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한동수기자
  • 입력 2016.10.21 12:38

2대주주 MSC 인수 가능성 속 현대상선도 인수 채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롱비치 항만에 위치한 한진해운 롱비치터미널 전경.<사진제공=한진해운>

[뉴스웍스=한동수기자] 법정관리중인 한진해운이 아시아-미주노선 영업망을 매각키로 한데 이어 또다른 핵심자산으로 꼽히는 미국 롱비치터미널 지분까지 매각하기로 함에 따라 사실상 청산 절차에 돌입했다.

한진해운은 회생 자금 확보를 위해 미국 자회사인 TTI가 운영하고 있는 미국 롱비치터미널의 지분 전량을 매각하기로 하고 법원의 승인을 거쳐 매각 주관사를 선정했다고 21일 밝혔다.

TTI는 롱비치터미널과 시애틀터미널을 운영하면서 미국 서부 해안을 오가는 화물을 취급한다.

특히 롱비치터미널은 연간 300만TEU(1TEU는 6m길이 컨테이너 1개) 이상의 화물 처리 능력을 갖추고 있는 미국 서부항만 내 최대규모 터미널이다. 미국 서부항만 전체 컨테이너 물동량의 30% 이상을 처리하고 있어 한진해운의 알짜 자산이다.

한진해운은 TTI를 통해 롱비치터미널 지분의 54%를 보유하고 있으며 나머지 지분 46%는 세계 2위인 스위스 대형 해운사 MSC가 갖고 있다.

따라서 TTI의 가장 유력한 인수 후보는 2대 주주로 우선매수청구권을 갖고 있는 MSC다. 매각가는 약 1000억원 정도로 거론되고 있다.

MSC의 인수가 불발될 경우에 대비해 현대상선도 롱비치터미널 지분 인수에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정부도 롱비치터미널의 높은 가치를 감안해 1조4000억원 규모로 조성하기로 한 선박펀드를 활용해 현대상선의 롱비치터미널 인수를 지원할 계획이다.

문제는 한진해운이 미주노선 영업망, 롱비치터미널 지분 매각, 스페인 알헤시라스 터미널 지분 매각 등을 한꺼번에 추진하면서 본격 청산 절차에 돌입하고 있어 회생 가능성에서 한층 더 멀어졌다는 점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전체 수익의 절반을 차지하는 미주노선 영업망에다 알짜 자산인 롱비치터미널 지분까지 잃게 되면 한진해운은 더이상 국적 원양선사로서의 재기가 불가능하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주요 자산이 매각되고 나면 한진해운 직원들의 정리해고까지 예고돼 있다. 앞서 한진해운 노조는 20일 조양호 회장에게 한진그룹 계열사로 고용을 승계해달라고 공개적으로 요청했다.

 

 

저작권자 © 뉴스웍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