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채윤정 기자
  • 입력 2024.02.28 11:16
애플 로고. (사진=Flickr 캡처)
애플 로고. (출처=플리커)

[뉴스웍스=채윤정 기자] 애플이 지난 10년 동안 공을 들여온 자율주행 전기차 '애플카' 개발을 포기했다. 대신 '아이폰'과 같은 모바일 기기에 탑재되는 인공지능(AI) 분야에 더 힘을 쏟을 전망이다. 

블룸버그 통신·뉴욕타임스(NYT)등 외신들은 애플이 전기차 연구를 위해 운영해온 조직인 '스페셜 프로젝트 그룹'을 해산하며 애플카 개발을 포기했다고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같은 사실은 이 프로젝트에 참여 중인 2000명의 직원에게 이미 통보됐으며, 이들 중 많은 직원은 AI 부서로 이동하게 된다. 하지만 이 중 일부 직원은 다른 부서로 옮기거나 또 일부는 해고될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아직까지 정확한 해고 인원수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지난 2021년부터 애플카 프로젝트를 이끌어온 제프 윌리엄스 애플 최고운영책임자(COO)와 케빈 린치 부사장이 내부적으로 이 같은 방침을 결정함에 따라 이 같은 조치가 이뤄졌다. 

애플 고위 임원들은 애플카 프로젝트가 성공하는 데 큰 어려움이 있는 것으로 판단해 최근 몇 주간 개발 중단 결정을 내렸다. 

애플은 이미 2014년부터 '프로젝트 타이탄'이라는 타이틀을 걸고 애플카를 개발해왔지만 회사 전략이 변경되고 구조조정 등이 이뤄지며 계획이 지연돼 왔다. 

당초 애플카는 2025년 출시될 예정이었지만, 한차례 연기돼 2026년으로 미뤄졌다. 블룸버그 통신은 지난달 애플카 출시가 2028년까지 연기됐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당초 애플은 아직 자동차업체들이 구현하지 못했던 자율주행 최고 수준인 '레벨5'를 적용할 계획이었는데, 이 계획도 최근 고속도로에서만 완전 자율주행하는 '레벨4'로 수정된 상황이다. 

애플 내부에서는 애플카가 테슬라 모방 제품에 불과하다는 비판이 제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이 애플카 사업이 지연되자 애플카 프로젝트의 핵심을 맡은 인력들도 대거 회사를 떠났다. 프로젝트를 이끌어오던 더그 필드 책임자가 2021년 9월 포드자동차로 이직했고, 지난달에는 애플카 개발에 관여해온 DJ 노보트니 하드웨어 엔지니어링 부사장이 회사를 떠났다. 이외에 레이더 시스템 개발 수석 엔지니어 및 배터리 시스템 그룹의 엔지니어링 매니저 등도 다른 회사로 자리를 옮겼다.

블룸버그 통신은 애플은 당초 핸들 및 페달이 없는 자동차를 개발하려 했지만 이미 오래 전 그 개념을 포기한 상황이다. 특히 애플카 가격을 10만달러로 책정했지만 가격 대비 이익을 고객들에게 많이 제공할 수 없다는 점에서 우려가 제기돼 왔다. 

결국 투자 대비 이익이 크지 않을 것으로 판단했으며, 기술을 구현하는 데도 어려움이 많았다. 

이와 함께 전기차 시장이 지난 몇 년간 급성장하다 지난해부터 위축되고 있는 점도 애플카 사업 중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또 당초 완전자율주행 차량을 표방했던 테슬라도 당국 조사를 받으면서 완전자율주행 FSD 기능을 운전 보조장치로만 소개하고 있는 상황이다. 

애플은 지난 10년간 애플카 개발에만 100조원을 넘는 자금을 투입한 것으로 추산된다. 뉴욕타임스는 지난 5년간 애플이 새로운 기술 분야에 투입한 자금만 1130억달러(약 150조5386억원) 규모로 집계되며, 이 중 상당한 금액이 애플카 개발에 투입됐다고 보도했다. 뉴욕타임스는 이에 대해 "애플이 크게 주목받아온 프로젝트를 폐기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고 평가했다.

테슬라의 CEO인 일론 머스크는 엑스(옛 트위터)를 통해 이 소식에 대한 아쉬움을 나타냈다. 

블룸버그 통신은 제너럴 모터스(GM) 등 글로벌 자동차 회사들이 최근 전기차 수요가 줄어들면서 하이브리드 차량을 더 많이 생산하는 등 전기차 생산계획을 하향 조정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저작권자 © 뉴스웍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