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언] 자율주행차, '클라우드기반 데이터센터 구축'서둘러야
[제언] 자율주행차, '클라우드기반 데이터센터 구축'서둘러야
  • 홍성수 서울대 전기전자공학부 교수
  • 승인 2015.12.10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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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수 서울대 전기전자공학부 교수

2015년 10월14일. 우리에게도 이젠 낯익은 독일의 도시, 바덴-바덴에선 독일 자동차공학회가 주관하는 차량전기전자 심포지움이 개최됐다. 1500명에 달하는 차량전기전자 엔지니어들이 모여 폭스바겐, BMW, 다임러 등의 완성차 회사들이 발표하는 미래기술비전을 경청하는 시간이었다.

이 자리에선 보쉬, 컨티넨탈과 같은 세계적 규모의 차량 부품 회사들도 완성차 회사들과 겨루는 자신들의 비전을 발표했다. 우리나라와는 달리 독일에는 10여개의 완성차 회사들이 있고, 서로 극심한 경쟁관계에 있다. 하지만 이들은 프랑크푸르트 모터쇼, 미국의 CES, 차량전기전자 심포지움 등지에서 모두 놀랍도록 일관된 미래 비전을 숨기지않고 제시한다. 상생 정신을 통한 기술교류만이 시장을 선도할 수있는 원동력이라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들의 비전 '클라우드기반 자율주행차'

올해 독일에서 선언된 가장 중요한 비전은 '클라우드 연결 자동차'와 '자율주행 자동차'다.

클라우드 연결 자동차란 클라우드 데이터센터와 차량을 이동통신 기술로 연결한 형태를 의미한다. 이를 통해, 차량에서는 주행차량의 정보, 인접도로 정보, 주변환경 정보를 클라우드 서버에 끊임없이 제공하고, 역으로 클라우드 서버는 정교한 지도정보와 주행정보를 차량에 제공하는 것이다. 독일 완성차 회사들은 자사의 차량으로부터 수집한 정보를 취합하고 분석하기 위해, 스스로 거대한 클라우드 데이터센터를 유지해야 하며, 자율주행이 가능할 정도의 상세하고 방대한 디지털 지도를 구축해야 한다. 이와 같이 취합된 데이터는 이미 각 완성차 회사별로 매년 1조원 이상의 가치를 지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지난 8월 독일의 아우디, BMW, 다임러가 컨소시엄을 구성하여 노키아의 히어맵을 27억 유로에 인수하고자 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제 “자동차가 소프트웨어를 연료로 클라우드 기반 디지털 지도 위에서 달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또 다른 자동차 산업의 당면 목표인 자율주행자동차 상용화를 위해선 IT산업의 결정체인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기술과 디지털 지도가 필수적이다. 노키아 히어맵의 근원은 2007년 노키아가 인수한 미국 회사인 나브텍에 있다. 전세계를 포괄하는 히어맵이 세계적인 지도가 되는 이유는, 나브텍이 15년 이상의 시간을 들여 만들었기 때문이다.

완성車업체의 상생경영, IT기술과 융합이 관건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기술은 세계적으로 아마존, 구글, 마이크로소프트가 선도하고 있으며, 완성차 회사가 이들을 따라잡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그렇지만 독일의 완성차 회사들은 글로벌 IT기업을 따돌리고 '클라우드 기반 자율주행자동차' 산업을 선도하기 위한 기술적 준비와 투자를 지속해 왔다.

이 과정에서, 독일 완성차 회사들은 서로 적극적으로 미래 비전을 공유하고, 이를 대대적으로 선포하여, 1차 부품사, 2, 3차 부품사들에게 산업비전을 제시해왔다.

더 나아가 프라운호퍼 등의 연구소와 유수의 독일 공과대학에미래의 연구방향을 제시하는 리더십을 행사해왔다. 이와 같은 범 독일적 비전과 조직적인 연구개발로 실리콘밸리를 뛰어넘는 기술적 혁신을 자동차 산업 내부에서 이끌고 있다.

클라우드기반 '자율주행차 인프라 구축' 서두르자

우리나라에선 미래 자동차 산업을 이끌 '클라우드 연결 자율주행 자동차'에 대한 비전이 아직까진 보이지 않는다. 그 결과는 자명하다. 독일 완성차 회사들의 비전이 상업적으로 실현되는 2020년에 한국 자동차 산업의 설 자리가 좁아질 수도 있다. 이동전화 시장에서 세계 정상에 섰던 기업들이 구글과 애플의 소프트웨어 플랫폼에 타격을 받은 것처럼, 한국의 자동차 산업도 클라우드 기반 디지털 지도를 보유하고 있는 기업에 종속되될 수도 있다. 클라우드 기반 디지털 지도 인프라는 숙성이 필요한 와인과 같아서 단지 노력과 투자만으로 완성시킬 수 없다.

명약관화한 자동차 산업의 미래를 간과하는 오류를 범하지 않는 혜안과 방대한 투자와 노력을 이끌어 내는 리더십이 절실하다. 늦다고 생각하는 시점이 가장 빠르다. 더 이상 지체할 시간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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