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김벼리기자
  • 입력 2016.10.04 11:12

[뉴스웍스=김벼리기자] 지난달 26일 미국 대선 1차 TV토론에서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사실상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에게 ‘판정패’ 당한 뒤 트럼프에게 연이은 악재가 쏟아지고 있다. 불과 며칠 새 ‘18년간 탈세’ 의혹, 여성 비하 발언 등을 터뜨린 기사가 잇따라 나온 것에 더해 뉴욕 검찰이 트럼프재단의 모금행위를 ‘위법’하다고 판단, 모금중단을 명령한 것이다.

이를 두고 앞으로 트럼프가 판세를 역전, 승리할 가능성은 사실상 없다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최근 지지율 조사에서 클린턴은 트럼프를 6%p까지 앞서기도 했다.

◆ “1995년 1조원 손실 신고 뒤 18년간 탈세”

지난 1일 ‘뉴욕타임스(NYT)’는 지난 1995년 트럼프가 소득세 신고를 하면서 9억1600만 달러(약 1조113억원)의 손실을 신고했다고 보도했다. 해당 손실은 1990년대 초반 애틀랜틱시티에 있는 3개 카지노 및 항공사업 운영난 등에 따른 것이었는데 이후 트럼프는 18년간 연방소득세를 한 푼도 내지 않았다.

‘NYT’는 전문가의 분석을 인용하면서 “세금 면제 규모가 크지만 트럼프의 행위가 잘못(wrongdoing)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며 “하지만 트럼프가 부유층 가족들에게 특혜를 주는 세제를 얼마나 잘 활용했는지 보여준다”고 비꼬았다.

그러나 트럼프는 이를 두고 트위터에서 “나는 역대 어느 대선 후보보다 복잡한 세법을 더 잘 안다. 내가 조세 제도의 문제점을 고칠 유일한 사람”이라고 주장했다. 크리스 크리스티 트럼프 캠프 정권인수위원장도 “세법을 다루는 데 트럼프만큼 천재성을 보여준 사람도 없다. 현행 연방 조세 제도가 완전히 엉망인데 이번 일은 트럼프가 왜 그 문제를 고칠 적임자인지를 잘 보여 주는 것”이라며 트럼프를 변호했다.

 

◆ “리얼리티쇼 진행 당시 외설발언" 복수 증언 나와

한편 3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과거 ‘NBC’방송 리얼리티 쇼 '견습생'을 진행할 당시 트럼프가 오디션 참가자 및 스탭 등에게 외설적이고 성차별적인 발언을 일삼았다는 복수의 증언이 나왔다.

프로그램에 참가했던 진 포크스는 "트럼프가 여성 참가자들에게 가슴골이 좀 더 드러나는 짧은 드레스를 입으라고 요구했다"며 "한 여성에게는 가슴 크기를 물으며 '진짜인가, 고치지 않은 건가"'라고 했다"고 밝혔다. 지난 2005년 12월 '견습생'에서 우승한 랜달 핑케트는 트럼프가 한 참가여성을 가리키며 "그녀가 끝내주지 않나. 자고 싶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또 다른 참가자는 "트럼프가 남성 참가자들에게 특정 여성 참가자와 잤는지 거듭 물었다"며 "모든 이들이 트럼프를 말리려 했으며 해당 여성은 자신의 자리에서 움츠리고 있었다"고 전했다.

한편 이를 두고 호프 힉스 트럼프캠프 대변인은 "조작된 주장"이라며 전면 부인했다.

 

◆ 뉴욕 검찰, 트럼프 재단에 ‘모금 중단’ 통지서 발송

또한 같은 날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뉴욕 검찰은 지난달 30일 자로 작성한 '위법행위 통지서'를 트럼프가 운영해온 자선재단 ‘도널드 J. 트럼프 재단'에 발송하며 모금활동 중단을 명령했다.

통지서에는 지난 2008년 이후 트럼프재단이 기부금만으로 활동해오면서도 주 정부에 등록하지 않았다는 내용이 담겨있었다. 뉴욕 주의 법규를 보면 일반인에게 매년 2만5000달러(약 2760만원) 이상의 기부금을 걷는 단체는 반드시 주 정부에 등록해야 한다.

뉴욕 검찰은 트럼프재단에 미신고 기간의 감사보고서들을 포함해 자선단체 활동을 위한 서류들을 15일 안에 제출하라고 지시하기도 했다.

이를 두고 힉스는 "이번 뉴욕 검찰의 수사 배경에 정치적인 의도가 있다는 점에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지만, 수사에는 전적으로 협조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이렇게 트럼프에게 악재가 몰리고 있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대선 한 달여를 앞두고 트럼프가 최대 위기를 맞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3일(현지시간) ‘CNN/ORC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클린턴이 트럼프와의 양자 대결에서 지지율 51%로 트럼프(45%)를 6%p 차이로 따돌린 것으로 드러났다.

같은 날 ‘CBS’의 여론조사에서도 클린턴이 트럼프와의 양자대결에서 49% 대 43%로 6%p 앞섰다. 다른 후보들을 포함시켜도 클린턴은 45%대 41%, 4%포인트 격차로 트럼프를 앞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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