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이상호기자
  • 입력 2017.02.15 11:36

[뉴스웍스=이상호기자]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 피살 사건에 대해 15일 통일부가 정부 입장을 공개했다.

이날 정준희 통일부 대변인은 “(말레이시아 정부가 특정하지는 않았지만)살해된 인물은 김정남으로 확실시된다”며 “김정남의 피살원인은 예단해서 말할 수 없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말레이시아 현지 경찰이 조사 중”이라며 “말레이시아 정부와 긴밀하게 협조할 것”이라고 현재 상황을 설명했다.

김정남에 대한 부검은 15일 시신이 안치된 푸트라자야 병원에서 진행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말레이시아 현지 보도에 따르면 말레이시아 정부가 북한 대사관으로부터 김정남 시신을 인도해달라는 요청을 받았고 부검이 끝나면 북한 측에 시신이 인도될 전망이다.

AP통신 등 외신은 현지 경찰의 말을 인용해 김정남이 얼굴에 스프레이가 뿌려져 고통스럽다며 공항 의료실을 찾았고 푸트라자야 병원으로 이송되던 중 숨졌다고 보도했다. 일부 말레이시아 매체는 김정은에게 액체를 뿌렸다는 보도를 내놓은 바 있다. 당시 김정남은 마카오행 비행기를 타기 위해 쿠알라룸루르 공항에 체류 중이었다.

쿠알라룸프르 공항 CCTV에 담긴 용의자. <사진=YTN 영상 캡쳐>

국내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김정남을 체제의 잠재적 위협으로 보는 북한 내부 세력의 소행으로 보는 기류가 강하다.

김정남은 1971년 5월 10일 출생으로 김정일과 본처 성혜림 사이에서 태어났다. 김정남은 1981년 스위스 베른 소재 국제학교에서 수학했고 1980년대 중후반 제네바종합대학에서 정치외교학을 전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남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전례와 같이 1990년대까지 권력을 물려받기 위한 후계수업을 받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1990년 조선컴퓨터센터 설립, 1998년 조선컴퓨터위원회 위원장 등 김정남은 정보기술 분야의 주요 요직을 맡았다. 그러다가 2001년 위조 여권을 소지한 채 일본 나리타공항에 밀입국을 시도하다가 적발돼 추방된 뒤 후계 구도에서 사실상 밀려났다.

김정남은 “개인적으로 3대 세습에 반대한다”고 공개 발언하는 등 김정은 집권 이후 북한 사회에 대한 비판을 한 바 있는데 이런 모습 때문에 김정남의 존재 자체가 김정은 우상화에 걸림돌이라는 인식이 있었던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또한 2013년 국가전복음모죄 등으로 처형된 김정은의 고모부 장성택 전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이 김정남의 후견인으로 분류된다는 점도 고려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본 지지통신은 15일 김정남의 북한 망명정부 간부 임명설이 돌았다고 보도했다. 후계 경쟁에서 탈락한 뒤에도 장성택 등과 새 지도자 추대 계획을 세우고 있다는 소문이 있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최근에도 망명정부설이 돌았고 김정남에 대한 암살미수 정보가 퍼졌었다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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