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원성훈 기자
  • 입력 2024.02.27 11:56

"세 개 비례의석 갖게 되면 또 다른 친명횡재"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지난 26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제공=국민의힘)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지난 26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제공=국민의힘)

[뉴스웍스=원성훈 기자]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27일 "망령으로 떠돌았어야 할 경기동부연합이 유력한 원내 정치 세력이 되는 것에 대해 민주당은 국민에게 분명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질타했다. 

윤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민주당과 진보당이 참여하는 비례연합정당을 겨냥해 이같이 쏘아붙였다. 

여기에서 '망령으로 떠돌았어야 할 경기동부연합'이라는 표현은 칼 마르크스와 프리드리히 엥겔스에 의해 집필된 공산주의자들의 최초의 강령적 문헌인 '공산당 선언'의 머리글에 나오는 표현을 패러디한 것으로 보인다. 공산당 선언의 머리글에는 '하나의 유령이, 공산주의라는 유령이 유럽에 떠돌고 있다'고 씌여있다.

이 문장은 '공산당 선언'의 마지막 구절인 '공산주의 혁명에서 프롤레타리아가 잃을 것은 족쇄뿐이고 그들이 얻을 것은 전 세계이다. 만국의 노동자여, 단결하라'라는 구호와 함께 역사적 정치적 수사에 자주 인용된다. 

윤 원내대표의 이 같은 발언은 경기동부연합이라는 조직은 이미 죽어서 망령이 됐어야 할 조직이라는 의미를 내포한 것으로 읽혀진다. 경기동부연합은 대한민국의 NL(민족해방) 계열 운동권 정치 집단이다. 대체적으로 1980년대 후반부터는 '비주사파 NL세력'은 '주사파 NL세력'에 흡수돼 소멸하고 현재는 '주사파NL세력'으로 단일화된 것으로 평가된다. 2013년 통합진보당 내란선동 사건의 주축으로, 현재의 진보당을 실질적으로 주도하고 있다.

윤 원내대표는 "2013년 통합진보당 내란 선동 사건의 주축이었던 경기동부연합은 종북세력의 대명사로 국민들의 뇌리에 각인됐다"며 "성남에서 학생운동 조직을 구성할 때부터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부정하고 북한의 독재정권을 숭배하는 반국가세력 색채가 짙었다"고 평가했다.

이어 "헌법재판소에서 통진당 해산 명령을 내렸을 때 경기동부연합이란 이름도 역사 속으로 사라졌어야 마땅했다"며 "그런데 이후 경기동부연합은 끈질긴 시도 끝에 민주노총과 진보당을 통해 다시 세력화에 성공했단 것이 언론의 일관된 분석"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지난 대선 때 진보당 후보가 얻은 득표는 0.1%에 불과했다"며 "이번에 민주당과의 거래로 세 개의 비례의석을 갖게 되면 21대 총선에서 열린민주당이 5.42%를 얻어 세 석을 확보한 것과 비교할 때 또 다른 친명횡재"라고 힐난했다.

계속해서 "더욱이 경기동부연합 특유의 조직력을 생각하면 울산 북구 이외 지역에서도 진보당 후보가 단일화를 통해 당선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보수든 진보든 종북이란 시대착오적 이념을 가진 세력이 원내에서 영향력을 갖길 바라는 대한민국 국민은 없다"고 단언했다.

끝으로 "경기동부연합의 국회 진입은 준연동형 비례대표제가 민주화 이후 최악의 퇴행적 선거제임을 입증하는 일이 될 것"이라고 성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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