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명수기자
  • 입력 2016.11.22 17:09

[뉴스웍스=박명수기자] 유럽연합(EU)이 외국 은행들을 상대로 강력한 금융규제를 신설한다. 이번 조치가 미국 은행들을 겨냥한 보복이라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22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EU 집행위원회는 '2개 이상의 지점을 보유한 외국계 은행들은 의무적으로 중간지주회사(IHC)를 설립해야 한다'는 내용을 포함한 금융규제 패키지를 오는 23일(현지시간) 공개할 예정이다. 

패키지에는 대형 은행들의 위기 시 손실흡수능력(TLAC)을 높이기 위해 지주회사에 추가 자본확충을 요구하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EU는 새로운 개정안의 규제 대상이 유럽계 대형은행 13개라고 밝혔다.

하지만 FT는 초안을 입수해 분석한 결과 ‘국제적으로 중요한 금융회사(GSIB)’ 등급에 분류돼 있거나 총 자본금이 300억 유로 이상인 외국계 은행들도 대상에 포함된다고 보도했다. 해당 규제가 골드만삭스, JP모건 등 EU에 진출한 미 대형 투자은행들을 겨냥한 조치라는 분석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EU는 지난 2014년 미국이 IHC 규정을 도입할 당시 이를 ‘보호주의’라고 비판하며 유럽계 은행 차별에 맞대응 하겠다고 경고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로 골드만삭스 같은 미 은행들이 추가 자본을 동원하게 생겼다면서 미국에 대한 일종의 보복성 규제로 해석하고 있다.

한편 FT는 이번 규제가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를 결정한 영국의 금융 중심지로서의 자리를 위협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탈퇴 절차가 끝나면 영국에 본사를 둔 은행들도 외국계 회사로 분류되면서 EU 역내에 별도 지주회사를 둬야하는 문제가 생기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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