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문병도 기자
  • 입력 2021.12.24 12:18

전기로 조절하는 비선형 광학 메타표면 세계 첫 개발…'네이처 포토닉스'에 게재

비선형 광학 메타표면과 핵심 구조인 다중양자우울 구조의 작동 원리 (그림제공=UNIST)

[뉴스웍스=문병도 기자] 이종원 울산과학기술원(UNIST) 전기전자공학과 교수팀이 전기로 조절 가능한 '비선형 광학 메타표면'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비선형 광학은 빛과 물질 간의 강한 상호작용을 통해 빛의 주파수를 바꾸는 광변조 기술이다. 일상에도 흔히 쓰인다. 녹색 레이저 포인터가 대표적이다. 상대적으로 만들기 쉬운 적외선을 두꺼운 비선형 매질에 통과 시켜 파장을 변조하는 방식으로 녹색 레이저를 만드는 원리다.

비선형 광학 메타표면은 이 매질의 부피를 머리카락 두께로 줄일 수 있는 인공물질이다. 때문에 기기를 소형화 할 수 있다. 복잡한 광학 정렬을 고려할 필요 없이 빛이 메타표면과 만나기만 하면 돼 종이처럼 얇고 가벼운 카메라, 레이저 기기, 양자광원도 꿈이 아니다.

메타표면은 파장보다 작은 메타원자들의 배열로 이뤄진 이차원 구조체로써, 파장보다 작은 영역에서 산란되는 빛의 진폭, 위상 그리고 편광 등을 조절할 수 있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물질을 이루는 구조의 배열과 패턴 등이 중요하게 작용해 기존에 나타나지 않던 물리적 특성을 만든다.

하지만 기존 비선형 메타표면 기술은 전기적으로 조절 불가능한 수동방식이 대부분이다. 이 교수팀은 전압으로 조절하는 비선형 메타표면을 최초로 선보였다.

이 메타표면은 빛의 파장뿐만 아니라 세기와 위상을 독립적으로 조절할 수 있다. 빛 파장 변환을 이용한 광 변조 암호 기술, 빛 세기뿐만 아니라 위상까지 실시간으로 조절 해야하는 움직이는 홀로그램 기술, 차세대 테라헤르츠파 통신 광원과 양자정보통신 광원 등에도 응용할 수 있다.

이종원 교수는 "메타표면이 생성하는 비선형 고조파의 세기와 위상을 전기로 조절한 최초의 사례이며, 이번 연구로 비선형 평면 광학 소자 기술의 새 지평을 열었다"라고 평가했다.

연구팀은 전극과 연결된 플라즈모닉 나노 공진기구조와 다중양자우물(MQW)구조를 결합해 비선형 고조파를 전기적으로 조절할 수 있는 고효율 비선형 메타표면을 개발했다. 여기서 고조파는 파장이 절반으로 줄거나 진동수가 2배가 된 변조파를 말한다. 

역대 최고의 효율을 기록했다. 기존에 이 교수팀이 보유하고 있었던 세계 최고 기록을 다시 3배 이상 향상시켜 0.24%의 광 변환 효율을 달성했다.

이종원 교수는 "메타표면 기반 광소자는 전기적으로 조절 가능한 비선형 광원, 동적 비선형 홀로그램, 비선형 광 정보처리 소자, 신개념 양자 포토닉스 소자 등에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종원 교수는 KAIST에서 학사 과정을 마치고 텍사스 대 오스틴 캠퍼스에서 석사·박사 학위를 받았다. 메타물질 및 메타표면, 플라즈모닉스, 중적외선 및 테라헤르츠 광소자가 전문 분야다. 연구 결과는 광학 분야 최고 권위 학술지인 '네이처 포토닉스'에 지난 23일자로 공개됐다.

이종원(오른쪽 아래) 교수 연구팀이 기념촬영하고 있다. (사진제공=UN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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