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명수 기자
  • 입력 2024.03.18 11:24
알렉세이 나발니. (출처=알렉세이 나발니 페이스북)
알렉세이 나발니. (출처=알렉세이 나발니 페이스북)

[뉴스웍스=박명수 기자]  지난달 옥중 사망한 러시아 반정부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의 부인 율리아 나발나야가 러시아 대통령 선거 마지막 날인 17일(현지시간) 투표 용지에 남편 이름을 적었다고 밝혔다. 나발니의 지지층은 독일 등에 마련된 투표소 앞에서 나발나야를 연호하며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규탄했다.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나발나야는 이날 독일 베를린 주재 러시아 대사관에서 '푸틴에 저항하는 정오' 투표 시위에 참여했다. 투표를 마친 나발나야는 취재진과 지지자들에게 "와서 줄을 서 준 모두에게 감사하다"며 "물론 나는 나발니의 이름을 적었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을 향한 메시지가 있는지 질문이 나오자 나발나야는 "메시지는 그만 물어 달라"며 "그는 살인자이고 깡패이므로 그와는 협상도 무엇도 있을 수 없다"고 답했다.

이날 나발나야가 대사관 앞에 늘어선 줄에 서서 차례를 기다리는 동안 지지층은 그의 이름을 외치며 환호했다. 반푸틴 포스터를 든 젊은 러시아인들은 "율리아, 우리는 당신과 함께한다. 포기하지 말라"고 외쳤다.

이들은 베를린이 망명한 러시아 인사들의 중심지가 됐다고도 강조했다. WP도 독일이 2022년 2월 우크라이나 전쟁 개전 이후 반푸틴 시위의 중심지가 됐다고 짚었다.

독일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뒤 러시아 제재에 참여하고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지원해왔다. 지난해에는 러시아에 독일 주재 영사관 5곳 중 4곳을 연내 폐쇄하라고 통보했다. 나발니가 2020년 독극물 중독 증세를 보였을 때 치료를 적극 지원한 것도 독일이었다.

한편 이날 베를린 주재 러시아 대사관 인근에서는 50∼60대 러시아인 남녀로 구성된 무리가 러시아 국기를 들고 국가를 부르며 푸틴 대통령에 대한 지지를 표명하기도 했다. 이들은 푸틴 대통령을 지지하는 이유에 대해 "(푸틴은) 나토로부터 러시아를 지키고 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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