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원성훈 기자
  • 입력 2023.03.28 16:40

김기현 "민심 어긋난 발언…소수여당이라 살얼음판 걷는 심정으로 자중자애해야"
홍준표 "경고해본들 무슨 소용있나…실언이 일상화된 사람이니 그냥 제명하자"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 (사진=김재원 최고위원 페이스북 캡처)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 (사진=김재원 최고위원 페이스북 캡처)

[뉴스웍스=원성훈 기자]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최근 '전광훈 우파 천하통일' 등의 발언으로 물의를 일으킨 김재원 최고위원을 정조준 해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고 피력했다.

김 대표는 2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우리당은 이제 겨우 체제를 정상상태로 재정비하고 새 출발을 하는 단계에 놓여 있다"며 이같이 썼다.

김 대표는 "(국민의힘이) 여당이라지만 소수당이니만큼 살얼음판을 걷는 심정으로 매사에 자중자애해야 한다"며 "혹시 민심에 어긋나는 발언이나 행동이 아닌지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전했다.

특히 "당을 이끌어가는 역할을 맡았다면 더더욱 신중해야 마땅하다"며 "국민께서 당 구성원들의 언행을 엄중하게 지켜보고 계신다"고 강조했다.

김 최고위원은 앞서 지난 26일 미국 조지아주에서 열린 보수단체 북미자유수호연합 강연회에 참석해 "전(광훈) 목사가 우파 진영을 전부 천하통일했다"고 말했다. 이어 "우파 진영에는 행동하면서 활동하는 분이 잘 없었는데 전 목사가 우파 진영을 전부 통일했다고 해서 요즘은 그나마 광화문이 우파 진영에게도 민주노총에 대항하는 활동 무대가 됐다"며 "그나마 우리 쪽도 사람은 있구나 하는 마음이 들게 한다"고 주장했다.

김 최고위원은 앞서 국민의힘 최고위원 당선 직후인 지난 12일 전 목사가 주관하는 사랑제일교회 주일예배에서도 정부여당의 공약인 '5·18 민주화운동 정신 헌법 전문 수록' 반대 의사를 표시한 바 있다.

김 최고위원의 이 같은 일련의 행태에 대해 김 대표는 비록 완곡한 표현이지만 김 최고위원의 최근 행태가 부적절하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앞서 김 대표는 이날 오전에도 국회에서 싱하이밍 주한중국대사를 접견한 직후 기자들과 만나 '김재원 최고를 당 윤리위에 제소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본인 이야기도 들어보고 내용을 좀 더 파악해야 한다"면서도 "부적절한 판단이었다고 생각한다"고 피력했다.

김 최고위원의 이 같은 행동에 대해 당 안팎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당의 상임고문인 홍준표 대구시장은 2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맨날 실언만 하는 사람은 그냥 제명하라"며 "경고해본들 무슨 소용이 있나. 총선에 아무런 도움이 안 된다"고 쏘아붙였다. 

또한 "한두번 하는 실언도 아니고 실언이 일상화된 사람인데 그냥 제명하자"며 "당헌에 수석최고위원이란 말도 없고 똑같은 최고위원인데 자칭 수석 최고위원이라고 떠들고 다니고 그동안 계속된 실언과 망언을 보니 그런 식견으로 박근혜 전대통령 정무수석을 했으니 박근혜 전대통령이 망하지 않을수 있었겠나"라고 반문했다. 

한편, 현재 국민의힘을 지지하고 있는 입장인 정성태 민생당 전 수석대변인은 28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지금 상태로는 그렇지 않아도 총선 전망이 어두운 판인데 김재원 때문에 엎친데 덮친 격"이라며 "그런 자가 정치를 한답시고 수석 최고위원이라고 하니 어이가 없다"고 규탄했다.

또한 "전광훈, 김재원 같은 자가 이재명을 살려주고 있는 상황"이라며 "부동(浮動)층은 물론이고 건강한 보수들까지 등 돌리게 하고 있으니 서울·수도권의 총선 전망이 암울하다. 지금이니까 망정이지 총선을 보름 정도 앞두고 그 따위 말을 했다면 국민의힘은 서울·수도권에서 전멸했을 것"이라고 개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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