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채윤정 기자
  • 입력 2024.02.27 11:00
HBM3E 12H D램 제품 이미지. (사진제공=삼성전자)
HBM3E 12H D램 제품 이미지. (사진제공=삼성전자)

[뉴스웍스=채윤정 기자] 삼성전자가 업계 최초로 12단 적층(12H)의 36GB 'HBM3E(5세대 HBM)' 개발에 성공하고 고용량 HBM(고대역폭 메모리) 시장 선점에 나선다. HBM 12단 적층 D램을 개발한 것은 삼성전자가 처음이다.

삼성전자는 24Gb D램 칩을 TSV(실리콘 관통 전극) 기술로 12단까지 적층해 업계 최대 용량인 36GB HBM3E 12H를 구현했다고 27일 밝혔다. 현재 HBM3E 12H의 샘플을 고객사에게 제공하기 시작했으며 상반기 양산할 예정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AI 시대에 데이터가 늘어나면서 고용량 HBM이 필요해지게 된다"며 "12단으로 쌓으면 용량이 더욱 커지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HBM3E 12H는 초당 최대 1280GB의 대역폭과 현존 최대 용량인 36GB을 제공해 성능과 용량 모두 전작인 HBM3(4세대 HBM) 8H(8단 적층) 대비 50% 이상 개선된 제품이다.

삼성전자는 'Advanced TC NCF'(열압착 비전도성 접착 필름) 기술로 12H 제품을 8H 제품과 동일한 높이로 구현해 HBM 패키지 규격을 만족시켰다. 'Advanced TC NCF' 기술을 적용하면 HBM 적층수가 증가하고, 칩 두께가 얇아지면서 발생할 수 있는 '휘어짐 현상'을 최소화할 수 있는 장점이 있어 고단 적층 확장에 유리하다.

삼성전자는 NCF 소재 두께도 지속적으로 낮춰 업계 최소 칩간 간격인 '7마이크로미터'를 구현했다. 이를 통해 HBM3 8H 대비 20% 이상 향상된 수직 집적도를 실현했다.  

삼성전자가 개발에 성공한 HBM3E 12H는 AI 서비스의 고도화로 데이터 처리량이 급증하는 상황 속에서 AI 플랫폼을 활용하는 다양한 기업에 적합한 솔루션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성능과 용량이 증가한 이번 제품을 사용할 경우 GPU 사용량이 줄어 기업들이 총소유비용(TCO)을 절감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서버 시스템에 HBM3E 12H를 적용하면 HBM3 8H를 탑재할 때 보다 평균 34% AI 학습 훈련 속도 향상이 가능하며, 추론의 경우에는 최대 11.5배 많은 AI 사용자 서비스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상품기획실장 배용철 부사장은 "삼성전자는 AI 서비스를 제공하는 고객사의 고용량 솔루션 니즈에 부합하는 혁신 제품 개발에 힘쓰고 있다"며 "앞으로 HBM 고단 적층을 위한 기술 개발에 주력하는 등 고용량 HBM 시장을 선도하고 개척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HBM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경쟁 중인 SK하이닉스는 지난 1월부터 8단 적층 HBM3E 생산에 돌입했으며, 상반기 중 본격 양산에 나설 예정이다. 

HBM3E를 엔비디아에 공급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가까운 시일 내 엔디비디아에서 인증을 받아 본격 양산을 진행하고, 제품 공급도 추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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