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한동수기자
  • 입력 2015.12.10 16:28

세계 1위 반도체, 5위 자동차의 만남...시너지 극대화 가능성높아

“이제 자동차가 소프트웨어를 연료로 클라우드 기반 디지털 지도 위에서 달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홍성수 서울대 전기공학부 교수의 진단이다.

지난 9일 삼성전자의 조직개편은 자동차 전장(電裝)사업에 방점이 찍혔다. 이에 앞서 현대차는 반도체칩 설계를 계열사 현대오트론을 통해 시행한다고 발표했다.

자동차와 반도체·IT의 결합은 이제 미래를 주도할 새로운 먹거리 사업으로 등장하고 있다.

완성차 전장부품 비중 2020년 35%로 증가

삼성전자가 미래 전략사업으로 스마트자동차의 부품 생산에 뛰어들 채비를 갖춘 것도 시대의 흐름에 따른 것이라는 평가다.

현대경제연구원의 ‘자동차산업 핵심경쟁력의 중심이동’보고서에 따르면 자동차 부품에서 전자장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1990년 4.3%에서 2010년 4.8%로 소폭 증가하는 데 그쳤다. 그러나 자율주행차 상용화 목표시기인 2020년에는 35%로 급증하고 2050년에는 50%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엔진 및 구동 관련 부품(엔진블록, 엔진헤드, 연로분사장치, 점화장치, 크랭크·배기장치, 트랜스미션, 연료탱크 등)의 제조업 비중은 점차 감소하는 반면, 2차전지·연료전지·인버터·모터 등 전기차 특유의 부품이 자동차의 심장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장우석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자동차 동력원의 전기화(전기자동차 상용화), 시스템의 스마트화(자율주행자동차의 등장)가 가속화되면, 자동차업계의 주도권이 역전될 가능성도 있다”며 “여기서 주도권의 변화는 완성차생산업체와 IT관련 전장부품 생산업체간에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고 분석했다.

자동차의 심장(전기구동장치)과 혈관(스마트시스템)을 IT자동차 전장부품 업체가 맡을 경우, 완성차 생산 업체는 조립생산 시설로 전락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LG그룹은 이에 앞서 2007년부터 자동차 전장부품 및 2차전지 사업을 강화해 나가고 글로벌 자동차 업체와 잇따라 계약을 맺고 있다.

LG그룹은 LG전자·LG이노텍·LG디스플레이 등을 통해 전기자동차용 부품 생산체제를 구축했고, 자율주행자동차용 인포테인먼트(정보+오락)장비와 디스플레이 장비도 개발 중이다.

LG그룹은 미국의 GM(제네럴 모터스)에 전기자동차용 부품을 공급하는 등 올해 자동차 부품 부문 매출은 1조8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측되고 내년에는 2조2000억원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자율주행차 상용화, 성·LG와 현대차의 협업 가능할까

현대차역시 독자적인 자율주행자동차 생산기술을 발전시켜 나가고 있다. 머지않아 완성차업체와 반도체·IT·전자업체간 합종연횡을 통한 본격적인 융합산업의 모습이 우리 앞에 펼쳐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됐다.

삼성·LG 전자업체들의 자동차 전장부품 사업은 세계 시장을 겨냥해 속도를 내겠지만, 시너지 효과 극대화라는 측면에서 현대자동차그룹과 협업 체제 구축도 불가능한 얘기는 아니다.

홍성수 서울대 교수는 “독일의 경우 경쟁관계인 메르세데스벤츠·BMW·아우디

가 컨소시엄을 구성, 지난 7일(현지시간) 노키아의 지도시스템 히어(HERE)를 25억5000만유로(약3조2400억원)에 인수했다”며 “현대차그룹의 경우 삼성·SK·LG 등 반도체·IT업체들과 시너지 창출을 위한 긴밀한 협업체계 구축이 독일이나 미국 완성차업체에 비해 유리한 상황 아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홍 교수는 이어 “완성차 생산은 늦었지만 스마트차 시장에서만큼은 우리에게 기회가 많다”며 “우리 기업들은 세계 최대 반도체 생산시설과 IT기반 기술을 보유하고 있어 상생·협업을 통한 전자·자동차업체간 융합 컨센서스가 이뤄진다면 시너지는 독일완성차 컨소시엄을 앞지를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뉴스웍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