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채윤정 기자
  • 입력 2024.02.28 16:17

몰입형 XR 시제품, 6G 기반 촉각 공유 기술, '앱프리' AI 스마트폰 등 관심

MWC 2024에 참가한 이엔 부스에서 AI 로봇 '아메카'가 관람객들과 대화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1)
MWC 2024에 참가한 이엔 부스에서 AI 로봇 '아메카'가 관람객들과 대화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1)

[뉴스웍스=채윤정 기자] 사람과 대화를 나누는 것은 물론, 찡그리는 등 다양한 표정을 짓거나 춤을 추는 인간형 로봇, 벤더블 스마트폰, 몰입형 XR, 6G 기반 촉각 공유 기술 등이 MWC 2024 현장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개막 이틀째인 27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개최된 세계 최대 이동통신 박람회 MWC 2024에는 이들 제품에 관람객들이 많이 몰렸다. 

또 국내 이동통신사 최고경영자(CEO)들은 이번 전시회에서 '갤럭시 링'을 공개해 큰 화제가 된 삼성전자 부스를 방문해 협업 가능성을 타진했다.  

◆춤추고 찡그리고 눈동자 굴리는 인간형 로봇에 관람객들 '큰 웃음'

관람객의 이목을 집중시킨 것은 단연 아랍에미리트(UAE)의 통신사 이앤(e&)이 선보인 인간형 로봇 '아메카'였다. 수십 명의 관람객이 아메카를 둘러쌌다. 

아메카는 손가락 세 개를 보여주며 "몇 개냐'고 묻자 '세 개'라고 정확히 답변했다. 또 관람객이 장난 섞인 말투로 "오늘 밤에 한잔하러 갈 거니"라고 물어보자, 아메카는 "불행하게도 난 그럴 수 없어. 술을 못 하기 때문이지. 나도 약간의 즐거움은 누려야 하는데"라고 답변해 관람객들을 웃음 짓게 했다. 

이뿐 아니라 흥겨운 노래가 나오자 아메카는 노래에 맞춰 춤을 췄는데 '한 번 더 출 수 있냐'는 질문에 흔쾌히 "좋다"고 답했으며 관람객에게 "같이 춤을 추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아메카는 인간과 대화를 나눌 때 다양한 표정을 통해 자기 의사를 전달했다. "화가 난 것을 표현해달라"고 했더니 아메카는 미간을 잔뜩 찌푸렸으며, 눈을 질끈 감거나 눈동자를 굴리는 등 다양한 표정을 통해 자신의 감정을 잘 전달했다. 

아메카는 지난 2022년 미국서 개최된 CES에서 처음 공개됐다. 하지만 2년 전과 비교해 눈 깜빡임이 더 자연스러워졌으며 입 모양도 사람의 입 모양에 더욱 가까워졌다. 

MWC 2024 개막 2일째인 27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 피라 그란비아 전시장에 마련된 모토로라 부스에서 관람객들이 화면을 구부린 채 사용할 수 있는 벤더블폰 제품을 보고 있다. (사진=뉴스1)
MWC 2024 개막 2일째인 27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 피라 그란비아 전시장에 마련된 모토로라 부스에서 관람객들이 화면을 구부린 채 사용할 수 있는 벤더블폰 제품을 보고 있다. (사진=뉴스1)

모토로라는 뒷면이 직물로 만들어진 벤더블 스마트폰 시제품을 선보여 관람객들을 사로잡았다. 이 스마트폰은 6.9형 크기로 화면의 뒷면이 구부러지는 제품이다. 

제품 시연자가 휴대전화를 두른 팔목을 이리저리 휘둘렀지만 기기는 제대로 몸에 부착돼 있었다. 단말기를 접어 중간에 놓고 관람객과 게임을 즐기기도 했다. 시연자는 "이는 척추에서 고안한 벤더블 제품"이라며 "탑재된 소프트웨어는 단말기의 휘어지는 모드에 맞게 설계됐다"고 소개했다. 

모토로라는 벤더블 폰을 내년에 출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스페인 대형 이동통신사인 텔레포니카가 선보인 몰입형 XR 시제품에도 관람객들이 북적였다. 

시연자들은 XR 특수조끼와 안경을 낀 플레이어 둘이 공과 장애물을 가상으로 던지는 게임을 선보였다. 이 게임은 가상 환경에서 상대에게 물체를 더 많이 던진 플레이어가 이기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시연자들은 "특수조끼를 입으면 날아오는 공을 실제로 맞는 듯한 느낌을 받아 깜짝 놀랐다"고 설명했다. 

