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경보 기자
  • 입력 2018.06.27 05:06

임시대의원대회 쟁의 결의..."품질 우려로 판매차질 불가피"

하부영 전국금속노동조합 현대자동차지부장이 26일 오후 울산공장에서 제134차 임시대의원대회를 진행하고 있다. <그래픽=뉴스웍스 사진합성, 사진=현대차노조>

[뉴스웍스=박경보 기자] 현대차 노조가 임시대의원대회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파업절차에 들어간다. 올 여름도 노조의 관례적 파업이 예상되면서 가뜩이나 실적 부진에 빠진 현대차의 고심은 더욱 깊어지게 됐다. 특히 한창 인기몰이 중인 싼타페TM, 그랜저 등의 판매 하락이 불가피해질 전망이다.

앞서 중노위에 쟁의조정을 신청한 노조는 26일 오후 2시부터 제134차 임시대의원대회를 열고 쟁의발생을 결의했다. 노조는 조정중지 결정이 내려지는 다음달 2일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열고 파업을 가결할 방침이다.

사측은 지난 21일 12차 임단협 교섭에서 여름휴가 전 타결을 위해 이례적으로 ‘6월 일괄제시’ 카드를 꺼냈지만 노조는 “찔러보기 수준”이라며 결렬을 선언했다. 당시 사측은 기본급 3만5000원, 성과급 200%+100만원을 주요내용으로 하는 일괄제시안을 내밀었으나 노조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노조는 “사측은 오늘날 현대차를 세계적 기업으로 만든 조합원들의 피와 땀을 생각한다면 글로벌 기업에 맞는 임금을 제시해야 한다”며 “이번 임금 제시안이 사측의 기준이라면 이는 노조에 대한 기만이며 파업으로 심판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노조가 파업수순을 밟으면서 올해도 상당한 생산차질이 예상된다. 지난해에도 노조의 크고 작은 파업으로 현대차는 1조원이 넘는 생산차질을 빚었다.

특히 이번 파업은 올해 선보인 신차 싼타페TM의 상승세에 큰 타격을 주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싼타페TM은 지난 2월 출시 이후 매달 1만대 이상 판매되며 국내 자동차시장 판매 1위 자리를 사수하고 있지만 파업 이후의 성적은 장담할 수 없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실제로 지난해 12월 현대차의 주력모델 코나는 노조의 파업 장기화로 전월 대비 39.5%나 급감하는 수모를 겪었다. 코나 고객들이 파업 때 조립된 차량의 결함 가능성과 출고일 지연 등으로 대거 계약을 취소했기 때문이다.

현대자동차 코나 공식 동호회에 회원들이 노조의 파업을 성토하는 글을 올린 모습. <사진=코나 공식동호회 캡처>

당시 코나 인터넷 동호회의 한 회원은 “파업에 따른 차량 불량을 이유로 두 달째 차를 받지 못했다”며 “출고 지연에 대한 책임을 딜러와 고객에게 떠넘기는 회사에 법적으로 대응할 계획이며 이미 변호사와 상담했다”고 성토했다.

또 다른 회원도 “파업때 조립되면 어떤 문제가 있을지 모르는데 결제카드 취소하고 내년 봄에나 다시 살 계획”이라고 글을 올렸다.

이에 대해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현대차 노조는 떼를 쓰고 우기면 들어준다는 나쁜습관이 배어있다”며 “노조의 파업으로 사측은 물론 중소협력사와 소비자의 피해만 커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파업시 일에 집중하기 힘들기 때문에 제품의 완성도가 떨어져 불량품 가능성이 커진다”며 “노조는 파업보다 품질향상에 힘써 부정적인 사회적 인식을 전환해야 할 것”이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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