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문병도기자
  • 입력 2018.04.27 05:43

미 우즈홀 해양학연구소(WHOI) 연구진 밝혀내

2010년 멕시코만에서 발생한 기름유출 사건에서 항공기를 이용해 정화 작업을 실시하고 있다. <사진제공=미국국립과학재단>

[뉴스웍스=문병도기자] 햇빛이 유류사고로 바다 위에 떠다니는 기름이 잘 분해하지 못하게 방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국립과학재단은 우즈홀 해양학연구소(WHOI) 연구팀이 수 일 내지 수 시간 동안 바다 위를 떠다니는 원유가 햇빛과 화학적으로 반응하면서 다른 물질로 변한다고 발표했다. 또 이렇게 햇빛으로 인해 다른 화합물로 변하면 잘 분해되지 않는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분산제는 원유가 해안선에 도착하기 전 바다에서 희석되거나 미생물에 의해 분해하는 역할을 한다. 

WHOI의 콜린 워드 박사는 "그 동안 햇빛이 분산제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번 연구에서 분산제가 작동하느냐를 결정하는 핵심 요소라는 것을 확인했다"면서 "햇빛은 빠른 시간에 작동하기 때문에 분산제를 효과적으로 사용하는 기회가 줄어든다"고 말했다.

미국의 대표적인 기름유출 사건으로 멕시코만에서 2010년 발생한 ‘딥워터 호라이즌' 재해는 102일 동안 햇빛이 기름에 미친 영향을 연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WHOI 연구진들은 해안에서 원유를 수거한 후 햇볕을 쬐였다. 그런 다음 온도 변화, 증발, 기타 요인 등을 방지하기 위해 실험조건을 설정한 후 햇볕을 받은 원유가 분산제에 어떻게 반응하는지 실험했다.

햇빛을 받으면 즉시 원유와 화학 결합을 일으킨다. 이 때 오일 분자 사이의 화학 결합을 끊고 새로 산소를 부착한다. 이를 광산화 공정이라고 부른다. 너무 오랫동안 햇빛에 노출되면 자동차의 페인트가 퇴색되는 것과 같은 원리다. 광산화된 원유는 분산제와 잘 섞이지 않으면서, 분산제가 원유를 분해시키는 것을 방해하게 되는 것이다.  ​​​​​​​

미 국립과학재단 해양과학부 헨리에타 에드몬즈는 “이번 연구는 기름 유출과 같은 환경재난에서 화학반응에 대한 기초연구가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이다”면서 “향후 유류 유출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방안이 마련됐다”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미국 환경과학&기술학회지에 4월25일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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