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정민서 기자
  • 입력 2024.02.23 09:17

브라질-현대차그룹, 친환경·수소·미래산업 포괄적 협력 논의
상파울루 주지사 면담 뒤, 현대차 브라질공장 방문해 현지 점검

22일(현지시간) 정의선(오른쪽) 회장이 룰라(가운데) 대통령, 제랄도 알크민 브라질 부통령을 만나 ‘N 비전 74’ 모형을 들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브라질 정부)

[뉴스웍스=정민서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이 브라질 시장 공략을 위해 오는 2032년까지 11억달러(약 1조5000억원)을 투자한다. 브라질은 현대차그룹의 유일한 중남미 생산거점으로 현대차 브라질 법인과 중남미 권역본부가 위치해 있다.

브라질을 방문 중인 현대차그룹 정의선 회장은 22일(현지시간)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브라질 대통령과 면담하고, 현대차 브라질 법인과 현지 파트너사들이 수소 등 친환경 분야, 미래 기술에 2032년까지 11억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브라질 브라질리아 대통령 집무실에서 진행된 룰라 대통령과 정 회장의 면담에는 제랄도 알크민 브라질 부통령 겸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호세 무뇨스 현대차 사장 등이 동석했다.

브라질은 지난해 12월 브라질 탈탄소 부문에 투자하는 자동차 제조업체들에게 총 190억헤알(약 5조1000억원) 규모의 감세 및 보조금 혜택을 부여하는 ‘그린 모빌리티 혁신(MOVER) 프로그램’을 발표했고,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브라질 투자 계획이 잇따르고 있다.

정 회장은 브라질 정부의 탈탄소 정책에 대해 “친환경 에너지원을 연구하고 발전, 적용시키기 위한 브라질 정부의 노력을 잘 알고 있다”며 브라질 정부의 다양한 친환경 정책에 깊은 공감을 나타내고 “수소 및 친환경 모빌리티 분야에서 현대차그룹이 기여할 부분이 있으면 적극 참여하겠다”고 말했다.

◆AAM·SMR 협력 방안 모색…'그린모빌리티' 대응

정 회장은 현대차그룹이 미래 모빌리티 리더십 확보의 일환으로 시장 확대 및 기술 경쟁력 우위 확보를 추진 중인 AAM(미래 항공 모빌리티)과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SMR(소형모듈원전)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AAM이 브라질 교통환경에도 적합한 미래의 교통수단이라고 확신하며, SMR 분야도 협력 방안을 모색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은 미래 모빌리티 리더십 확보를 위해 AAM 기술 내재화 및 시장 생태계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미국에 AAM 독립법인 슈퍼널을 설립해 운영 중이며, 지난 1월 CES 2024에서는 2028년 상용화를 목표로 개발 중인 차세대 AAM 기체 'S-A2'의 실물 모형을 선보였다.

차세대 미래 에너지로 주목받고 있는 SMR 분야에서도 독자 기술력 확보와 사업화에 나서고 있다. 특히 미국의 원전 전문기업인 홀텍인터내셔널과 손잡고 미국의 첫 상용화 SMR 설계에 참여 중이다.

또한 현대차 '아이오닉 5'와 '코나 일렉트릭' 등 그룹의 전동화 차량을 투입, 브라질 시장에서 전동화 리더십 강화에 나선다. 더불어 올해 양산 예정인 기아 'EV5'도 출시할 방침이다. 특히 그린 모빌리티 혁신 프로그램에 대한 대응의 일환으로 브라질 현지에 최적화된 하이브리드 FFV(혼합연료차량) 전용 파워트레인도 개발할 예정이다.

룰라(오른쪽) 대통령이 정의선 회장의 발언을 경청하고 있다. (사진제공=현대차그룹)

◆중남미 수소 네트워크…브라질 중심으로 전개 

룰라 대통령은 브라질 정부의 세제 개혁과 투자 환경 개선 등을 강조하면서 “친환경 수소분야와 기술 등에 투자할 현대차는 브라질에서 성장하고 있는 중요한 기업”이라고 말했다.

브라질 정부는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2005년 대비 50% 감축하고,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한다는 목표 아래 다각적인 친환경 정책을 펼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친환경 모빌리티 경쟁이 격화될 브라질 시장에서 수소 기술을 활용한 사업 기회를 모색하는 등 브라질 시장에서 새로운 도약을 위한 성장 방안을 적극 추진한다.

특히 중남미 지역 재생에너지 시장을 이끌고 있는 브라질을 중심으로 글로벌 수소 네트워크를 중남미까지 확장할 방침이다. 수소 상용차 신시장 개척 및 수소연료전지 시스템 공급 등 신사업을 발굴하고 수소 생태계 조성을 위한 그룹사간 협력 네트워크를 강화해 중남미 지역에서 수소를 활용한 새로운 사업을 적극 창출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지난해 말 브라질 현지에 중남미지역 수소사업 전담 조직을 신설하고 수소 시장을 적극 발굴하고 있다.

정의선(왼쪽에서 두 번째) 회장이 룰라 대통령, 제랄도 알크민 부통령 등 브라질 정부 관계자들과 면담하고 있다. (사진제공=현대차그룹)

◆상파울루대와 친환경 인재 육성 '맞손'

정 회장은 룰라 대통령 면담에 이어 카를로스 길베르토 칼리로티 주니어 상파울루대학 총장을 포함한 대학 관계자들을 만나, 친환경 분야 인재육성 및 산학협력 방안에 대해서 의견을 나눴다.

정 회장은 “다양한 친환경 분야에서 높은 수준의 경쟁력을 보유한 상파울루대학과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브라질의 청정 에너지 시장을 선도하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1934년 설립된 상파울루대학은 개교 이래 12명의 대통령을 배출하는 등 브라질 사회에 크게 기여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2016년 온실가스 혁신센터를 설립해 2세대 에탄올을 활용한 수소 생산을 비롯해 온실 가스 감축, 바이오 에너지 활용, 탄소 포집·저장 기술을 망라하는 다양한 친환경 관련 연구와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한편, 정의선 회장은 23일(현지시간) 타르치시오 드 프레이타스 상파울루주 주지사를 면담한 후, 현대차 브라질 공장을 찾아 생산 현장을 둘러보고, 중남미 사업 현황과 중장기 친환경 모빌리티 전략 등을 점검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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