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이수정 기자
  • 입력 2018.04.17 11:09

자가진단 문진표 9개 이상 해당시 '정신과 의사와 상담 필요'…한해 6000명 가량 증가

<사진=픽사베이>

[뉴스웍스=이수정 기자]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의 '물벼락 갑질'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그가 평소에도 욕설과 고함을 질렀다는 증언이 나오며 '분노조절장애'가 아니냐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이에 분노조절장애에 대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7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보건의료빅데이터에 따르면 분노조절장애 진단을 받은 사람은 2015년 5390명→2016년 5920명→2017년 5986명으로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한 해 약 6000여 명이 진단받는 분노조절장애는 '습관 및 충동장애'의 대표적 유형이다. 이는 어떤 행동을 하고 싶은 자극을 조절하지 못해 남에게 해가 되는 충동적인 행동을 하는 정신질환을 말한다. 

충동으로 인한 긴장을 해소하기 위해 폭력적인 행동을 반복하는 분노조절장애 환자는 지나친 의심과 공격성 및 폭발성 때문에 타인과 건강한 관계를 유지하지 못한다. 

분노가 심해지면 뇌 교감신경이 조절이 안 돼 신체가 쉽게 흥분하고 합리적인 생각과 의사결정을 할 수 없게 된다. 또한 조절이 심각하게 망가진 상태에서 사고를 치거나 범죄를 저지를 가능성도 크다. 

특히 분노조절장애 환자들은 충동적 행동 이후 긴장 해소와 만족을 느끼며 자신의 폭력적인 행동에 대한 후회나 죄책감이 없는 편이다. 

지난해 기준 환자를 살펴보면 남자가 전체의 83%인 4939명으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연령별로는 20대 환자 비율이 29%로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30대(20%), 10대 (19%), 40대(12%), 50대(8%) 순이었다. 전문가들은 학교와 직장에서 받는 스트레스가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고 있다. 

일반적으로 충동장애의 원인으로 스트레스와 알코올 중독, 전두엽 치매, 뇌혈관질환, 성격장애 등이 꼽힌다. 특히 부모가 가정폭력이나 알코올 중독 등으로 충동 조절을 보일 경우 자녀에게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평소 충동을 억제하기 힘들면 정신과 의사와 상담을 하는 게 최선이지만 우선 자가진단을 해보는 것도 필요하다. 

<사진=건강보험심사평가원 제공>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제시한 12개 문진 항목에 스스로 체크해 봤을 때 △어느 정도 충동 조절 가능(1~3개) △충동 조절이 조금 어려움(4~8개) △전문의와 심리상담 필요(9~12개)로 분류하면 된다. 9개 이상 해당되면 전문의를 찾는 게 좋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충동조절장애는 정신질환의 특성상 일반적인 예방법이 없고 증상이 의심되면 정신과 의사와 면담하는 게 최선이다"라면서 "성격이 나쁘거나 습관의 문제가 아닌 질환임을 이해하고 비난하는 태도는 삼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뉴스웍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