에 대해 "추계는 상당히 과학적으로 이뤄졌다. 여성 의사 비율의 증가, 남성 의사와 여성 의사의 근로시간 차이, 이런 것까지 모두 집어넣어서 분석했다"고 말했다.

이 발언을 두고 '여성 의사가 많아져 의사 수가 부족해졌고, 그래 의대 증원이 필요하다'고 해석되면서 '성 차별적 발언'이라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서울의대 함춘여자의사회는 21일 성명서를 내고 박 차관의 발언에 대해 "강하게 밀어붙이고 있는 의대 증원을 합리화하기 위한 궁색한 논리로 보인다"며 "총선에 유리하게 성과를 내야 한다는 조급함으로 의료 현장을 무시하고, 여의사의 능력이 부족하다는 성차별적인 시각까지 동원해서 정책을 밀어붙여서는 안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2021년 자료를 보면 의사 13만7716명 중 여의사는 3만5534명으로 25.8%를 차지하고 있고, 의대생의 35.1%가 여학생"이라며 "격려는 못할망정 제대로 일을 못할 것이기에 더 많은 의대 증원이 필요하다는 논리로 이용하는 것은 좌시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이화여자대학교 의과대학 학생회도 입장문을 통해 "해당 발언은 여성 의료인 전체에 대한 공격"이라며 "여성 의사의 근로시간이 적기 때문에 의료 인력으로써의 효율이 떨어진다는 발언은 여성과 남성을 동등한 인력으로 간주하지 않는 성차별적 시각으로, 이를 증원의 근거로 삼는 것은 합리적인 사고로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국여자의사회도 전날 "박 차관의 발언은 여성 의사의 전문성과 노력을 폄하하고 성별에 따른 차별적인 시각을 조장한다. 여성 의사들이 겪고 있는 다양한 어려움과 도전을 외면하고, 성별 간 평등을 추구하는 사회적 노력에도 역행하는 것"이라며 사과를 촉구했다.

한편 복지부는 "박 차관이 수급추계는 다양한 객관적 지표를 반영해 과학적 방식으로 정교하게 수행한다는 설명을 위해 남녀 의사의 비율이나 근로시간 차이 등의 가정도 분석한다고 답변한 것으로, '여성 의사의 생산성이 떨어진다'라거나 '근무시간이 적은 여성 의사가 늘어 의사가 부족하다'는 내용의 발언은 한 사실은 없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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