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명수 기자
  • 입력 2024.03.20 10:39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출처=무함마드 빈 살만 SNS)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출처=무함마드 빈 살만 SNS)

[뉴스웍스=박명수 기자] 사우디아라비아가 인공지능(AI) 분야에 투자하기 위해 약 400억달러(약 53조5800억원)의 기금을 조성할 계획이라고 뉴욕타임스(NYT)가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사우디의 이번 계획을 잘 아는 인사 3명은 사우디 실권자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이끄는 국부펀드(PIF)가 최근 미국 실리콘밸리의 대표적인 벤처캐피탈(VC) 회사 중 하나로 꼽히는 앤드리슨 호로위츠와 파트너십을 체결하는 방안을 논의했다고 전했다.

이번 방안이 성사되면 사우디는 AI 분야에서 세계 최대 투자자가 되면서 단숨에 'AI 큰손'으로 급부상하게 된다.

NYT는 경제를 다변화하고, 지정학적으로 영향력을 키우려는 사우디의 최근 노력과 맞닿아 있는 이번 행보는 막대한 자금력을 앞세워 국제 비즈니스의 강자로 자리매김하려는 중동 맹주의 야망을 잘 보여주는 것이라고 짚었다. 사우디 정부는 총자산이 무려 9000억달러(약 1205조원)인 국부펀드를 운용하고 있다.

사우디 PIF 관계자들은 최근 논의에서 400억달러의 AI 펀드가 어떻게 운용될지와 이미 AI 분야의 적극적 투자사인 앤드리슨 호로위츠가 펀드에서 어떤 역할을 할 것인지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우디가 설정한 400억달러라는 액수는 미국 VC 업체들이 조성하는 일반적인 금액을 가뿐히 넘어서는 것이다. 이 수준을 넘어서는 돈을 투자한 회사는 오랜 기간 세계 최대의 스타트업 투자사 역할을 해온 일본의 소프트뱅크 정도에 불과하다고 NYT는 설명했다.

사우디 측은 반도체 제조업체와 데이터센터를 포함한 AI 관련 스타트업 다수를 지원하는 방안은 물론 자체적인 AI 업체를 설립하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또한, 친구 사이인 앤드리슨 호로위츠의 공동설립자 벤 호로위츠와 야시르 알-루마얀 PIF 총재는 앤드리슨 호로위츠가 사우디 수도 리야드에 사무실을 개소하는 방안도 논의하고 있다고 소식통 중 1명은 귀띔했다.

소식통 2명에 따르면, 사우디의 새로운 AI 투자는 올 6월 이후 하반기에 착수될 것으로 보인다. 계획대로 400억달러의 자금이 투입되면 사우디와 앤드리슨 호로위츠는 AI 경쟁에서 다른 사업체들을 제치고 핵심 플레이어로 떠오를 것이라고 NYT는 전망했다.

다른 VC 업체들도 사우디가 조성하는 이번 테크 기금에 참여할 가능성이 있다고 이번 계획에 정통한 소식통 2명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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