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채윤정 기자
  • 입력 2024.03.19 16:38
IAAE 국제인공지능윤리협회 전창배 이사장
IAAE 국제인공지능윤리협회 전창배 이사장

지난 2월 15일 챗GPT를 개발한 오픈AI는 ‘SORA’(소라)라는 이름의 또 다른 인공지능(AI) 모델을 발표해 세상을 또 다시 놀라게 했다. ‘SORA’는 Text to Video 방식의 인공지능으로 단 몇 마디 텍스트(프롬프트)를 입력하면 그 텍스트의 의미에 맞는 고화질, 고품질의 영상을 자동으로 생성하는 인공지능이다.

‘SORA’의 뜻은 일본어로 ‘하늘’을 의미하는데 개발팀은 ‘하늘과 같이 무한한 인간의 창의성’을 구현해주는 AI라는 의미로 ‘SORA’라는 이름을 붙였다고 설명했다. 개발팀이 밝힌 것처럼 ‘SORA’로 만든 영상들의 예시를 보면 놀라움을 금할 수 없는데, 실제 현장을 찍은 장면인지, 가상의 장면인지를 구별할 수 없을 정도로 실사영화 같은 매우 정교한 고퀄리티의 영상 결과물을 보여줬다.

물론 ‘SORA’ 이전에도 다양한 영상 생성 AI가 활발히 개발 중이었다. 메타는 이미 2022년 9월 ‘MAKE-A-VIDEO’(메이커비디오)를 선보였고, 구글도 같은 해 10월 ‘Imagen Video'(이마젠 비디오)와 'Phenaki’(페나키)를 논문을 통해 발표했다. 특히 구글 페나키는 영화 시나리오를 프롬프트로 입력하면 자동으로 짧은 분량의 영화를 만들어주는 세계 최초의 영화 생성 AI로 화제가 됐다.

최근에도 ‘Runway’(런웨이)사의 ‘Gen-2’(젠투)나 ‘Synthesia’(신디시아), ‘HeyGen’(헤이젠)사의 영상 생성 AI들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하지만 이 모든 영상 생성 AI들은 인물 중심의 영상 밖에 못 만들어 내거나, 화질이 현저히 떨어지거나, 비디오 재생 시간이 짧은 한계들이 있었다.

그런데 오픈AI의 ‘SORA’가 보여준 영상들을 보면 현저히 길어진 1분 가량의 재생 시간으로, 인물 뿐만 아니라 풍경과 배경을 완벽하게 소화한 고화질의 영상물을 생성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 물론 아직 이 AI 툴의 악용과 오용 가능성 때문에 일반에 공개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결국 시점의 문제이지 인간의 편익과 요구에 의해서 결국 상업화될 것임은 확실할 것이다.

만약 이러한 ‘SORA’와 같은 AI 도구를 이용해 누구나 몇 마디의 텍스트 입력만으로 고화질, 고품질의 장편 영상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세상이 열리게 된다면 어떤 일들이 생기게 될까?

딥페이크와 가짜뉴스 문제가 가장 먼저 떠오르겠지만 오늘은 ‘일자리 문제’에 대해서 이야기해 보고자 한다.

‘SORA’가 발표된 이후, ‘영상 관련 업계가 모두 망했다’, ‘영상 편집자’, ‘PD’, ‘작가’들의 일자리가 위험하다는 이야기가 터져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걱정은 일부는 맞고 일부는 틀리다. 단순 반복 업무를 하는 ‘영상 편집자’나 ‘촬영 인력’ 등 일자리는 줄어들 것이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영상 콘텐츠 산업 분야가 더욱 발전하면서 관련 분야 일자리는 더욱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10여년 전부터 전세계적으로 유튜브(Youtube) 등 개인 방송, 1인 미디어의 붐이 일면서 영상 콘텐츠 시장이 급격히 확대됐다. 이제 AI를 도구로 이용해 누구나 영상과 콘텐츠를 보다 쉽게 제작하고 생산할 수 있는 환경이 갖춰진다면 영상 콘텐츠 시장 규모도 더욱 확대될 것이다.

1980년대 개인용 컴퓨터인 ‘퍼스널 컴퓨터’가 최초로 등장하던 시기가 떠오른다. 퍼스널 컴퓨터가 빠르게 대중화될 때도 컴퓨터의 영향으로 ‘기존 사무직들의 직업이 모두 사라질 것이다’라는 예상들이 많았지만, 오히려 컴퓨터를 업무의 도구로 활용하면서 사무직 직원들의 업무 효율성이 올라가고 컴퓨터 관련 일자리가 더욱 늘어났다. AI는 인간 삶의 편익을 위한 도구로써 생산성과 효율성을 높이고 관련 산업도 크게 성장시킬 가능성이 높다.

현재 ‘약인공지능’ 시대에는 당분간은 일자리 문제에 대해 걱정할 필요가 없다. 오히려 AI를 너무 어려워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써보고 배우며 AI를 내 삶의 원동력으로 AI 시대를 준비하고 대비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하겠다. 

◆전창배 이사장 프로필

(사)국제인공지능윤리협회 이사장

WECON PTE. LTD. 대표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 디지털포용포럼 위원

저서: 인공지능 윤리 개론(2021) 공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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