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한동수기자
  • 입력 2015.12.23 09:37

미국 유럽에 잇따라 시판허가 신청, 내년 상·하반기 판매 돌입

SK케미칼이 자체개발에 성공한 혈우병 치료제 ‘NBP601’. 국내에서 개발된 바이오신약으로선 처음으로 미국과 유럽에 시판 허가를 신청했다.<사진:SK케미칼>

SK케미칼이 자체 개발한 혈우병 치료제가 국내 바이오 신약 최초로 내년 상반기와 하반기 각각 미국과 유럽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SK케미칼은 23일 파트너사인 호주의 다국적 제약사 CSL이 혈우병 치료제의 시판 허가를 유럽의약품청(EMA)에 신청했다고 밝혔다. 이 치료제는 SK케미칼이 자체개발에 성공했으며 지난 2009년 CSL에 기술을 수출했다. 국내 업체가 개발한 바이오 신약이 유럽 시장에 시판 허가를 신청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앞서 CSL은 지난 7월 미국식품의약국(FDA)에도 시판 허가 신청을 완료했다고 SK케미칼측은 밝혔다.

바이오 시장 조사 전문기업 MRB(The Marketing Research Bureau)의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A형 혈우병의 대표 치료제인 ‘제8인자(factor VIII)’의 세계 시장 규모는 2013년 기준 64억 달러(약 7조5000억원)에 달한다. 이 중 NBP601과 같은 유전자 재조합 치료제 매출은 2008년 39억 달러에서 2013년 51억 달러로 연평균 5.9%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SK케미칼은 시판 허가 신청 후 판매 허가까지 통상 1년쯤 걸리는 점을 고려할 때 미국 시장에서는 이르면 내년 상반기, 유럽의 경우 내년 하반기에 제품을 판매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NBP601은 SK케미칼이 개발해 CSL에 기술 수출한 국내 최초 유전자재조합 바이오 신약 혈우병 치료제다. 유전적 결함 등으로 인체에서 혈액 응고인자가 만들어지지 않아 지혈이 잘 안 되는 A형 혈우병 환자가 주요 대상자다. A형 혈우병은 세계적으로 남성 5000~1만 명당 1명이 앓고 있는 선천적 출혈성 장애 희귀 질환이다.

SK케미칼과 CSL의 기술 수출 계약에 따라 그동안 CSL이 미국과 유럽 등지에서 NBP601의 글로벌 임상을 진행했다. 임상 결과 NBP601을 이용해 예방 치료를 받은 환자들은 연간출혈빈도가 기존 약물에 비해 40%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임상 결과는 올해 초 토론토에서 열린 혈액응고질환 관련 전문 국제학회 ‘ISTH’에서 공개됐다.

NBP601 개발을 지휘해 온 김훈택 SK케미칼 혁신R&D센터장은 “지난 7월 미국에 이어 이번 EU에서의 허가 신청으로 SK케미칼의 기술력을 인정받았다”며 “앞으로도 R&D(연구개발)혁신과 글로벌 시장 진출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뉴스웍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