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명수 기자
  • 입력 2024.03.11 10:17
아이티 국기. (출처=픽사베이)
아이티 국기. (출처=픽사베이)

[뉴스웍스=박명수 기자] 카리브해 섬나라 아이티가 갱단 폭동으로 최악의 치안 상황을 맞으면서 현지 주재 서방국 대사관들의 탈출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은 10일(현지시간) 군용 헬기를 급파해 현지 주재 대사관 직원 일부를 철수시켰다. 

미 남부사령부는 이날 성명을 통해 "아이티 수도 포르토프랭스 주재 대사관의 보안을 강화하고 대사관의 비필수 인력을 철수시키기 위해 작전을 수행했다"면서 "이를 위해 군용기를 대사관 영내로 보냈다"고 밝혔다.

아이티 현지에 주재하던 유럽연합 대표단과 독일 대사 등도 아이티를 떠났다. 아이티 주재 EU 대표단은 안전 문제를 고려해 일시적으로 현지 사무소를 임시 폐쇄하고 최소 인원만 남겨뒀다고 엑스(옛 트위터)를 통해 밝혔다.

독일 외무부는 자국의 주아이티 대사가 EU 대표단과 함께 도미니카공화국으로 떠났다며 당분간 그곳에서 업무를 수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주 최빈국으로 꼽히는 아이티에서는 2021년 7월 조브넬 모이즈 대통령 암살 이후 혼란이 거듭되고 있다.

갱단 폭력에 따른 치안 악화와 빈곤 속에 행정 기능은 사실상 마비된 상태다. 모이즈 대통령 암살 이후 권력을 잡은 아리엘 앙리 총리의 사임을 촉구하는 반정부 시위도 벌어졌다.

카리브해의 최빈국 아이티를 아비규환으로 몰아넣은 인물 지미 셰리지에는 '바비큐'로 불리는 경찰 출신의 갱단 두목이다. 그는 AP통신 인터뷰에서 자신은 도둑도, 납치범도, 강간범도 아니라면서 도시빈민들을 지키기 위한 사회적 투쟁을 벌이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셰리지에는 아이티 곳곳에서 무장 폭력을 주도하면서 아리엘 앙리 총리의 사직을 요구하고 있다.

장클로드 듀발리에의 독재가 이뤄지던 지난 1970년대에 태어난 셰리지에는 포르토프랭스의 빈민가 중 한 곳인 델마스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그는 5살에 아버지를 잃고 델마스 거리에서 닭튀김을 팔던 어머니와 함께 생활했는데 이 때문에 '바비큐'라는 별명을 얻었다고 한다.

셰리지에는 젊은 시절 경찰 폭동진압부대에서 근무했으나 71명이 사망한 빈민가 학살사건에 가담하는 등 범죄행위를 일삼다 2018년 경찰에서 쫓겨난 뒤 경단 생활을 시작했다. 현재 셰리지에는 미국과 유엔의 제재를 받고 있다.

저작권자 © 뉴스웍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