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허운연 기자
  • 입력 2024.03.24 08:00
인천공항 제2터미널 출국장에서 여객들이 출국 준비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인천공항공사)
인천공항 제2터미널 출국장에서 여객들이 출국 준비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인천공항공사)

[뉴스웍스=허운연 기자] 수출이 회복되면서 경상수지가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 작년 5월부터 올해 1월까지 9개월 연속 흑자를 기록 중이다.

한국은행은 올해 경상수지 흑자 규모를 520억달러로 전망하고 있다. 경상수지 개선의 선봉장은 수출이며, 후퇴의 주요인은 서비스수지다. 특히 우리나라는 만성적인 여행수지 적자국이다. 

서비스수지는 올해 1월(-26억6000만달러) 포함해 21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하며 고전하고 있다. 작년 서비스수지 적자 규모는 256억6000만달러에 달했다. 여행수지 적자가 125억3000만달러로 절반을 차지했다. 여행수지는 올해 1월에도 14억7000만달러 적자를 기록 중이다. 110개월째 적자 행진이다.

여행수지 적자는 국내로 들어오는 관광객보다 나가는 출국자가 많은데 주로 기인한다. 작년 내국인 출국자 수는 2272만명으로 1년 전보다 무려 246.6%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내국인 출국자 수는 2019년 2871만명까지 늘었다가 코로나19로 하늘길이 막히면서 2020년(428만명), 2021년(122만명), 2022년(655만명)까지 3년간 1000만명을 밑돌다가 2023년부터 본격 회복되기 시작했다. 작년 방한 외래객은 1103만명으로 출국자의 절반에 그친다.

(출처=픽사베이)
(출처=픽사베이)

◆일본 STSS 발생 증가세…질병청 "사람 간 전파 드물어" 

한국인이 가장 많이 가는 곳은 옆나라 일본이다. 일본 관광청에 따르면 작년 방일 외국인 2507만명 중 한국인은 696만명으로, 700만명에 육박하면서 1위에 올랐다. 2위 대만(420만명)과도 큰 차이를 보였다. 올해도 매월 80만명이 넘는 국민이 일본을 찾고 있다.

그러나 최근 일본에서 치사율이 높은 감염병이 빠르게 확산함에 따라 여행 시 주의가 필요하다. 

일본 국립감염병연구소(NIID)가 발표한 STSS 환자 발생현황을 살펴보면 일본 STSS 환자는 코로나 유행기간에 마스크 착용, 사회적 거리두기 등 방역정책으로 인해 줄었다가 2023년 941명으로 늘었고, 2024년 9주(2월 말)까지 신고된 환자 수가 414명으로 예년 대비 높은 발생을 보이고 있다. 414명 중 90명이 사망해 치명률은 21.7% 수준이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원인병원체인 A군 연쇄상구균(GAS)에 감염된 경우 대부분은 인플루엔자와 비슷한 경미한 호흡기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침습적인 감염이 진행되는 경우 고열, 발진, 류마티스열, 사구체신염 등이 나타날 수 있으며 중증으로 진행될 경우 괴사성 근막염, 다발성 장기부전, 독성쇼크증후군(STSS) 등으로 악화될 수 있다.

STSS는 국내에서는 법정감염병으로 분류하지는 않지만, 질병청은 성홍열 합병증 환자 전수 역학조사 및 급성 호흡기 환자 병원체 감시사업(실험실 병원체 표본감시, AriNet)을 통해 감시체계를 운영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는 의대 증원 방침에 반발한 전공의 이탈 등으로 의료공백 사태를 맞고 있다. 지역의 공중보건의사도 상급병원으로 차출돼 진료를 보고 있는 등 비상진료대책을 가동 중이다. 여기에 더해 메르스와 코로나19 때와 같은 방역 비상상황이 발생할 경우 겨우 버티고 있는 의료 시스템이 붕괴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다만 방역당국은 STSS에 대해 과도하게 불안해하지 않아도 된다고 설명했다. 손씻기, 기침예절 등 기본적인 감염예방수칙 준수를 주문했다.

