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문병도기자
  • 입력 2018.05.25 11:49
말라리아를 옮기는 중국 얼룩모기. 말라리아로 매년 50만명이 사망하고 있다.

[뉴스웍스=문병도기자] 전세계적으로 결핵, 에이즈와 함께 가장 많은 사망자를 내는 질병이 있다. 바로 말라리아다. 2016년에는 약 2억1600만명이 감염됐으며 이 가운데 44만5000여명이 목숨을 잃은 것으로 추정된다. 

말라리아는 얼룩날개 모기 암컷에 물렸을 때 감염된다. 말라리아에 감염되면 일정 기간 잠복기를 거쳐 초기 권태감, 발열 증상이 수일간 이어진다. 이후 오한, 발열, 땀흘림 후 해열이 반복되면서 두통, 구역, 설사 등을 동반한다.

말라리아 원충은 적혈구에 침입해 헤모글로빈을 소화시켜 버린다. 그리고 적혈구를 파괴시키고 나와 다른 적혈구를 감염시킨다.

그런데 말라리아는 처음에는 이렇게 치명적이지 않았다. DNA 진화 추적 결과 말라리아가 '인간 킬러'로 진화했다는 것이 확인됐다고 영국 BBC가 보도했다. 5만년 전 말라리아 원충이 DNA 돌연변이를 일으켜 인체의 적혈구에 기생할 수 있도록 바뀐 것이다. 캠브리지 대학의 웰컴 생거연구소가 밝혀낸 이 같은 사실은 네이처 마이크로바이올로지에 논문으로 실렸다.

사람은 삼일열원충 사일열원충 열대열원충 난형원충 등 총 4종의 말라리아 원충에 의해 말라리아에 감염된다. 열대열원충이 일으키는 열대열 말라리아가 가장 치사율이 높다. 다른 말라리아 원충과 달리 증상이 강하고 무서운 합병증을 야기하는 데서 악성말라리아라고 일컬어진다. 

말라리아는 유인원인 침팬지나 고릴라 등 유인원도 감염시킨다.

연구진들은 침팬지를 감염시키는 말라리아 원충 3종, 고릴라에 감염되는 말라리아 원충 3종, 그리고 사람 1종을 연구했다. 연구 결과 말라리아 원충이 진화를 일으켜 열대열원충이 되기 시작한 것이 5만년전쯤이라는 사실을 알아냈다. 하지만 3000~4000년전까지만 해도 인간을 특징적으로 감염시킬 정도로 완전히 분화하진 않았다. 

재닛 헤밍웨이 리버풀 대학의 열대의학과 교수는 "이번 연구는 말라리아가  언제 어떻게 종간 장벽을 넘어선 뒤 인간에게 치명적으로 변했는지를 알 수 있어서 매우 중요하다"라며 "치명적으로 변한 DNA를 연구하면, 말라리아 예방 백신을 만드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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