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채윤정 기자
  • 입력 2024.02.26 19:34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 손경식 경총 회장, 27일 새로운 무역협회장에 선임될 윤진식 전 산업자원부 장관. (사진제공=각 단체)
최태원(왼쪽부터) 대한상의 회장, 손경식 경총 회장, 27일 새로운 무역협회장에 선임될 윤진식 전 산업자원부 장관. (사진제공=각 단체)

[뉴스웍스=채윤정 기자] 국내 주요 경제단체의 수장이 연임과 교체를 통해 리더십을 새롭게 정비한다. 또한 이들 단체의 부회장들도 잇따른 자리 교체를 예고하면서 경제단체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26일 경영계에 따르면,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회장은 21일 개최된 정기총회에서 4 연임에 성공했으며, 29일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 회장은 서울상공회의소 의원총회에서 차기 회장으로 재추대된 후 다음 달 21일 임시 의원총회에서 대한상의 회장 연임을 확정 짓는다.

반면, 한국무역협회(무역협회)는 구자열 회장이 'LS그룹 이사회 의장에 전념하겠다'며 연임을 고사하면서 27일 열리는 정기총회에서 차기 회장으로 추대된 윤진식 전 산업자원부 장관이 새 회장에 오르게 된다. 

부회장들도 잇따라 물러난다. 경총은 이동근 상근부회장이 재신임됐으나, 차동석 LG화학 사장이 비상근부회장으로 새롭게 선임됐다. 또한 정만기 무역협회 상근부회장과 우태희 대한상의 상근부회장도 각각 사의를 표명하면서 새로운 상근부회장이 선임될 전망이다. 

CES 2024 개막날인 1월 9일(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LVCC) 중앙홀에 마련된 SK 전시관에서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AI 포춘텔러'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제공=SK그룹)
CES 2024 개막날인 1월 9일(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LVCC) 중앙홀에 마련된 SK 전시관에서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AI 포춘텔러'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제공=SK그룹)

◆정만기 무협 부회장·우태희 대한상의 부회장 '교체' 

구자열 무역협회 회장은 3년 임기가 끝나면서 임시 회장단 회의에서 물러날 뜻을 밝혔다. 구 회장은 지난 13일 개최된 임시 회장단 회의에서 “LS그룹이 투자 증권 회사 인수, 새만금 이차전지 공장 투자 등 공격적으로 투자를 확대하는 시기에 이사회 의장으로서 역할에 집중할 필요성이 높다”면서 “한일 경제계 교류 확대를 위한 역할과 고려대 발전위원장 등 챙겨야 할 일들이 많아 무역협회 회장에 더 이상 전념하기 어렵다"는 의사를 밝혔다. 

지난 19일 개최된 무역협회 회장단회의 및 이사회에서 윤진식 전 산업자원부 장관을 새로운 회장으로 선임하는 안이 결정됐다. 오는 27일 정기총회에서 윤 전 장관이 공식 선임되면 무협은 김영주 전 회장 이후 3년 만에 관료 출신이 회장직을 맡게 된다. 

정만기 무역협회 상근부회장도 연임하지 않고 물러날 뜻을 내비쳤다. 

무역협회 관계자는 "상근부회장 임기가 3년인데 정만기 부회장은 이관섭 대통령 비서실장의 보궐로 무협에 들어왔다. 정 부회장은 1년 반 정도 부회장을 맡은 것이어서 두 분이 합해 3년이 돼 임기를 채웠다"며 "상근 부회장은 신임 회장이 추천하는 데, 정 부회장은 이미 떠날 결심을 굳힌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차기 무협 상근부회장에는 이인호 전 한국무역보험공사 사장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이 전 사장은 산업부 관료 출신으로, 지난 2019년부터 지난 1월까지 5년간 한국무역보험공사를 경영해왔다. 

최태원 서울상공회의소 회장 겸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29일 열리는 서울상공회의소 의원총회에서 서울상의 회장에 재추대된다. 대한상의 회장은 서울상의 회장이 맡는 것이 관례로 사실상 최 회장의 대한상의 회장 연임이 거의 확정된 상황이다. 

최 회장은 지난달 개최된 '2024 경제계 신년 인사회'에서 "(대한상의 회장 연임을) 하라면 더 해야죠"라고 말하면서 연임을 시사한 바 있다. 

최 회장은 4대 그룹 총수 중 처음으로 대한상의 회장을 맡아 3년간 이끌어왔는데, 정부와 적극적인 소통을 진행해 '가교 역할'을 제대로 했을 뿐 아니라 신기업가 정신을 확산시키면서 재계 대표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는 평가가 제기된다. 특히 2030년 부산세계박람회(엑스포)를 유치하기 위해 정부와 한 팀을 이뤄 엑스포 유치에 적극 나선 행보도 주목받고 있다. 

최 회장은 대한상의를 향후 3년간 이끌기 위해 새로운 운영 방안을 구상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우태희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은 물러난다. 그는 2020년 2월 취임해 임기 4년을 마쳤고, 최근 효성중공업의 중공업 부문 대표이사로 내정됐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효성중공업 대표로 내정된 만큼 우태희 부회장은 물러나겠다는 입장을 이미 밝힌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우 부회장의 후임으로는 박일준 전 산업통상지원부 제2치관이 거론되고 있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21일 열린 정기총회에서 손경식 회장의 2년 연임을 결정했다. (사진제공=경총)
한국경영자총협회는 21일 열린 정기총회에서 손경식 회장의 2년 연임을 결정했다. (사진제공=경총)

◆차동석 LG화학 사장, 경총 부회장단 합류

손경식 경총 회장은 21일 열린 정기총회에서 2년 연임이 결정되면서 4연임에 성공했다. 손 회장은 회원사들의 만장일치로 연임됐다. 

경총 관계자는 "그는 2018년 취임 후 기업 입장을 적극 대변해 왔으며, 지난해 혼신의 힘을 다해 노조법을 저지하고 수년간 최저임금 안정화에도 큰 성과를 냈다는 평가를 받아 만장일치로 연임됐다"고 말했다. 

손 회장은 향후 계획에 대해 불합리한 노동 관행을 개선하기 위해 '노동개혁추진단'을 구성하고, 처벌보다 예방에 초점이 맞춰질 수 있도록 중대재해처벌법 보완이 필요해 '중대재해지원센터'를 설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비상근부회장 22명과 감사 등 임원은 회장 추천을 거쳐 재선임됐지만, LG화학 차동석 사장이 비상근부회장으로 신규 선임되면서 그가 어떠한 역할을 맡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밖에 류진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 회장은 지난해 8월 회장직에 올랐다. 임기는 2년이며 연임은 제한 없이 가능하다.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은 지난해 4선에 성공했고, 최진식 한국중견기업연합회 회장의 임기는 내년 2월까지다. 

한편, 재계에서는 올해 4월 10일 총선, 11월 미국 대선 등 굵직한 정치 이벤트가 있는 만큼, 경제단체들의 목소리가 중요해졌다는 시각이 나온다. 또 러시아-우크라이나 및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등이 계속 이어지면서 국내외 불확실성도 더욱 증폭되고 있다.

특히 최근 경제단체는 많은 기업이 신규로 가입하고 있어 그 중요성이 더욱 커지는 상황이다. 지난 16일 포스코홀딩스, 에코프로, 아모레퍼시픽, 매일유업, 웅진, KG모빌리티, 한미사이언스·약품 등 20개 기업이 한경협에 가입했고, 지난 21일 쿠팡, 유한양행, 동아 ST 등 10개 기업이 경총에 합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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