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원성훈 기자
  • 입력 2024.02.28 09:59

"민주당 나가지만, 민주당 가치·정신 끝까지 가슴속에 담아둘 것"

설훈 민주당 의원이 28일 국회소통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민주당 탈당을 선언하고 있다. (사진=원성훈 기자)
설훈 민주당 의원이 28일 국회소통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민주당 탈당을 선언하고 있다. (사진=원성훈 기자)

[뉴스웍스=원성훈 기자] 비명계(비이재명계) 핵심 의원인 설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8일 탈당을 선언했다.

설 의원은 이날 국회소통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오늘 저는 40여 년 동안 몸담고 일궈왔던 민주당을 떠나고자 이 자리에 섰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지난 23일, 저는 이 자리에서 제가 하위 10%에 들어감을 밝히고 탈당을 암시했었다. 저는 감히 무소불위의 이재명 대표를 가감 없이 비판했다는 이유로 하위 10%를 통보받았고, 지금까지 제가 민주당에서 일구고 싸워온 모든 것들을 다 부정당했다"고 밝혔다. 

더불어 "또한 지난 4년간 국민과 부천시민을 위해 일했던 모든 것들이 이 대표를 비판했다는 이유로 모두 물거품이 되어 날아가 버렸다"며 "국민의 더 나은 삶을 위해 지역구를 누비고, 밤낮을 바꿔가며 고군분투했던 4년이라는 시간이 단순히 이 대표를 비판했다는 이유로 아무 의정활동도 하지 않는 하위 10%의 의원이라고 평가절하되며 조롱당했다"고 회고했다.

그러면서 "저는 1980년 김대중 전 대통령을 만나고 민주당을 세우고 민주당의 국회의원으로서 지금까지 살아왔다. 지난 40여 년의 세월이 아직도 주마등처럼 아른거린다"며 "모진 고문과 함께 군부독재와 맞서 싸우며, 김대중 전 대통령을 당선시키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탄핵에서 지켜내고, 문재인 전 대통령의 안정적 국정운영을 도왔다"고 자평했다.

설 의원은 '민주당의 정신'에 대해서도 거론했다. 그는 "지난 40여 년 동안 민주당이 버텨왔던 원동력은, 그리고 국민이 민주당을 신뢰했던 이유는 바로 민주당의 민주화가 제대로 작동됐기 때문"이라며 "다양한 목소리를 배제하지 않고, 통합과 화합의 정신으로 결과를 도출해나가며, 대화와 타협으로 당을 이끌어왔다"고 피력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작금의 민주당은 다르다. 이제 민주당은 이러한 민주적 공당(公黨)이 아니라 이재명 대표의 지배를 받는 전체주의적 사당(私黨)으로 변모됐다"며 "이재명 대표는 연산군처럼 모든 의사결정을 자신과 측근과만 결정하고, 의사결정에 반하는 인물들을 모두 쳐내며, 이재명 대표에게 아부하는 사람들만 곁에 두고 있다"고 개탄했다.

설 의원은 '윤석열 정부에 대한 비판'도 이어갔다. 그는 "윤석열 검찰 독재가 국민의 입을 막고, 귀를 닫으며 온갖 어리석은 짓을 저지르고 있다. 물가는 오르고 민생은 힘들고 국민의 삶은 피폐해져 가고 있다"며 "하지만 지금의 민주당은 전혀 국민께 대안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현실을 부끄러워해야 하지만, 이 대표는 아무런 책임조차 느끼지 못하고 있다"고 성토했다.

아울러 "이 대표에게 정치는, 그리고 민주당은 자기 자신의 방탄을 위한 수단일 뿐이다. 윤석열 정권에 고통받는 국민은 눈에 보이지 않고, 그저 자신이 교도소를 어떻게 해야 가지 않을까만을 생각하며 당을 운영하고 있다"고 직격했다. 

설 의원은 자신의 결심을 밝혔다. 그는 "저는 이런 민주당을 이제 떠나고자 한다. 국민이 아닌 이재명을, 민생이 아닌 개인의 방탄만을 생각하는 변화된 민주당에 저는 더이상 남아 있을 수 없다"며 "이제 민주당에는 김대중의 가치, 노무현의 정신이 모두 사라졌다. 마지막까지 이를 지키기 위해 싸웠지만, 돌아오는 것은 동료 의원들의 비난과 조롱, 그리고 하위 10%의 통보였다"고 규탄했다.

그러면서도 "하지만 포기하지 않겠다. 비록 민주당을 나가지만, 민주당의 가치와 정신은 끝까지 제 가슴속에 담아둘 것"이라며 "밖에서 민주당의 진정한 혁신을 위해 더욱 힘껏 싸우겠다. 다시 민주당이 옛날의 참된 민주정당이 될 수 있도록 외부에서 가차 없이 비판하겠다"고 예고했다. 

또한 "당당히 당선해 저 오만방자한 윤석열 검찰독재정권의 몰락을 위해 힘을 쏟겠다. 윤석열 정권의 거듭된 실정과, 무능, 전횡으로 고통받는 국민만을 바라보며 최전선에서 앞장서서 싸우겠다"며 "저 설훈, 박정희·전두환도 무너트렸다. 싸워 이긴 경험을 토대로 이번 윤석열 검찰독재도 당당히 싸워 이기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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