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경보 기자
  • 입력 2018.10.02 05:34

개소세 인하 등 부양정책에도 "출구없는 내수부진"

르노삼성자동차 부산공장에서 SM6가 생산되고 있다. <사진제공=르노삼성자동차>

[뉴스웍스=박경보 기자] 극심한 침체를 겪고 있는 국내 자동차업계가 개소세 인하와 코리아세일페스타 등 각종 내수부양 정책에도 부진을 떨쳐내지 못했다. 업계는 추석연휴로 인한 근무일수 감소를 판매감소 원인으로 내세웠지만 잇따라 내놓은 신차들이 크게 부진했던 것이 실적에 악영향을 끼쳤다. 업계는 이달 들어 대대적인 할인공세를 펼치고 있지만 굳게 닫힌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 현대차, 지난해 대비 12.1% 판매 급감…싼타페만 ‘선방’

현대차는 지난달 내수시장에서 총 5만2494대를 판매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2.1% 감소했다. 전월 대비로도 10.4% 떨어진 수치다. 전체적인 판매 실적을 훑어보면 싼타페를 제외안 대부분의 주력차종이 전혀 힘을 쓰지 못했다. 특히 지난달 신형이 출시된 아반떼는 5488대에 그쳐 올 들어 가장 낮은 판매량을 기록했고 간판차종인 그랜저 역시 7510대를 기록하긴 했지만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46.2%나 급감했다. 이외에도 쏘나타(4396대), 코나(3816대), 투싼(3704대) 등 대부분의 주력차종들이 전년 동월 대비 판매량이 크게 줄었다.

다만 싼타페(TM)는 9월 한달 간 8326대가 판매돼 구형 시절인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130%나 판매량이 뛰었다. 하지만 싼타페도 전월 보다는 15.1% 판매량이 감소했다. 현대차는 해외시장에서도 지난해 같은기간 보다 5.7% 감소한 33만2339대를 판매하는 데 그쳤다.

지난달 6일 출시된 현대자동차 '더 뉴 아반떼'. <사진제공=현대자동차>

◆ 기아차, 9월 내수 판매량 3만5800대…K3·스포티지 등 신차효과 못봐

완성차업계 2위인 기아차는 지난달 총 3만5800대를 판매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5.4%나 급감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차종별로 보면 레이와 K3, K5를 제외한 모든 모델의 판매량이 지난해보다 뒷걸음질쳤다. 지난해와 비교해 모닝(3829대) 31.6%, K7(2996대) 12.1%, 스팅어(332대) 56.6%, 카니발(5760대) 4.2%, 스포티지(3047대)는 8.7%씩 판매량이 감소했다. 비교적 최근 부분변경(페이스리프트)되거나 완전변경(풀체인지)된 차종들이지만 판매량 감소를 면치 못했다. 특히 한 때 국내 중형SUV시장을 재패했던 쏘렌토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0.6%나 줄어든 3943대에 그쳐 힘이 크게 떨어졌다. 또 올해 3월 출시돼 기대를 모았던 K3는 매달 판매량이 줄다가 지난달은 2382대에 머물렀다.

기아차의 해외판매 실적 역시 지난해 같은기간 보다 1.9% 감소한 19만7908대에 머물렀다. 차종별로는 스포티지가 전년 동기 대비 15.2% 증가한 4만1459대가 팔렸고 프라이드(리오)가 2만5077대, K3(포르테)가 2만3299대로 뒤를 이었다.

◆쌍용차, 255대 차이로 내수 3위 사수…신차 렉스턴스포츠 ‘주춤’

지난달 내수시장에서 7689대를 판매한 쌍용차는 한국지엠을 255대 차이로 간신히 따돌리고 3위 자리를 지켰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8.8%, 전월 대비로는 15.1% 떨어진 수치다. 쌍용차의 판매량 하락은 간판모델인 티볼리와 렉스턴스포츠가 주춤한 것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지난달 티볼리는 3071대가 판매돼 경쟁모델인 현대차 코나와 745대 차이로 벌어졌다. 국내 유일의 픽업트럭인 렉스턴스포츠(2957대)도 좋은 기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3000대를 넘기는 데 실패했다.

다른 국산차 업체들에 비해 수출량이 많지 않은 쌍용차는 지난달 3110대를 해외에 판매했다. 전월 대비로는 31.4% 늘었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는 16.0% 감소했다. 쌍용차는 이달부터 렉스턴 스포츠의 판매를 칠레, 에콰도르 등 중남미 지역까지 확대해 수출 회복세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한국지엠 쉐보레 말리부. <사진제공=한국지엠>

◆ 한국지엠, 내수판매 7434대…말리부는 올해 월간 최다판매

한국지엠은 지난달 총 7434대를 판매해 지난 2월 이후 빼앗긴 내수 3위 자리를 탈환하는데 실패했다. 반면 다른 업체들에 비해 일부 주력차종들의 판매량이 반등한 점은 고무적이다. 중형세단 말리부는 2290대가 판매돼 전월 대비 72.3%, 전년 동월 대비로도 4.6% 증가했다. 이는 올해 들어 가장 높은 판매량이다. 또 소형SUV 트랙스도 1043대를 기록해 전월 대비 24.5% 늘었고 신차인 이쿼녹스(97대)도 여전히 낮은 판매량이지만 전월에 기록한 185대 보다는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반면 한국지엠의 대표차종인 스파크(3158대)는 전년 같은 기간 대비 7.0% 떨어졌고, 아베오(18대), 크루즈(78대), 임팔라(77대), 카마로(19대) 등은 팔렸다고 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 르노삼성차, 9월 내수 판매 6713대…전년비 8.8% 감소

내수 최하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르노삼성차는 지난달에도 6713대에 그쳤다. 주력차종이 2종뿐인 점은 쌍용차와 같지만 이들의 판매 실적이 크게 차이나기 때문이다. 중형세단 SM6는 지난달 1727대가 팔려 전월 대비 3.1%, 전년 동월 대비로도 23.8% 감소했다. 중형SUV QM6(2526대)는 르노삼성의 최다 판매차종이지만 전월 대비 9.9% 줄었다. 다만 전월 같은 기간 대비로는 2.4% 소폭 늘었다. 나머지 노후차종들인 SM3(414대), SM5(595대), SM7(407대)는 모두 각각 600대도 넘지 못했다. 또 최근 출시한 소형해치백 르노 클리오도 304대에 머물러 오히려 전달보다 15.6% 감소했다. 르노삼성의 지난달 수출실적은 7869대를 기록해 전월 대비 39.9% 증가했지만 전월 같은 기간보다는 58.2% 줄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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