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명수 기자
  • 입력 2024.02.27 12:23

[뉴스웍스=박명수 기자] 유럽 국가들이 우크라이나 지원을 위해 직접 군대를 파병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히면서 3년째로 접어든 우크라이나 전쟁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 러시아의 직접 충돌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6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로베르트 피초 슬로바키아 총리는 이날 오전 자국 TV 연설에서 나토 및 유럽연합(EU)의 일부 국가가 우크라이나에 군대를 파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피초 총리는 "우크라이나에 자국 군대를 보내고 싶어 하는 나토 및 EU 국가들의 양자 협정이 곧 실시될 가능성이 있으며 이에 대해 우리는 심각한 안보 위협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발언은 이날 프랑스 파리에서 유럽 각국 지도자와 북미 장관급 인사 20여명이 참석한 우크라이나 지원 국제회의를 앞두고 나왔다.

피초 총리는 이 회의를 "전투 회의"라고 지칭하며 유럽 국가들이 실제로 군대 파병을 결정하면 "엄청난 긴장의 고조"로 이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피초 총리는 지난해 총선에서 우크라이나 지원 반대 여론을 등에 업고 4번째 총리직에 오른 친러시아 인사다.

실제로 파리 회의를 주최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이날 회의에서 지상군 파병에 대한 합의는 없었으나 이를 배제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그간 미국을 비롯한 나토의 주요국 수장들은 우크라이나에 무기와 경제적 지원을 제공하면서도 자칫 더 큰 전쟁으로 번질 수 있는 러시아와의 직접적인 군사 충돌은 피해 왔다.

유럽의 파병 가능성을 시사한 피초 총리의 발언에 러시아는 유럽이 우크라이나에 군대를 보내면 러시아와 나토 간의 직접적인 충돌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하고 나섰다.

콘스탄틴 가브릴로프 빈 주재 유엔안보협력기구 러시아 대사는 이날 관영 스푸트니크 통신에 "나토와 러시아 간의 직접적인 충돌로 변할 수 있는 분쟁 위험 확장의 결과는 매우 예측 불가능할 수 있다"며 "유럽의 시민들이 유럽에서도 전쟁이 벌어지는 것을 원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우리 국가 역시 이를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자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맞댄  폴란드, 체코 등 동유럽 국가들은 파병 계획이 없다며 선을 긋고 나섰다.

페트르 피알라 체코 총리는 관련 질문에 "체코 공화국은 우크라이나에 어떤 군인도 보낼 준비를 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은 "이번 회의에서 나토 국가들이 파병에 대해 각기 다른 의견을 냈으며 어떤 결정도 내리지 않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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