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문병도 기자
  • 입력 2024.03.30 00:15
북주 무제의 얼굴 복원도 (그림제공=라이브사이언스)
북주 무제의 얼굴 복원도 (그림제공=라이브사이언스)

[뉴스웍스=문병도 기자] 중국은 삼국시대를 끝낸 서진이 420년 이민족에 밀려 남쪽으로 근거지를 옮기면서 남북조 시대가 열린다. 

이민족이 세운 북조와 한족이 세운 남조와 대립하다가 선비족인 우문태가 건국한 왕조 북주가 수나라로 이어지면서 589년 통일왕조가 건립된다. 우문태의 넷째 아들이 우문옹이다. 그가 바로 북주 3대 황제 무제다. 무제는 숙적인 북제를 멸망시키고 화북을 통일했다. 이어 남쪽의 진나라를 정벌하기에 앞서 북쪽의 돌궐 공격을 준비하던 중 576년에 36살의 젊은 나이로 병사했다. 그가 더 살아있었더라면 수나라가 아니라 북주가 중국을 통일했을 수 있다.

1996년 고고학자들이 북주 무제의 무덤을 발굴했다. 과학자들은 무덤에서 거의 완전한 두개골을 포함한 골격을 수습하는데 성공했다. 이어 유골에서 그의 DNA를 추출할 수 있었다. 과학자들이 무제의 DNA를 기반으로 그의 생전 모습을 복원하는데 성공했다. 

중국 푸단대 과학기술고고학연구소와 산시성 고고학연구소는 최근 복원한 무제의 모습을 공개했다. 연구팀은 "분석 결과 무제는 검은 머리와 밝은 갈색 피부, 짙은 갈색 눈동자를 갖고 있었던 것을 알 수 있었다"면서 "이는 전형적인 동북아시아, 동아시아인의 생김새에 부합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간 무제의 외모는 역사학계에서 논쟁적인 주제였다. 일각에서는 무제가 노란 머리와 높은 코 등 서구적인 특징을 가지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연구팀은 무제가 젊은 나이에 요절한 이유도 밝혀냈다. 무제는 그 동안 단약 복용으로 인한 비소 중독으로 사망한 것으로 추정됐다. 지난 2022년 무제의 유골에서 비소가 정상인의 100배 이상 검출된 것이다. DNA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한 이번 연구에서는 그가 뇌졸중으로 인한 합병증으로 사망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확인됐다. 

피안피안 웨이 푸단대 문화재 및 박물학과 조교수는 "그 동안 옛 사람들이 어떻게 생겼는지를 알기 위해  역사적인 기록이나 벽화에 의존해야만 했다"면서 "우리는 DNA분석을 통해 선비족의 얼굴을 밝힘으로써 역사적인 인물에 생기를 불어 넣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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