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원성훈 기자
  • 입력 2024.03.16 14:37
장예찬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 (사진=원성훈 기자)
장예찬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 (사진=원성훈 기자)

[뉴스웍스=원성훈 기자]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는 ‘막말 논란'을 빚은 장예찬 전 청년최고위원의 부산 수영구 공천을 취소한다고 16일 밝혔다. 이에 따라 부산 수영구 빈 자리에 최근 경선에서 패배한 부산 해운대갑 3선 중진인 하태경 의원에게 기회가 돌아갈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이날 국민의힘 공관위는 “장 후보의 공천 취소를 의결하고 재추천 절차를 진행한다”며 “심도 있는 논의를 진행한 결과, 장 후보는 국민 정서에 반하고 공직 후보자로서 부적절한 발언이 상당수 확인됐다”고 밝혔다. 

앞서 장 후보는 지난 2014년 페이스북을 통해 “매일 밤 난교를 즐기고, 예쁘장하게 생겼으면 남자든 여자든 가리지 않고 집적대는 사람이라도 맡은 직무에서 전문성과 책임성을 보이면 프로로서 존경받을 수 있는 사회가 건강한 사회이지 않을까”라고 게재한 것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막말 논란이 불거졌다.

또한 2012년에는 “(서울시민들의) 시민의식과 교양 수준이 일본인의 발톱의 때만큼이라도 따라갈 수 있을까 싶다”, “사무실 1층 동물병원 폭파하고 싶다. 난 식용을 제외한 지구상의 모든 동물이 사라졌으면 좋겠음”이라고 적절치 못한 발언들이 연이어 밝혀졌다.

장 후보는 지난 12일 페이스북에 관련 발언에 대한 사과문을 올렸다. 그는 “아무리 어렸을 때라도 더 신중하고 성숙했으면 어땠을까”라며 “10번, 100번 후회하고 있고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해당 발언들의 잘못을 시인했다.

하지만, 당내 중도층 민심이 돌아설 것이란 우려가 커지자 공관위는 장 후보의 공천을 전격 취소했다. 국민의힘 4·10 총선 공동 선거대책위원장을 맡은 안철수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총선은 막말꾼과 망언 제조기를 뽑는 게 아니고, 우리 국민의 대표들을 선출하는 것임을 잊지 말고 결단해야 한다”며 장 후보의 공천 취소를 요구했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1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서울 중·성동을 경선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1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서울 중·성동을 경선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한편, 장 후보의 공천 취소로 부산 수영구의 빈 자리를 누가 대신할지 주목받고 있다. 정계 일각에서는 서울 중·성동을 경선에서 패배한 하태경 의원이 거론된다. 하 의원은 이날 이혜훈 전 의원 캠프가 경선에서 부정행위를 했다며 제기한 이의 신청이 공관위에서 기각되자 이를 전격 수용한다고 밝혔다.

하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우리 당 공관위 결정을 수용한다”며 “나에게 탈당할 거냐고 묻는 분들이 있는데, 그런 일은 절대 없고 미력이나마 당을 위해 힘 보탤 일이 있다면 기꺼이 헌신하겠다”고 전했다.

공관위는 전날 서울 중·성동을 경선에서 승리한 이 전 의원 측이 부정행위를 저질렀다는 하 의원의 이의 신청을 기각하면서 이 전 의원 공천을 그대로 유지했다. 하 의원은 이 전 의원 지지 모임으로 추정되는 메신저 단체 대화방에서 연령대를 속여 여론조사에 응답하도록 유도하는 글이 올라왔다며 선거관리위원회 신고와 공관위에 이의를 제기했다.

3선 중진 의원은 하 의원은 지난해 10월 서울에서 총선에 출마하겠다고 선언했다. 국민의힘 중진 중 험지 출마를 밝힌 첫 번째 사례다. 이후 서울 종로 출마를 검토하던 하 의원은 중·성동을로 출마 지역구를 확정했으나 경선에서 패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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