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명수 기자
  • 입력 2024.03.19 13:50

17년 만에 금리 인상…물가·임금 상승 '선순환' 확인

일본은행 전경. (출처=일본은행 공식 트위터)
일본은행 전경. (출처=일본은행 공식 트위터)

[뉴스웍스=박명수 기자]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이 2007년 2월 이후 17년 만에 금리를 인상했다. 이로써 마이너스 금리에서 8년 만에 탈출했다. 대규모 금융 완화 방침이 막을 내린 것이다. 

19일 교도통신등에 따르면 일본은행은 이날까지 이틀간 개최한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경기 부양을 위해 금리를 매우 낮은 수준으로 억제하는 '대규모 금융완화'의 핵심인 마이너스 금리 정책 해제를 결정했다.  

일본은행은 2016년 2월에 도입한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통해 은행이 돈을 맡기면 -0.1%의 단기 정책금리(당좌예금 정책잔고 금리)를 적용해 왔었다. 이번에 0.1%포인트 올려 단기금리를 0∼0.1%로 유도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일본은 마이너스 금리 정책에서 8년 만에 탈출하면서 다시 '금리 있는' 시대에 돌입하게 됐다.

아울러 일본은행은 대규모 금융완화를 위해 추진해 왔던 수익률곡선 제어(YCC)를 폐지하고, 상장지수펀드(ETF)와 부동산투자신탁(REIT) 매입도 중단하기로 했다.

'장단기 금리조작'이라 불리는  YCC는 금리 변동 폭을 설정하고 금리가 이 범위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국채를 대량 매입하는 정책이다. 2016년 9월 도입됐다.

일본은행은 이번에 YCC 정책을 폐지, 1%로 정했던 장기금리 변동 폭 상한선을 없애고 금리 변동을 용인하는 쪽으로 방향을 선회했다.

일본은행의 이날 결정은 그동안 마이너스 금리 정책 변경의 주된 조건으로 강조돼 온 '물가 상승과 임금 상승의 선순환'이 확인된 결과로 보인다.

일본은행은 물가 상승률 목표치를 2%로 제시해 왔는데, 지난해 일본의 소비자물가지수(신선식품 제외)는 3.1% 오르며 1982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평균 임금 인상률은 지난 15일 중간 집계에서 작년 같은 시점보다 1.48%포인트 높은 5.28%로 파악됐다.

일본은행 내에서는 이 같은 수치를 근거로 금융정책을 변경할 요건이 갖춰졌다는 견해가 확산했다.

교도통신은 "일본은행이 대규모 금융완화 정상화에 착수하면서 금융정책은 역사적인 전환점을 맞았다"고 평가했다.

다만 일본은행은 금융시장 관측대로 이날 금융완화를 축소하는 결정을 내렸지만, 당분간은 추가로 금리를 올리지 않고 국채 매입도 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관련해 우치다 신이치 일본은행 부총재는 지난달 8일 강연에서 일본은행이 금리를 올리더라도 추가 인상은 어려울 것으로 내다보면서 "완화적인 금융환경을 유지해 갈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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