이 기술 개발을 위해 엔비디아와 협업했으며 클라우드에서 이미지를 가져와 눈앞에 펼쳐 보이는 기능도 제공하고 있다.

텔레포니카 관계자는 "우리 회사가 통신사로서 네트워크 지연 시간을 최소화해 XR 품질을 크게 향상시켰다"며 "게임뿐 아니라 교육, 엔터테인먼트, 재활치료, 비상·보안 훈련에도 활용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일본 통신사인 NTT도코모는 6세대 이동통신(6G) 기반 촉각 공유 기술인 '필테크'를 선보여 관람객들을 모았다. 

감각 정보를 센서로 측정에 진동으로 계량화하고 이를 다시 다른 사람에게 전달하는 기술로, 이를 직접 체험한 관람객들은 "제품의 성능이 놀랍다"는 반응을 보였다. 

NTT도코모 측은 "이 기술은 세밀한 작업이 필요한 직군, 운동선수 등에 활용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삼성전자의 AI폰인 '갤럭시 S24'가 한국에서만 100만대 이상 판매되면서 흥행하는 가운데, AI 스마트폰을 전시한 통신사에도 관심이 모아졌다. 

독일 도이치텔레콤은 애플리케이션이 없는 '앱프리' 인공지능(AI) 스마트폰을 선보였다. AI 비서가 이용자가 앱을 통해 수행하는 작업을 모두 해결해 줘 매우 편리하다. 

다만 아직 시제품 단계로 예약 및 추천 기능만 사용이 가능하다. 기존 앱도 설치해 사용할 수 있다. 단, 금융 서비스는 지원하지 않는다. 

황현식 LGU+ 대표와 노태문 삼성전자 MX부문 사업부장(사장)이 27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 피라 그란비아에서 열린 세계 최대 이동통신 전시회 MWC 2024 전시장에서 삼성전자 부스에서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뉴스1)
황현식 LGU+ 대표와 노태문 삼성전자 MX부문 사업부장(사장)이 27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 피라 그란비아에서 열린 세계 최대 이동통신 전시회 MWC 2024 전시장에서 삼성전자 부스에서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뉴스1)

◆이통 3사 CEO, 삼성전자 부스 방문…협업 가능성 타진 

국내 이통사 CEO들은 27일 삼성전자 전시관을 방문해 '갤럭시 링' 등을 살펴보고, 협업 가능성을 타진했다. 

황현식 LG유플러스 사장은 이날 삼성전자 전시관에서 노태문 삼성전자 사장(MX사업부장)을 만나 "우리 통신사의 AI 서비스와 같이할 수 있는 부분을 찾아 양사가 잘 협업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노 사장은 "꼭 그렇게 하겠다"고 화답했다. 

황 사장은 '갤럭시 링'을 아주 자세히 관찰했다. 그는 여러 차례 "차보고 싶다"고 말했으며 노 사장은 "따로 사무실로 가져다드리겠다"고 답했다.

또 기기 간 연결을 지원하는 '스마트싱스' 서비스도 관람했는데, 황 사장은 약 복용 시간을 알려주는 기능에 큰 관심을 나타냈다. 노 사장은 "미리 복용 시간을 설정하면 여러 기기가 연동된다"면서 "함께 복용하면 안 되는 약이나 특정 약의 복용 시간을 알려주는 방식으로 서비스를 고도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황 사장은 "삼성전자가 온디바이스 AI를 통해 AI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며 "AI 서비스에 혁명을 가져올 것"으로 전망했다. 

황 사장은 삼성전자 부스에서 나오면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어떤 서비스 측면에서 삼성과 협업할지 더 고민을 더 해보겠다”고 밝혔다. 

김영섭 KT 대표도 이날 오후 삼성전자 부스를 방문해 갤럭시 링과 '갤럭시 S24'의 기능을 둘러봤다. 이에 앞서 유영상 SK텔레콤 대표는 전날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함께 삼성전자 부스를 방문했다. 

이통사들이 모두 삼성전자의 부스를 찾은 것은 이동통신, AI와 연계한 새로운 모바일 기기의 사업 가능성을 찾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통사들은 AI 시장에 진출해 승부수를 띄우고 있는데, 삼성전자가 최근 '갤럭시 S24'와 '갤럭시 링을 통해 '온디바이스 AI' 기술을 선보이고 있어 이에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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