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최윤희 기자
  • 입력 2018.09.05 14:30

[뉴스웍스=최윤희 기자] 수원시향 상임지휘자 선정에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본보 7월11일자 보도)과 관련해 수원시가 '시급성' 보다는 '적합성'에 무게를 두고 시향 예술감독 선임을 최종 보류했다.

수원시는 공석인 시향 예술감독 선임을 위해 올해 초 운영위원회 추천으로 선발한 4명의 후보들에 대한 엄중한 평가를 진행했지만 적합한 지휘자가 없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이 같은 결과는 시향 단원들의 부정적 의견의 영향이 컸던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4명의 후보군은 객원지휘자로 시향 단원들과 합을 맞추는 경합과정에서 예술적 역량과 지도력을 인정받지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상임지휘자 인사 공백 장기화에 따른 단원들의 연주의 질이 저하되는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지만, 음악계는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경험과 전문성을 겸비한 뛰어난 지휘자를 영입하는 것이 더더욱 중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어 수원시의 서두르지 않겠다는 완화된 자세에 대한 여론이 긍정적 평가로 바뀌고 있다.

교향악단은 한 도시를 대표하는 문화 사절이다. 수원시립교향악단은 그동안 지휘자와 단원들이 한마음이 돼 음악적으로 비약적인 성장을 이루며 국내 최고 수준으로 격상됐다.

이번 후보군 평가에서 드러났듯이 후보 자격에 대한 단원들의 내부 의견은 절대적이다. 지휘자 연주 후 단원들의 평가가 가장 민감하고 정확하기 때문이다. 상임지휘자 적합성에 대한 최우선 가치가 교향악단 단원들과의 '소통'과 '조화'에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기도 하다.

앞서 수원시향 예술감독을 지낸 금난새, 박은성, 김대진 등 상임지휘자들은 모두 연주심사 없이 특채로 영입됐다. 이들 가운데는 완성도 높은 음악적 기량과 지휘테크닉으로 단원들의 추앙을 받은 감독도 있었지만, 단원들과의 내부 갈등으로 임기중 직을 떠난 감독도 있었다.

국내 권위있는 음악 전문지 '뮤직 리뷰'는 9월호에 '수원시향 지휘자 문제 이대로는 안된다'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수원시민들은 수원시향의 미래를 맡길 지휘자로 국제 연주 경험과 국내 메이저 오케스트라 상임 경험이 풍부한 최상의 지휘자가 오길 원하고 있다"며 "교직과 지휘자를 겸직 하는 감독은 좋은 지휘자를 요구하는 시민의 요구에 반할 수 있다"고 전했다.

클래식 음악계 한 전문가는 "수원시향은 시간이 걸리더라도 지금보다 더 포커스를 좁혀서 더 능력있고 권위있는 지휘자를 찾아야 한다"며 "운영위원회 추천도 민주적 절차이긴 하지만, 지금의 행정방식을 고집하다가는 단원들이 원하지 않는 지휘자를 임명해 또 다시 내부 갈등을 키워 청중들로부터 외면받는 시향으로 전락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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