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경보기자
  • 입력 2017.07.21 15:31
KT와 LG유플러스가 손잡고 만든 ‘원내비’가 20일 출시했다. 같은날 SK텔레콤의 'T맵'은 무료개방 1주년을 맞았다. <사진제공=KT>

[뉴스웍스=박경보기자] SK텔레콤이 'T맵'을 무료로 개방한지 1주년에 맞춰 KT와 LG유플러스가 ‘원내비’를 공동으로 개발해 내놓으면서 모바일 내비게이션 시장이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LG유플러스와 KT는 각각 자사의 ‘U+내비’와 ‘KT내비’를 통합한 ‘원내비(ONE NAVI)’를 출시했다. 원내비’는 두 개의 내비가 합쳐져 하나의 1등 내비가 되었다는 의미를 갖는다.

업계는 이번 통합을 두고 향후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대비한 전략적 협력으로 판단하고 있다. 최근 ICT 업계의 최대 화두는 전기차 보급과 맞물린 자율주행차와 커넥티드카라고 할 수 있다. 다른 차량이나 교통·통신 기반 시설과 무선으로 연결해 데이터를 공유하는 커넥티드카 서비스에선 내비게이션 플랫폼이 가장 중요한 위치를 점하고 있다.

국내 통신시장은 이미 포화상태에 다다른 상태다. 국내 이통3사의 실적은 1위부터 3위까지 너나 할 것 없이 3년째 제자리걸음 중이다. 통신사업은 수출이 불가능해 지극히 한정된 내수시장에서 파이를 나눠먹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국내 이통3사는 새로운 먹거리를 위해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커넥티트카 등 기존 통신과는 전혀 다른 서비스에 눈길을 돌리고 있다.

따라서 KT와 LG유플러스는 이번 통합을 통해 고객기반을 늘리고 실사용 데이터를 확보해 인공지능 적용 등 향후 서비스 확장을 위한 기반을 확보했다고 볼 수 있다.

KT와 LG유플러스에 따르면 원내비는 GPS 민감도를 높이고 길안내를 강화해 기존 내비보다 쉽고 정확해졌다. 또 대형건물이나 마트와 같은 랜드마크 건물을 중심으로 음성안내를 제공하면서 특히 초보운전자들에게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한편 본격적인 모바일 내비게이션 시대를 열어젖혔던 SK텔레콤의 ‘T맵’도 같은날 무료개방 1주년을 맞았다.

T맵은 국내 모바일 내비게이션 업계의 선두주자다. SK텔레콤은 T맵이 개방 1년 만에 타 이동통신사 및 알뜰폰 사용자 비율 20%를 돌파하며 월 1000만 이상이 찾는 '국민 내비'로 자리매김했다고 20일 밝혔다. 월 사용자 1000만 이상의 모바일 내비게이션 서비스는 국내에서 'T맵'이 유일하다.

많은 운전자들이 T맵이 안내하는 빠른 길 경로로 몰리다보니 오히려 정체가 빚어지는 기이한 현상도 자주 발생하고 있다.

이용자들의 신뢰를 얻으며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T맵의 매력은 바로 ‘빅데이터’에 있다. 이용자들의 교통 정보를 ‘빅데이터’화 한후 수집하는 T맵은 사용자 수가 늘어날수록 교통 정보도 많아져 서비스 정확도가 올라간다.

SK텔레콤은 “T맵은 국내 최다 사용자들이 더욱 정교한 실시간 교통정보를 만들며 지속적으로 사용자가 늘어나는 선순환 구조를 이어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T맵이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앞서 언급했듯 T맵의 빠른길 경로로 차량이 몰리며 오히려 정체가 발생하는 현상도 심화되고 있고, 경쟁사와는 달리 매우 단조로운 인터페이스도 단점으로 꼽힌다. 또 갈림길이나 진입램프 구간에서 어디로 가야할지 ‘애매하게’ 안내하는 것도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새롭게 선보인 ‘원내비’가 교차로 진출입시 동영상을 통해 경로를 안내하는 기능을 업계 최초로 제공한 것도 T맵의 이러한 단점을 파고든 것으로 보인다. 운전자들이 내비게이션에 가장 원하는 기능이 진로변경 순간에 정확히 안내를 받는 것이기 때문이다. 원내비는 이 기능을 주요 교차로에 적용하고 이후 점차 대상을 확대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전세계 ICT 시장은 하루가 다르게 진화하는 기술수준에 소비자들이 따라가지 못할 정도로 치열한 전쟁터가 됐다"며 "이통사들의 신사업 첫 단추인 내비 분야에서 승리하는 쪽이 향후 신사업 추진에 유리한 위치를 선점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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