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김상우 기자
  • 입력 2024.03.26 15:20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에 소재한 이마트 풍산점 전경. (사진제공=이마트)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에 소재한 이마트 풍산점 전경. (사진제공=이마트)

[뉴스웍스=김상우 기자] 이마트 노동조합이 최근 회사의 희망퇴직 실시와 관련해 반발하고 나섰다. 

26일 한국노총 소속의 전국이마트노동조합은 성명서를 내고 전날 회사의 희망퇴직 접수를 납득하기 어렵다며 경영진의 자기반성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조는 “경영이 숙명인 용진이형”이라는 말로 성명서를 시작, SNS로 대중과 적극적으로 소통에 나서는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의 별칭인 ‘용진이형’을 언급했다.

노조는 “이 엄혹한 시절에 본인은 회장님 되시고 직원들은 구조조정하는 현실을 우리는 어찌 받아들여야 할까”라며 “백배 양보해 책임경영으로 포장해도 신세계를 국내 11대 기업으로 성장시킨 이마트 사원들이 이제는 패잔병 취급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시킨 데로 일한 사원들과 현학적인 뜬구름 같은 미사여구를 믿은 주주들에게 투자 실패의 결과가 돌아가고 있다”며 “산업이 전환되는 시점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고, 시장은 선도하지 못한 채 여기저기 쫓아다니다 ‘닭 쫓던 개’와 유사한 상황이 됐다”고 주장했다. 

또한 “작년 이자 비용만 4000억 가까이 지급하는 이마트의 참단한 현실에 새로 온 한채양 대표는 회사의 미래에 대한 뚜렷한 비전 없이 인건비를 줄이고 재무를 건드리는 것 외에 보여준 것이 없다”며 “이런저런 이유로 1분기 실적은 조금 나아진 듯하지만, 현장은 여전히 30년 전과 다르지 않은 형태로 업무를 하고, 고객과 시대의 변화에는 단기적인 아날로그적 대응뿐”이라고 쓴소리를 쏟아냈다.

특히 노조는 희망퇴직 실시를 두고 “구조조정을 할 수도 있지만, 냉철한 자기반성과 분석이 우선돼야 제대로 된 처방이 나오고 시장과 구성원들이 공감할 수 있을 것”이라며 “모두가 알고 있지만, 모두가 모른 척하고 있다”고 불편한 심경을 전했다.

아울러 노조는 “벌거벗은 임금님에 간신들이 난무하는 회사에 아무리 KPI(핵심성과지표)를 바꾼들 무슨 소용이 있는가”라며 “노조는 희망퇴직이 정말 희망하는 사람들에게 진행되고, 희망을 줘야 할 조건이 돼야 하며, 그 이전에 이마트가 ‘희망’이 있는 회사임을 고객들과 시장, 사원들이 공감할 수 있길 강력히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마트는 전날 ‘밴드1(수석부장)’부터 ‘밴드3(과장)’까지 근속 15년 이상인 임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 공고를 게시했다. 희망퇴직 신청 기간은 이날부터 다음 달 12일까지다. 이들에게는 법정 퇴직금 외 월 기본급의 40개월치이자 월 급여의 24개월치인 특별퇴직금, 생활지원금 2500만원, 직급별 1000만~3000만원 수준의 전직지원금이 차등 지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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