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명수 기자
  • 입력 2024.03.05 17:04
러시아 가스프롬이 '노르트스트림2' 가스 파이프를 발트해에 매설하고 있다. (출처=가스프롬 홈페이지)
러시아 가스프롬이 '노르트스트림2' 가스 파이프를 발트해에 매설하고 있다. (출처=가스프롬 홈페이지)

[뉴스웍스=박명수 기자] 우크라이나가 유럽으로 공급되는 러시아산 천연가스의 경유 운송 서비스를 2025년부터 더 이상 제공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4일(현지시간) 밝혔다.

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데니스 슈미할 우크라이나 총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러시아와 가스 경유 운송 계약을 연장하기 위한 협상을 벌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5년 기한의 경유 계약은 올해 12월 31일 종료된다.

슈미할 총리는 "우리는 당연히 침략국(러시아)과 계약 연장 협상을 할 생각이 없다"면서 "다만 유럽 국가들이 (러시아와의) 경유 운송 계약자로 나서면 우리는 (경유) 서비스를 제공할 준비가 돼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나 유럽 국가 컨소시엄이 나설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U나 유럽 국가 연합이 러시아와 직접 우크라이나 가스관을 이용하는 계약을 체결하는 것에는 여지를 둔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카드리 심슨 EU 에너지 담당 집행위원은 이날 우크라이나 언론과 인터뷰에서 EU가 러시아와 직접 우크라이나 가스관을 이용하는 계약을 체결할 의사가 없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적어도 2027년까지는 러시아산 가스에서 벗어나야 한다"면서 "대체 공급로와 대체 공급국을 찾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우크라이나 경유 가스관은 전쟁 중인 현재도 러시아 천연가스의 중서부 유럽 수출을 위한 주요 통로로 이용되고 있다. 유럽 최대 경제 대국인 독일과 러시아를 직접 연결한 '노르트스트림' 가스관은 2022년 9월 가스관 폭발 사고 이후 가동이 중단된 상태다.

우크라이나와 EU 당국자의 이 같은 발표로 미뤄볼 때 우크라이나를 경유하는 러시아 가스의 유럽 공급은 2025년부터는 완전히 중단될 것으로 예상된다.

심슨 집행위원에 따르면 지난해 EU의 가스 수입 가운데 러시아의 비중은 15%에 불과해 2022년의 22%, 2021년의 45%에서 크게 줄었다. 

앞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적국으로 돌아선 우크라이나 대신 우호 관계를 유지하는 튀르키예에 유럽행 가스 허브를 구축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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