지영미 질병관리청장은 "STSS는 사람 간 접촉을 통한 전파가 드물고, 동일원인균으로 감염될 수 있는 성홍열의 국내 발생이 코로나19 이전 대비 매우 낮은 점 등을 고려할 때 국내 유행 가능성은 낮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의심증상이 있는 경우 신속하게 의료기관을 방문해 조기진단을 통한 신속한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며 "일본 발생 상황을 고려해 국내외 발생동향을 면밀하게 모니터링하고, 일선 의료진을 대상으로 환자 진료 안내를 하는 등 신속하게 대응해 나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도쿄 시부야 거리. (출처=픽사베이)
도쿄 시부야 거리. (출처=픽사베이)

◆정부 '올해 방한 관광객 2000만' 목표

현재 일본을 오고 감에 있어 STSS 우려는 크게 할 필요가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 일본은 우리 국민이 가장 많은 찾는 곳이면서, 가장 많이 오는 고객이기도 하다. 작년 전체 방한 외래관광객 1103만명 중 일본인이 232만명으로 최다였다.

사드 보복으로 중국인 여행객 수가 줄어든 뒤 좀처럼 회복되지 못하면서 우리나라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 1위 국가는 일본이 됐다.

물론 우리가 3배 더 찾아가는 만큼 서로 왕래가 없다면 여행수지 개선에 유리할 수는 있으나, 다른 나라의 리스크에 기대는 것은 해법이 될 수 없다. 우리 스스로 매력적인 관광지로 거듭나야 한다.

정부는 올해 방한관광객 2000만명 유치를 목표로 삼고, 관광예산을 1조3115억원 편성해 관광객 유치에 힘을 쏟고 있다.

특히 작년에 이어 올해도 '한국 방문의 해' 행사를 이어가기로 했다. 해외 주요 25개 도시에서 'K관광 메가 로드쇼'를 열어 세계적인 한류 열기를 한국 관광 수요로 전환한다. K콘텐츠의 힘을 바탕으로 관광을 이끌어내겠다는 복안이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일본의 연휴인 '골든위크'(4월 27일~5월 6일)를 앞두고 지난 19일부터 24일까지 일본 주요 도시인 후쿠오카, 오사카, 도쿄에서 'K관광 메가 로드쇼'를 연달아 개최하고 있다. 일본인들의 관심이 높은 K팝, 미용(뷰티), 한식 등 다양한 체험 관광 콘텐츠를 알리고 골든위크 기간 일본인 방한 관광객 유치에 나서고 있다.

CJ ENM의 ‘K콘 2023 타일랜드’ 현지 진행 모습. (사진제공=CJ ENM)
CJ ENM의 ‘K콘 2023 타일랜드’ 현지 진행 모습. (사진제공=CJ ENM)

◆K콘텐츠 확산 기회 살리고, 내국인 사로잡아야

현대경제연구원이 빌간한 '2024년 한국 경제 희망요인' 보고서를 살펴보면 콘텐츠 산업의 성장은 그 자체로서 경제 성장에 기여할 뿐만 아니라 중장기적으로 국가 인지도 및 호감도 개선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는 소비재, 관광 등 관련 산업의 성장으로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2023년 외래관광객 조사 3분기 결과'에 따르면 방한 외래객의 35.3%는 '한류 콘텐츠를 접하고 나서 한국 여행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고 답했고, '2023 해외 한류 실태조사'에서는 과반수(57.1%)의 한국 문화 콘텐츠 경험자가 '한국 콘텐츠 소비가 한국 브랜드 제품과 서비스 구매 및 이용에 영향을 미친다'고 답했다.

K콘텐츠 활약에 우리나라의 지식재산권 무역수지도 지난해 1억8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2년 만의 흑자 전환이면서 역대 최대 규모의 흑자다. 특히 산업재산권은 18억6000만달러 적자를 보인 반면 저작권은 22억1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저작권은 문화예술저작권(11억달러)과 연구개발 및 SW 저작권(11억1000만달러)이 모두 흑자를 나타냈다. 한류콘텐츠 수출이 활발하게 이뤄졌다 .

외국인을 한국으로 이끌 K콘텐츠 마련과 함께 국민의 해외관광 수요를 국내로 되돌릴 필요도 있다.

현대연은 "대내외 전면적 관광 시장 정상화에 대응해 내국인의 관광 수요가 해외로 향하지 않고 국내 여행 수요로 전환될 수 있도록 국내 주요 여행지의 인프라 및 관광 상품 정비 및 개발, 여행 경비 할인 및 지원 등의 다각적인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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