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지윤 기자
  • 입력 2018.03.26 06:09

대규모 분양 잇따라 '쏠림현상' 지속 전망…매매시장 영향 제한적

'디에이치자이 개포' 모델하우스를 보기 위해 예비청약자들이 길게 줄을 서 있다. <사진=뉴스웍스>

[뉴스웍스=박지윤 기자] 봄 분양시장에서 서울 강남권 아파트에 ‘청약 열풍’이 재연 되면서 향후 부동산시장이 어떤 방향으로 움직일지 주목되고 있다.

최근 열풍을 몰고온 분양단지는 ‘디에이치자이 개포’와 ‘논현 아이파크’다. 이들은 주변시세에 비해 낮은 분양가격으로 큰 시세차익이 예상되며 당해지역 1순위에서 수십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서울 강남 로또 청약 단지로 불리는 이유다.  

지난 21일 현대건설 컨소시엄이 서울 강남 개포주공8단지를 재건축하는 ‘디에이치자이 개포’ 1246가구 1순위 서울지역 청약에서 3만1423명이 몰리며 모든 주택형이 1순위 마감됐다. 최고 경쟁률은 90.69대 1, 평균 경쟁률은 25대 1이었다.

같은 날 HDC아이앤콘스가 짓는 ‘논현 아이파크’ 1순위 서울지역 청약에도 76가구 모집에 1392명이 접수해 모든 주택형이 1순위 마감에 성공했다. 최고 경쟁률은 81대 1, 평균 경쟁률은 18.3대 1로 집계됐다.

이 같은 청약 광풍의 원인에 대해 전문가들은 투기 심리와 안전자산 구매심리가 결합된 결과라는 분석이다.

박원갑 KB부동산 수석자문위원은 "서울 강남아파트 청약 열풍은 시세보다 분양가가 낮게 책정되면서 수억원의 차익을 얻으려는 심리가 작용했다"며 "또 지난해부터 급등한 이 지역 아파트값에 대한 부담감도 영향을 미쳐 새아파트로 몰린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어 "향후 정부 규제에 대한 불안감으로 위험을 최소화 하려는 심리 때문에 이 같은 열기는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16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아이파크 갤러리에 마련된 '논현 아이파크' 모델하우스에 방문한 예비청약자들이 분양상담을 받고 있다. <사진=HDC아이앤콘스>

부동산 전문가들은 앞으로도 서울 청약 시장의 열기가 식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박 위원은 "연말까지 서울 강남과 서초구에서 약 3000가구의 대규모 분양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어 청약시장 쏠림 현상은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도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서울 강남권 분양단지들의 조합원 입주권 등의 거래가격보다 분양가격을 낮게 책정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강남권 재건축 청약 시장은 시세차익을 기대한 수요자들이 몰리며 호조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청약 과열 현상이 매매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박 위원은 "청약시장에 몰린 유동성과 매매시장에 유입되는 주택실수요 자금의 성격이 다르기 때문에 이 같은 청약 과열현상이 매매시장으로 향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말했다.

또 “수도권 매매시장은 매수자와 매도자 힘겨루기가 이어져 다음달부터 거래량이 줄면서 보합세 유지할 것”이라며 “보유세 강화 방안과 한은 기준금리 인상 등이 진행된 다음에야 시장의 큰 흐름이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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