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채윤정 기자
  • 입력 2024.02.23 16:44
곽노정 SK 하이닉스 대표이사가 23일 서울 성북구 안암동 고려대 인촌기념관 대강당에서 열린 ‘2023 전기 학위수여식’에서 특별강연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곽노정 SK 하이닉스 대표이사가 23일 서울 성북구 안암동 고려대 인촌기념관 대강당에서 열린 ‘2023 전기 학위수여식’에서 특별강연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뉴스웍스=채윤정 기자]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은 23일 고려대 졸업생들에게 “인공지능(AI) 시대에 적응하고 살아가는 것이 가장 큰 숙제”라며 “때로는 망가지기도 하고 절실한 마음으로 무장해 세상의 흐름에 올라타라”고 조언했다.

곽 사장은 고려대 재료공학과 84학번으로 이날 오전 서울 성북구 고려대 인촌기념관에서 개최된 '제117회 학위수여식 특별강연'에서 이 같이 밝혔다. 

그는 사실 본격적인 축사를 하기에 앞서 생성형 AI인 챗GPT가 만들어준 축사로 연설을 진행했다.

곽 사장은 준비해온 종이를 꺼내 보며 "고려대를 졸업한 선배로서 오늘 여러분과 함께 소중한 졸업식에 참석해 마음 깊은 축하 인사를 전한다"며 말을 시작했다. 그는 이어 "어떤 분야든 당당하게 앞으로 나아가고 새로운 가능성을 탐험하기를 바란다"며 잠시 뜸을 들였다. 

곽 사장은 "제가 조금 전 읽은 말이 너무 뻔하고 틀에 박혔다는 생각이 혹시 들지 않았냐"며 졸업생들에게 묻고 이는 '챗GPT가 만들어준 축사'라는 사실을 공개했다. 

그는 "전방위적인 AI 도입으로 기업 생리가 변하는 만큼 사회에 막 발을 딛는 후배들에게 선배로서 조언을 한다"며 과감하게 도전할 것, 해결책을 찾기 위해 깊이 몰입할 것, 절실하게 어려움을 극복할 것, 세상의 흐름과 소통할 것 등 4가지를 당부했다. 

곽 사장은 “2000년대 초 채권단 관리하에 있었던 SK하이닉스(당시 하이닉스반도체)는 언제 망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였다”며 “반도체 치킨게임의 고통을 온몸으로 느끼며 자신과 회사를 살리기 위한 어떤 방법이라도 찾아내야 했다”고 회상했다.

그는 “그런데 그 덕분에 공정 수를 대폭 축소해 원가를 줄이면서, 칩 내부 구조와 회로설계 혁신 등을 통해 세계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D램을 만들어냈다”고 말했다.

곽 사장은 "돌이켜 보니 신입사원으로 고민의 깊이가 얕아 이룰 수 없는 목표라고 느끼지 않았나 싶다”며 “해결책을 찾기 위해 깊게 고민하고 몰입하면 그런 노력을 마법 같은 결과로 돌려받는 순간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날 학위수여식의 시작부터 끝까지 자리를 지킬 만큼 모교 후배들에 깊은 애정을 보였다. 그는 지난해 11월에도 학생들을 대상으로 ‘메모리 반도체의 비전과 인재 육성’을 주제로 특별 강연을 진행하기도 했다.

곽 사장은 당시에 "학생들이 반도체에 이해가 깊고 많은 열정을 가지고 있다고 느꼈다"며 "미래가 기대되고 든든한 마음이 들었다"며 모교 학생들을 만난 감회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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